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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데이즈 10회 손현주, 짠했던 식물 대통령의 사투 본문

드라마

쓰리데이즈 10회 손현주, 짠했던 식물 대통령의 사투


딘델라 2014.04.04 09:17

스파이라 의심받은 이차영(소이현)은 배신한게 아니였다. 이차영은 스스로 이중스파이가 되겠다며 이동휘 대통령(손현주)과 은밀한 계획을 진행했었다. 이들은 비서실장 신규진(윤제문)이 빼돌린 기밀문서를 손에 넣으려 했다. 그래서 좀처럼 사람을 믿지 않는 신규진에게 신의를 얻는 방법은 무엇이든 들어주는 것이었다. 설령 그것이 위험한 부탁이라 할지라도. 하지만 영악한 김도진은 이차영을 쉽게 믿지 않았다. 결국 이차영은 기밀문서를 빼내다, 김도진의 수하에게 큰 부상을 당했다.

 

 

이에 한태경(박유천)은 분노했다. 비서실장의 집무실을 난장판으로 만든 한태경은 더이상 지킬 예의도 없다며 대통령을 원망했다. " 이차영 혼수상태다. 위험한 일인줄 아셨으면, 왜 이차영을 그런 일을 하게 두었냐? " 한태경은 이차영을 사지에 몰아넣은 대통령이 그저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더욱 화가난 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도 아무것도 못하는 대통령의 신세였다. 김도진은 원하는 바를 위해서 사람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었으며, 심지어 대통령도 죽이려 들었다. 그런데 이동휘는 지금까지 대통령으로서 어떤 일도 못하고 허망한 죽음만 지켜볼 뿐이었다.

 

 

이동휘는 분노에 찬 한태경 앞에서 책과 화분을 던졌다. 그는 이런 물리적 행동들이 어떤 것도 바꾸지 못한다며, 대통령의 위치를 읊조렸다. " 상대방이 반칙을 해도 난 하면 안된다. 상대방이 칼을 들고 기관총을 난사해도 난 맨손으로 싸우다 죽어야 한다. 난 이 나라의 법과 정의를 지키겠다 맹세한 대통령이니까 " 이동휘의 말은 답답하게 들렸다. 그러나 그것이  이동휘의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말이었다. 이동휘는 더이상 개가 되지 않겠다며, 김도진의 달콤한 말에 속아서 대통령이 되었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 대통령이 된다면, 더이상 개가 되지 않아도 세상을 바꿀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그 앞에 놓인 현실은 달라진게 없었다.

 

 

자신의 과오를 바로잡으려 양진리의 진실을 밝히려 했지만, 세상은 침묵만 강요했다. 돈과 권력에 취해버린 세상은 잘먹고 잘사는데 왜 과거를 들추냐며, 그런다고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대통령을 책망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멈추지 않았다. 침묵은 법과 정의를 지키겠다 맹세한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였다. 비록 당신도 똑같은 인간일 뿐이라 욕먹는다 해도 대통령의 맹세를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정의로운 일엔 수많은 희생이 따랐다. 그들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대통령의 손과 발을 잘라냈다. 그리고 그 죽음이 모두 태통령 탓이라 비웃었다.

 

위험한 일임을 왜 이동휘라고 몰랐을까? 하지만 그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싸울 순 없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법과 정의의 테두리에서 싸워야 하는 게 바로 대통령의 무거운 책임이었다. 사실 이동휘의 방식을 고수하는 대통령은 드물다. 높은 권력에 올라가면 수많은 유혹에 흔들린다. 명분을 내세워 반칙과 폭력으로 법과 정의에 위반되는 일을 할때도 있다. 그러다 보면 점점 그 명분조차 스스로 내팽게치며, 탐욕과 권력욕만 남을 뿐이다. 팔콘의 개로 산 어두운 과거를 가진 그가 이토록 대통령의 맹세에 집착하는 건 속죄의 뜻이 아닐까? 적어도 대통령이 되고선 과거처럼 실수하지 않겠다며 말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못하는 식물대통령이 된 그 순간까지 대통령임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짠했다.

 

 

한태경의 말대로 이동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가 완전히 손발이 묶인 식물 대통령이 된 것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도진으로 대변되는 기득권층과 타협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에게 비수를 꽂으려 하니 그는 곧바로 식물 대통령이 되었다. '쓰리데이즈'에선 그의 곁을 충직하게 지켰던 동료들이 하나씩 희생되는 모습으로 이동휘의 안타까운 상황을 묘사했다.

 

그래서 이동휘가 부픈 꿈을 안고 청와대에 입성했던 그때를 떠올리는 장면이 짠했다. 자신의 신념과 함께하려 했던 수많은 측근들! 그들과 멋지게 정권을 이끌려했던 청와대엔 이제 아무도 남지 않았다. 모두가 죽거나 사퇴를 하거나 배신을 하며 자신의 곁을 떠났다. 텅빈 직무실을 바라보던 이동휘의 눈은 서글펐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이들을 지킬 수 있었을까? 그는 배신한 신규진마저 걱정되었다.

 

 

신규진의 모습은 팔콘의 개로 살았던 자신의 자화상이었다. 김도진과 한배를 탄 신규진이 걸어갈 길은 결국 자신과 똑같은 길이다. 타협의 길이 얼마나 추악한 결과를 남기는지, 이동휘는 양진리 사건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규진은 자신은 대통령과 다를거라 장담했다. 김도진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양진리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을거라 안심했다. 하지만 그는 김도진의 야망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선금 1억불은 더 큰 목숨값일 뿐이었다.

 

그런 신규진의 모습은 인간의 가장 적나라한 본성이 아닐까? 강력한 힘 앞에서 인간은 주저하게 된다. 그리고 도전하기는 커녕 포기하고 타협하며 안정된 길을 찾으려 한다. 그러는 사이 절대권력은 더 큰 희생을 강요하게 된다. 누구를 탓할까? 결국 그들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어준 건 신규진 같은 우리들이다.

 

이동휘는 뒤늦게 그런 삶을 후회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 대통령이었다. 사람들은 그런 이동휘는 바보라고 했다. 조금만 타협했다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었을거라고. 그러나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결과물이 과연 이동휘가 원했던 것일까? 그건 또 다른 개가 되서 누군가의 탐욕을 채워주고 얻은 비루한 결과물일 뿐이다. 차라리 맨손으로 싸우다 죽을 지언정, 이동휘는 다시는 개가 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외로운 사투 끝에 홀려 청와대에 남겨진 이동휘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타협이 곧 정치다. 이 말은 우리의 씁쓸한 정치현실을 보여준다. 국민과의 타협이 아닌, 기득권과의 타협만이 대통령의 자리를 만들었다. 조금만 이 정치현실을 벗어나면 대통령은 수족이 짤리며 식물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국민은 어리석게도 기득권에 휩쓸려 똑같이 그를 바보라고 말했다. 기득권과 타협하지 않으면 그것이 무능이 되는 현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고는 있지만, 사람들은 먹고살기 바쁘다며 못본척 넘어갔다. 그것이 자신의 발등을 찍는 일임을 모르고 말이다. 오만한 정치인과 기득권을 만드는 건 결국 침묵과 타협이다. '쓰리데이즈'는 이런 우리의 현실의 양진리 사건과 이동휘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동휘는 결국 김도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 내가 지고 당신이 이겼다. 양진리 사건 모든걸 덮겠다. " 탄핵 위기 속에서 그도 역시 현실을 무시하지 못한 것일까? 한태경은 특검이 아닌 김도진을 찾아간 이동휘에 분노하며 더이상 그를 믿을 수 없다고 원망했다. 과연 이동휘는 타협한 것일까? 어쩌면 그것은 그가 놓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 모른다. 대통령마저 아닌 그는 더욱 아무것도 아니다. 대통령의 자리만은 지켜야 제2의 양진리 사건을 막을 수 있다며 말이다. 김도진이 더 큰일을 꾸민 걸 알았기에 그의 계획도 수정된 듯 보였다. 다시 개가 되려는 이동휘는 어쩌면 자신을 미끼로 던지는 것일지 모른다. 개가 될 것인가? 진정한 대통령이 될 것인가? 이동휘의 운명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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