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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스페인편, 대박 예감하게 한 독종 나PD의 기획력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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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스페인편, 대박 예감하게 한 독종 나PD의 기획력


딘델라 2014. 3. 8. 08:19

'꽃보다 할배'가 돌아왔다. 스페인편은 역시나 기대이상으로 대박이었다. 할배들의 개성 강한 캐릭터는 시작부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투덜거리는 막내 백일섭 할배의 귀여운 소주사랑이 재미를 주었고! 신구 할배의 빵터지는 설정 카메라가 웃음을 주었다. 로맨티스트 박근형 할배는 독한 나pd에게 욱하는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었다. 이중에서 특히 스페인 첫방의 성공을 이끈 이는 바로 리더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준 이순재 할배였다.

 

 

이순재는 시작부터 '순대장'이라 불리며 멋진 리더로 변신해 감동을 안겼다. 짐꾼 이서진의 부재로 처음부터 막중한 임무를 도맡은 이순재는 무거운 책임감에 연신 스페인 가이드북을 놓지 않았다. 형만 믿는다던 철없던 동생들이 야속할 법한데도, 이순재는 알아서 맏형의 임무를 떠맡았다. 그리고 그가 보여준 리더의 자세는 감동 그 자체였다.

 

 

젊은 사람 못지않은 열정으로 그는 엉덩이만 붙였다 하면 책과 지도를 펼쳤다. 비행기 안에서 무려 10시간이 넘도록 잠도 자지 않고 가이드 책만 읽었다. 여행 전부터 후배에게 간단한 스페인어를 전수받은 순대장은 언어소통에 있어서도 영어와 간단한 스페인 인삿말로 막힘없이 현지인과 의사소통을 했다. 이날 최대 난관은 바로 환승구간이었다.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환승하는 일은 젊은 사람에게도 복잡하고 헷갈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순재는 직진본능을 발휘하며 정확히 환승장을 찾았다.

 

이처럼 순대장은 이서진이 없는 공백을 완벽히 메꾸며 스페인 숙소를 단숨에 찾는 기쁨을 누렸다. 참으로 힘든 리더의 자리였다. 하지만 이순재는 기꺼이 무거운 짐을 받아들이며 군소리 없이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놀라운 집중력과 근성을 발휘하며 젊은이보다 더 놀라운 열정을 보여주었다. 이날 그는 순대장이란 별명과 함께, 50년 후 이승기의 미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만큼 꼼꼼하게 공부하는 노력파 근성이 어딘가 이승기와 닮았기 때문이다.

 

 

" 나이 먹었다고 주저앉아서 어른 행세하고 대우 받으려 한다면 늙어버리는 거다. 난 아직도 한다 하면 되는 것이다. 인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쭉가면 된다....팔십이란 걸 빨리 잊어버려야지! 아직도 육십이라고 살아야지 " 그의 엔딩 멘트는 인상적이었다. 청춘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며, 언제나 열정을 가지고 살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는 감동이었다. 연륜에서 묻어나는 이런 깊은 철학은 어떤 고난도 극복하게 한 힘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노년의 열정을 재발견하며 감동의 스페인을 시작한 건 바로 나영석PD가 독해진 덕이었다. 그동안 유럽과 대만편에서 보여준 꽃할배는 효도관광에 가까웠다. 짐꾼 이서진이 할배들의 여행을 가이드하며 생애 처음의 배낭여행을 즐기는 게 포인트였다. 모두가 70대 이상의 노년이라서 최대한 제작진의 배려가 필요했다. 그러나 나영석은 스페인편을 준비하며 소소한 변화를 시도했다. 초보에서 중급으로 업그레이드 된 진정한 배낭여행의 매력을 할배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나영석은 용돈 협상부터 들어갔다. 10만원에서 7만원으로 하루 용돈을 줄이는 것이다. 할배들은 이에 반발했고 나PD는 한발 물러서는 듯했다. 그러나 혹독한 1박2일에서도 일절 봐주지 않던 나영석이 아닌가? 그는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순한 이순재 할배를 타겟 삼았다. 용돈을 깎는다는 말에도 베시시 미소만 보이던 그는 결국 독종 나PD의 술수에 말리고 말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나영석이 내민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용돈을 받아든 것이다. 할배들은 사기라며 농성모드에 들어갔지만 , 나영석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불평없이 순순히 따르던 믿음직한 순대장 말이다.

 

 

그런데 순재 할배는 또 한번 나PD에게 뒷통수를 맞았다. 이서진만 믿었던 할배들에게 이서진이 하루 뒤에 온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알렸다. 이것 역시 나영석의 계략이었다. 일정에 맞게 스케줄을 비워둔 이서진의 촬영장까지 찾아가서 늦게 와도 된다며 입을 맞춘 것이다. '수작이야!  예능을 경험한 할배들은 나영석의 수작을 눈치챘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 제가 양심없는 PD로 유명해요 " 라며 스스로 독종을 선언한 나PD의 노림수에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모든 짐은 자연스럽게 이순재 할배에게 넘어갔다. 동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형이 알아서 하라고 주소를 떠넘겼다. 그때부터 시작된 순재 할배의 고난행군! 하지만 나영석이 마련한 독한 설정은 오히려 노년의 열정을 일깨웠다. 이서진이 없어도! 스마트폰의 도움이 없어도! 순대장은 아날로그 감성으로 지도와 가이드 북을 들고 목적지를 찾아갔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81세의 순대장은 빛나는 리더쉽을 발휘했다.

 

 

다시 한번 나PD의 기획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는 사기꾼을 자청하며 독종으로 변신했다. 모든게 예능적인 재미를 위한 나름의 한수였다. 여행포맷에서 매번 변화를 이끄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꽃할배는 성장이란 키워드로 항상 감동을 담았다. 이번 역시 중급 배낭기란 미션이 추가되었다. 할배들의 늘어난 체력과 쌓여간 경험을 바탕으로 좀더 업그레이드가 된 여행을 보여주고자 했다. 다소 힘이 들더라도 여행의 참재미를 이끌기 위한 나pd의 독해진 기획력이 벌써부터 대박을 예감하게 했다.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직진 순재에서 열정 순대장으로 거듭난 이순재의 맹활약은 감동이었다. 모든게 출연자의 캐릭터를 제대로 간파한 뛰어난 기획력의 승리였다. 이렇게 스페인편 첫방은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잡으며 시청자와 설레는 조우를 했다. 다음주도 좌충우돌 할배들의 배낭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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