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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일베-SBS 세월호 기자 웃음, 피해자 가족 두번 울리는 몰상식


딘델라 2014. 4. 21. 09:54

자식 잃은 부모의 슬픔을 그 누가 온전히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을까? 그 입장이 되보지 않고는 그 아픔을 모두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세월호 침몰사고로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프다고 소리치는 그 원통함이라도 충분히 귀기울여주며 감싸주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엔 남의 상처도 자신의 일인냥 함께 아파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남의 상처를 더 덧나라며 아프게 생채기 내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익명이라는 이유로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몰상식한 장면들을 볼 때면 더없이 씁쓸하다.

 

세월호 침몰사고도 이런 몰상식한 이들의 타자놀이를 피할 수 없었다. 반사회적 반인륜적 사이트라 지적받은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일간 베스트)에선 실종자 가족들과 피해자들을 비하는 글들이 올라와서 또 한번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들은 실종자 가족과 희생자 유가족들을 '유족충'이라 부르며 조롱하는가 하면, 사고가 일어난 진도가 전라도라며 지역비하까지 서슴없이 토해냈다.

 

 

 

 

 

[잠수부한테 지랄심한 유족충들 아닥시키는법, 유족충이랑 김치년 공통점, 3일동안 쳐운 유XX 들 목청도 좋네, 국가 문란시키는 유족충들 전부 구속 수감해야한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SKY 많이 가서 좋겠다, 물고기들이 포식하겠다, 보글보글 물고기밥, 재미로 먹고 맛으로 먹는 진도 고래밥, 유가족 상팔자 등]

 

현재 언론에 언급된 일베의 만행글만 봐도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일베는 항의하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폭동과 종북세력이란 말까지 서슴없이 쓰면서 이들에게 유족충이란 조롱까지 보냈다. 게다가 세월호 사고를 전라도 비하에 이용하려고 홍어등의 단어를 써가며 몰아갔다.

 

 

이런 무개념짓이 알려지자 경찰은 악성 게시자들에 대한 수사를 착수했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거나 허위사실을 퍼트린 글을 삭제조치하고 IP와 닉네임을 확보해서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엄벌 수사가 알려지자 조롱글을 올리던 이들은 관리자에게 '삭제요청'을 쏟아내고 있다고 한다. 패륜글을 올릴 때는 언제고, 고소한다니 삭제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비열해 보였다.

 

시시각각 실종자 수가 줄어갔다. 그만큼 사망자 숫자가 올라갔다. 실시간 집계된 숫자는 피해자 가족에겐 희망과 절망이 교차되는 안타까운 순간이다. 그 숫자 하나가 곧 그들이 곱게 키운 딸, 아들이거나 누군가의 아버지 또는 어머니였다. 시신 수습이 활기를 찾을수록 가족들의 절망감도 깊어져 갔다. 그럼에도 아직도 실종자 숫자는 240여명이나(2014/4/21, 오전 7시50분) 남았다. 피말리는 카운터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심정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사고 후 엿새까지 가족들은 지옥같은 고통 속에 빠져있다.

 

 

현장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답답함은 편하게 TV로 지켜보는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울분터진 외침을 폭동이라 말하며 조롱했다. 더딘 구조를 탓하고 부실한 재난 수습을 탓하는 건 가족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인재로 인한 사고를 또 다른 인재로 인해서 수습하지 못한다면 그것보다 억울한 것이 어디있을까?

 

속속들이 인재로 인한 사고임이 밝혀지고 있는데, 재난을 대처하는 정부마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피해가족들을 더욱 답답하게 했다. 해경과 중앙대책본부가 손발이 안맞아서 실종자를 파악하는 데도 오래걸렸다. 이렇게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가족들의 처절한 외침은 자신들의 간절함 만큼 국가도 최선의 의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것이다. 이정도 하소연도 못한다면 그들은 더없이 괴로울 것이다. 그리고 이정도 하소연도 귀담아 듣지 못하는 정부란 스스로 무능하다 보여줄 뿐이다.

 

 

미진한 대처를 보여주던 정부는 가족들의 서울상경 움직임엔 참 빠릿했다.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경찰을 붙잡고 우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사고를 대한민국 정부에게 하소연하고 책임지고 수습하라는 것이 무슨 잘못일까? 매번 이런식으로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 하니 이런 대형참사가 빈번하는 게 아닌지. 참담한 대형사고들을 수없이 겪고도 여전히 안전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한 우리나라를 이해할 수 없다고 세계언론들은 전한다. 그런데도 사고 피해자 가족들의 정당한 외침마저 삐뚫어진 이념으로 조롱하는 그들에겐 상식적인 감정이입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되는 일인데! 그런 역지사지의 감정조차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이 자칭 애국보수라며 이런 패륜들을 정당화시키려고 하고 있으니 미래가 암담하다. 정작 이런 이들이 정치인의 폭탄주 소식엔 찍소리도 못하고, 기념사진이나 찍는 고위층의 무개념짓엔 아무말도 안한다. 강자에겐 큰소리도 못치면서 약자만 괴롭히는 것이 무슨 애국자일까? 

 

 

 

가뜩이나 우울한 날들에 일베같은 몰상식한 사람들이 희망마저 좀먹는 느낌이다. 어디 일베 뿐인가? 세월호 사고를 취재하던 SBS 기자가 웃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되서 네티즌의 비난을 샀다. 단순한 기술적 실수라며, SBS는 시청자들과 가족에게 아픔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를 한들 적절치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웃음의 의미를 그저 실수라고 누가 받아들일까 싶다.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 있다.

 

심지어 어떤 인터넷 BJ는 세월호 침몰을 '오뎅탕', '교복이 젖었다' 비하하며 희생자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까지 했다 한다. 정치인의 폭탄주, 고위관료의 기념사진, 거기에 더해서 언론들과 개개인들의 몰상식까지. 모두들 논란이 되면 그런 뜻이 아니였다 사과하기 바빳다. 그러나 뒤늦은 사과가 무슨 소용일까? 피해자 가족들이 받은 상처는 이미 되돌릴 수 없다. 

 

가뜩이나 힘든 가족들에게 인간에 대한 불신마저 느끼게 해야할까? 인재로 가족을 희생당한 이들이 인간에게 상처받는 일이 계속되어선 안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적어도 상식에 맞는 최선의 위로여야 한다. 지금도 세월호 피해자들을 돕겠다며 전국에서 각종 기부과 지원이 쏟아지고 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 치유받아야 한다. 이들의 상처를 다 위로해드릴 수 없지만 더이상 상처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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