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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딸/조희연 아들 아고라, 선거 뒤흔들 자식들의 반란


딘델라 2014. 6. 1. 07:06

서울시 교육감 후보인 고승덕의 딸이 올린 글이 화제입니다. 자신을 고승덕의 딸이라 소개한 고희경씨(캔디 고)가 SNS에 올린 글은 전혀 예상못한 풍경이라서 더 큰 반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고승덕 후보의 딸은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써내려갔습니다. 영문으로 쓴 글이 번역되어 네티즌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이슈가 되었습니다.

 

 

(중략 내용)서울 시민 여러분들께, 저는 서울 시민은 아니지만 오늘 여러분께 서울 교육의 미래에 대하여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최근 지방 선거에서 아버지계서 교육감으로 출마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그분의 자녀로서 침묵을 지킨다는 것이 양심에 걸렸습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께서는 혹 당선이 되면 서울 교육을 대표하고 책임질 그 분에 대해서 더 아셔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고승덕은 자신의 자녀들 교육에 대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없는 생활에 익숙해졌을 무렵 저는 겨우 11살 이었습니다. 매년마다 돌아오는 아버지의 날은 저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버지는 어디 계시고, 무얼 하시느냐고 묻는 것이 저는 끔찍하게 싫었습니다. 그분과 결코 말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그저 모른다고 대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화나 인터넷이 있었지만 저나 동생에게 잘 있는지 연락 한번 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자기 자식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후보에게 연락이나 생일 선물을 받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경제적 지원이나 자녀 교육에 대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자라는 동안 한국 미디어를 통해서 고씨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성공을 하는지 강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또 그분이 학부모들에게 어떻게 아이들을 최고로 가르칠까에 대해 말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무렵이었는데, 저는 매우 화가 났었습니다, 자기 자식도 교육시키지 않고 심지어 완벽하게 방치했으면서 어떻게....그러나 고승덕이 서울시 교육감 직책에 출마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입니다. 제가 여기서 침묵한다는 것은 서울 시민 여러분을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분이 전혀 가르치지도, 그다지 말한 적도 없는 그 분의 자녀로서 저는 서울 시민 여러분께 그분은 교육감이란 직책에 자격에 없다는 것을 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육감의 역할이 한 도시의 교육 정책과 시스템을 돌보는 것이라면, 고승덕은 이 일과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뜻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 지도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들의 손에 미래가 달려 있는 사람들- 여러분 도시, 민족, 세계의 미래-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분의 딸로서 저는 그분으로부터 교육에 대한 어떠한 지원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많은 친구와 더불어 한때 서울의 시민이었던 저는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하고 그 직책에 보다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리라고 믿습니다. 서울 교육을 진정 염려하고 후보자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 자기 자녀를 돌보면서 시작할 그런 사람을 말입니다. ( 전문 기사보기 :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 딸 "자녀 버린 내 아버지, 교육감 자격 없다" 파문 )

 

 

 

고희경씨가 올린 글은 여로모로 충격이었습니다. 고승덕 후보가 이혼을 했다는 사실도 이번 글로 처음 접했습니다. 그리고 고희경씨가 화제가 되면서 그녀가 돌아가신 박태준 포스코 전 회장의 손녀라는 사실도 화제가 되었죠. 처음에 글을 접했을 때 설마했는데, 고승덕 후보의 딸임을 인증하기 위해서 아버지와 함께 찍은 어릴 적 사진을 올리며 모든 게 진짜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고희경씨의 페이스북 글에 박태준 회장의 딸이 '용감한 우리 ○○, 사랑해~'라며 조카에 대한 격려글까지 남기며 더욱 사실로 확인되었지요.

 

저런 장문의 글을 올리기까지 복잡하고 착잡한 심정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고씨의 글을 읽으면서 아버지의 부정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던 딸의 인생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어릴적 부모의 자리가 아이들에게 더없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혼 후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정말 큰 상처로 남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연락도 없는 아버지가 한국에서 유명한 변호사로 TV에 나오고 심지어 자식교육을 말하며 강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착잡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이를 '방치'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딸이 그동안 아버지에 대해 얼마나 서운했는지 안타까운 심정이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고승덕 후보는 딸의 글이 도마에 오르자, 캔디 고가 전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장녀가 맞다고 인정했지요. 그리고 이를 아픈 가족사라 표현하며 선거 사무소에 서면으로 해명했습니다. " 아픈 가족사를 자세하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내 재혼으로 아이들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를 아버지로서 평생 안고 살 수밖에 없다. 십여년 동안 청소년 활동과 봉사에 매진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뒤늦게 아버지의 후회를 말해봤자, 이미 상처받은 자식의 슬픔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청소년 봉사활동 운운하기보다 당장에 못다한 아버지의 도리를 신경쓰며 상처받은 자녀들에게 사과하는게 맞지요.

 

 

 

고희경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글을 올리기까지의 심경을 고백했습니다. (기사 전문 : 고승덕 친딸 “아들 때문에 울었다는 말에 폭로 결심” ) 글을 올리게 된 계기가 바로 얼마전 고승덕 후보가 아들의 이중국적 의혹에 대해서 눈물을 흘렸던 일 때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아들은 건드리지 말라며 눈물을 보였는데, 오히려 이것이 자녀들에겐 더 상처였나 봅니다. 자식을 외면했던 아버지가 아들의 이중국적이 선거에서 걸림돌이 될 것 같자, 이를 포장하던 모습이 상당히 가식적이라 느꼈을 것 같습니다. 그녀는 저와 동생에게 그런 감정을 보인 기억이 없다고 단호하게 표현했지요. 그만큼 지금까지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 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승덕 후보사건을 보니 미디어가 만들어준 이미지가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의 모습과 미디어 속 모습은 괴리가 상당했지요. 미디어가 만들어준 이미지와 인지도로 고승덕은 단번에 이번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유력한 후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교육감 후보라는 특성이 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자녀교육을 등한시 한 그를 딸은 침묵할 수 없던 것이죠. 교육감 후보는 어느때보다 교육의 전문가를 뽑아야 하는데, 그는 인지도 하나로 교육감에 도전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식들을 지켜주지 못한 아버지란 사실이 폭로되면서 이번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 같았습니다. 고승덕 후보는 당장 선거가 중요한게 아닌 듯합니다. 이제는 봉사활동이 아닌 진심어린 사과의 말을 자녀들에게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처럼 이번 6.4 지방선거는 어느때보다 후보자들의 자식들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막내 아들의 미개발언으로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엄청난 곤혹을 치뤘습니다. 대중들은 아들의 미개발언을 곧 정몽준의 자식교육과 연결지었죠. 밥상머리 교육이 어찌되었는지 한탄하며 곧바로 정몽준 후보에게 타격이 갔습니다.

 

또한 묘한 인연처럼 고승덕 후보의 딸이 글을 올린 비슷한 시기엔 같은 서울시 교육감 후보 조희연의 아들이 커뮤니티에 아버지를 뽑아달라는 호소글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조희연 후보의 아들 조성훈씨는 29일 아고라 토론방에 ' 서울시교육감 후보 조희연의 둘째아들입니다(전문 보러가기>>) ' 란 장문의 글을 올리며 아버지를 향한 존경심과 인지도 부족의 안타까움을 피력했습니다.

 

.......기회인지 유혹인지 모를 이 상황에서 단일화 경선을 거쳐 진보진영 단일후보가 되셨지만, 냉정하게도 선거의 세계는 아버지에게 너무나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턱없이 낮은 아버지의 인지도 때문입니다. 한평생을 민주화운동과 시민사회운동에 헌신해 오신 저희 아버지가 대중적 인지도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일이지만, 문제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그 인지도 부족의 대가가 유독 크다는 것입니다....그러니 여론조사 결과가 대중적 인기 순서대로 결정되는 것은 당연지사겠지요. 아들 입장에서는 이 정치판의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심지어는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저희 아버지의 지지율이 낮아서가 아니라, 이 후보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지를 평가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조희연 후보의 비전이 널리 알려진 후에 유권자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적어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절박한 심정으로 이렇게라도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


인간으로서의 조희연은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어느 순간에서나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에게 입버릇처럼 ‘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미 기득권에 편입되어 있으니 절대로 그 자리에 안주하지 말아라. 항상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놀고 싶은 방학에 갑자기 장애인 복지센터로 끌고(?!) 가셔서 봉사활동을 시키시질 않나, 솔직히 아들에게는 피곤한 아버지였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이와 같은 확고한 신념이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일에 적용되었을 때, 아버지께서 그 누구보다 ‘평등한 교육’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일할 사람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나칠 정도로 검소하고 돈 욕심없이 살아왔다는 것도 제가 바라봐온 아버지의 모습이었습니다. 돈을 쓸 줄 모르시는 건지, 아는데 안 쓰시는 건지는 몰라도, 철없는 아들이 보기엔 이상할 정도로 아버지는 자신을 위해 돈을 쓰시지 않았습니다.....제가 20년이 넘게 아버지를 가까이에서 지켜온 바로는, 다른 것은 모르지만 적어도 교육감이 되어서 부정을 저지르거나 사사로이 돈을 좇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로서의 조희연은 누구보다도 제 말을 경청해주시고 언제나 ‘대화’를 강조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어리다고 해서 ‘어린놈이 뭘 알겠어’와 같은 권위적 태도를 보이시기보다는, 일단 제 의견을 끝까지 들으신 후에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문제에 대해 토론하려는 태도를 보이셨습니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시면서, 아버지는 ‘진심 교육감’, ‘교육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당찬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후보자의 높은 도덕성과 청렴함을 전제로 해야만 하는 이러한 구호를 감히 내걸었다는 사실 자체가, 조희연이라는 개인이 지닌 진정성이 그만큼 흠잡을 데 없다는 점을 반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아버지를 바라봐온 저 또한 아버지가 한 점의 부끄러움 없는 사람임을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사실 아직도 많이 두렵습니다. 제가 더 이상 한 사람의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지 못하고 ‘조희연의 아들’로서 세상에 알려질까봐 말입니다. 그렇기에 이 글 하나를 쓰는 데도 수없이 많은 퇴고와 고민을 거쳐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무릅쓰고 이렇게 글을 쓰는 건 저희 아버지가 최소한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인지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라도 얻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입니다. 인지도가 없으면 평가를 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이 부족한 글을 통해서 저희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관심있게 알아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교육도 사람이 먼저입니다. 사람이 먼저인 교육을 만들어갈 저희 아버지를 도와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조희연 아들의 진심어린 글은 다른 의미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죠. 대중들에게 낯선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본 아들의 입장에서 이런 분이라 알려준 글은 아들이 아버지의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잘 담았습니다. 인지도는 낮지만 자식이 본 아버지는 교육감 후보에 손색이 없다던 감동적인 호소글이었습니다. 어떤 식이던 후보자의 자녀가 대중에게 글을 남기는 건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아버지의 일이라 외면해도 되지만 한편으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안타까워 하기에 이런 용기도 발휘할 수 있었겠죠.

 

 

이렇게 극과 극의 호소글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상반되는 고승덕 딸과 조희열 아들 글에 대해서 진중권은 '이 콘트라스트,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극적이네요'란 표현을 썼지요. 그만큼 쇼킹하기까지 한 상반된 글이 참 많은 것을 담고 있었습니다. 한쪽에선 아버지를 자격이 없다고 하고 한쪽에선 자격이 있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절절한 호소글이 여러의미로 대중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극명한 시선이 많은 차이를 보였지만, 좋은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이런 극과 극의 상황을 보면서 아버지의 자리가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낍니다. 아버지를 부정하는 그 심정은 그대로 절절했고, 아버지를 지지하는 그 심정 역시 그대로 절절했습니다. 모두가 교육감 후보이기에 자녀교육에 있어서 아버지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했지요. 결국 자녀교욱에 있어서 부모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게 제일 중요했습니다. 선거에 당선되고 안되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존경받는 부모가 되느냐 마느냐가 인생에 있어서 더 중요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적어도 조희연 후보는 선거결과가 어찌되든 그보다 더 큰 아들의 사랑만으로 배부를 듯 합니다.

 

이런 상황이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우선 검증된 후보인지 아닌지는 어찌되었든 선거판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SNS로 번지고 있기에 이를 무시할 수 없지요. 이처럼 이번 선거는 자녀들의 반란이라 부를 만큼 선거를 뒤흔들 가족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식이 어떤 식의 용기를 내느냐에 따라 후보자에게 득과 실이 되고 있습니다. SNS가 발달하며 가족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현상이 센세이션하지요.

 

이렇게 대중들이 후보자들의 가족과 자식들에게 주목하는 건 작은 사회라 불리는 가정을 보면 후보자가 살아온 길을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 아버지에 그 아들, 딸! 이란 말처럼 가정교육 속에는 부모의 영향이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대중들은 그들의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집중하며 민감하게 굴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란 곧 국민에게 봉사하는 일이고, 그 봉사정신은 가정의 화목을 지키는 것처럼 멀고 먼 일이 아니였습니다. 이러한 여러 논란들로 인해서 6.4 지방선거의 결과가 어찌될지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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