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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아빠어디가 하차가 보여준 예능 초심의 중요성


딘델라 2014. 3. 30. 09:01

'아빠 어디가' 시즌2, 캐스팅 논란의 중심이었던 김진표가 결국 자진하차를 선택했다. 김진표는 가족캠프를 끝으로 아어가에서 하차를 한다고 발표했다. 언론에 따르면 하차 이유는 프로그램에 적응하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김진표는 제작진을 통해서 "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다섯 번의 여행만으로도 아이와의 관계에 있어서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기에 감사하다. 무엇보다 힘들 때에도 저를 믿어주고 힘이 돼준 제작진과 다섯 아빠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 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갑작스런 하차로 앞으로 아어가2는 본래의 다섯가족 체제로 돌아가게 되었다.

 

 

김진표의 하차소식에 오랜만에 '아빠 어디가' 이슈가 다시 급부상했다. 일베 논란 등 그가 뿌린 구설수 때문에 '아빠 어디가'에 합류할 당시 그는 엄청난 비난을 들었다. 아어가가 육아예능이라서 시청자들은 캐스팅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 시즌1이야 관심 밖에서 시작했으니 캐스팅은 논란의 여지가 아니였다. 하지만 시즌2는 달랐다. 연예대상까지 받은 핫한 예능으로 급부상한 아어가의 위상에 시청자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당연히 김진표 캐스팅은 이런 기대치에 반하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김진표 캐스팅을 밀어붙였다. 그를 빼는 건 또 다른 폭력이 된다며 말이다. 그러나 김진표 하차로 정작 폭력을 휘두른 건 제작진이 된 꼴이다. 규원이는 아어가에 적응하기엔 너무 어렸고 겉도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방송에 비춰졌다. 김진표 캐스팅에 뿔난 시청자들은 규원이의 적응여부를 꼬집었다. 이런 아어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김진표 가족의 캐스팅은 제작진의 무능함을 보여줬다.

 

 

아어가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같은 관찰형 예능과 달랐다. 수많은 스텝에 둘려쌓여 성인 예능의 축소판 같은 리얼리티를 이끄는 거라서, 이를 감당할 적정 연령대가 필요했다. 제작진은 규원이를 사랑이 대항마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귀여운 외모로 후나 민율이 같은 활약을 선보이면 여론은 쉽게 잠재울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활동량 많은 아어가에서 어린 규원이가 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었다. 결국 아이의 성향을 고려치 않고 어른들의 욕심을 채우려니 사단이 났다. 논란 속에서 캐스팅 된 김진표 역시 눈치를 보며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동안 방송에 적응하지 못해서 안쓰러웠던 규원이를 생각하면 김진표 하차는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규원이가 아어가에서 좋은 추억을 가져갔길 바란다. 그리고 김진표도 이번 일을 겪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규원이만 생각하면 참 마음이 짠하다. 아이가 무슨 잘못이라고 어른들에게 휘둘려 안들어도 될 비난을 들었야 했는지. 또한 출연 중인 아이들도 규원이가 빠지면 궁금할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잘 설명해야 할 것이다.

 

 

캐스팅 논란부터 하차까지! 불미스런 논란을 애써 만든 당사자는 제작진들이다. 애초부터 시청자 의견을 무시하지 않았다면 시즌 중 하차라는 해프닝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캐스팅 논란을 중재하지 못했다면, 적어도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캐스팅임을 증명하기라도 했어야 했다. 결국 잘나가던 프로그램에 갑자기 논란의 불씨를 던진 제작진 때문에 출연자들이 상처받아야 했다. 시청자들이 가장 걱정한 게 캐스팅 여파가 아이들에게 줄 영향이었다. 예상대로 규원이는 안쓰러운 희생양이 되었다.

 

그리고 가장 상처받은 건 '아빠 어디가' 자체다. 시즌2 시작하기 전까지 아어가는 압독적인 우호 여론 속에서 사랑받았다. 인기가 많으며 악플도 따라오고 안티도 늘어나지만, 그런 부작용을 상쇄할 만큼 아어가는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었다. 하지만 캐스팅 논란 이후 여론은 급격히 돌아섰다. 프로그램 자체에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경쟁 프로에 반사이익을 주었다.

 

 

안타깝게도 아어가2는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까지 추락했다. 캐스팅 논란에도 요지부동하던 제작진이 불안감을 드러낸 건 이때부터다. 표절 논란이 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어가를 제치고 시청률 두자리에 올랐다. 시간대를 변경한 덕도 봤지만, 논란 때문에 아어가의 시청층이 이탈 덕도 분명히 있다. 이런 불안함에 시즌1 아이들을 거듭 출연시키고, 뒤늦게 포맷을 변화시켰지만 시청률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거기에 규원이의 적응까지 문제시되니 제작진은 더욱 속이 탔을 것이다. 그래서 김진표 하차 역시 시청률 영향이 아예 없다고는 못할 것이다.

 

결국 제작진이 뒤늦게 후회하며 김진표의 하차를 받아들인 건 시청률에 승복한 결과다. 시청률이 떨어져서야 현실을 보게 된 것이다. 프로그램이 상처난 후 뒤늦게 변화와 노력을 보여야 했던 제작진이 아쉽다. 처음부터 '아빠 어디가'가 지금의 궤도에 올랐던 건 시청자의 사랑 때문이었다. 죽어가던 일밤을 부활시킨 건 참신한 프로그램을 기획한 자신들의 역량도 있지만, 그것을 알아봐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도 있었다. 이를 기억하고 조금만 시청자의 소리에 귀기울였다면, 지금과 같은 하차 사태는 애초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김진표 하차는 예능 초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초심을 잃으면 곧바로 등을 돌리게 된다. '나는 가수다'가 대표적이다. 잘나갔던 나가수가 사라진데 반해, 표절이라 비난받던 '불후의 명곡'은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청자의 기대치를 유지했다면 나가수가 허망하게 이런 굴욕을 당하진 않았을 것이다. '아빠 어디가'도 이런 실수를 반복했다. 큰 사랑을 받던 프로가 스스로 논란을 부추겨 시청자를 외면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한순간의 자만이었을 것이다.

 

시청자의 애정이 애증으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다. 그것이 무관심으로 바뀌면 걷잡을 수 없이 시청률은 추락한다. 장수예능들이 고정층을 지키며 꾸준하게 사랑받는 건 모두가 초심을 잃지 않으며 시청자와 소통하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초심은 중요하지만 특히나 예능처럼 1년, 2년, 또는 10년을 두고 시청자와 소통해야 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물론 김진표가 하차한다고 곧바로 시청률이 오를거라 생각진 않는다. 떨어지는 건 쉬워도 다시 궤도에 오르는 건 몇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불신을 남긴 제작진이 다시 신뢰를 얻기란 힘든 법이니까. 다행히 논란에 비한다면 아어가의 시청률은 절망 수준은 아니다. 시청률이 지금까지 버틴 것도 이쁜 아이들을 차마 등지지 못한 시청자들이 있어서다.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기존 멤버들의 매력 발굴에 힘쓰며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김진표의 하차로 아어가의 재정비가 예상된다. 애청자로서 그것이 통하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지금의 상처가 남긴 교훈을 제작진이 잊지 않길 바란다. 자신들의 프로가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프로니 만큼, 그 초심 여부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영향줄 수 있는지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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