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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산 욕설 논란,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불쾌한 망언


딘델라 2014. 8. 24. 13:15

인간은 때론 너무 잔인한 것 같다.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뮤지컬 배우 이산의 욕설 논란이 그렇다. 배우 이산은 세월호 유가족에게 참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그는 현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0여일째 안타까운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에게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막말을 했다. 자신의 SNS에 단식을 힐난하며 " 유민이 아빠라는 자야, 그냥 단식하다 죽어라. 그게 네가 딸을 진정 사랑하는 것이고, 전혀 '정치적 프로파간다'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유일한 길이다. 죽어라 " 라는 글을 게시한 것이다.

 

 

사람은 다른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세상엔 해도 되는 말이 있고 안 되는 말이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두고 여러말이 오가지만 그런 말 속에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존재할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이 겪은 고통을 비하하거나 그들에게 고통이 될 수 있는 심한 모욕은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배우 이산은 이런 인간적인 도리를 완전히 저버린 불쾌한 망언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더욱 절망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을 차가운 바다에서 잃어버렸다. 그들은 누구보다 소중한 자신의 가족들은 허망하게 하루 아침에 놓치고 말았다. 그런 그들에게 어떻게 '죽어라'란 망언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려면 적어도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는 지켰으면 좋겠다.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이 스스로의 고통을 짊어진다 한들 누구에게도 그런식으로 피해를 주고 있지 않다. 그들을 돕지 못할 망정 적어도 그들을 모욕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사고였고 그들의 고통은 이미 충분히 심하다. 각자의 삶이 바쁘다고 그런 이슈에 온전히 화답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 하는 이들도 많다. 얼마나 슬픈 일인가?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그들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긴 힘들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을 평가하는 것 만큼 잔인한 일이 없다.

 

 

그는 이 밖에도 수차례 유가족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SNS에 사진과 함께 올렸다. 유가족들이 단식하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그것을 자랑처럼 SNS에 올렸다. 그런 행동들이 참으로 비겁하게 보였다. 자신과 뜻이 같지 않다는 이유로 거침없이 가해진 언어 폭력이 너무나 눈살을 찌푸린다. 그런 자신의 행동이 결국 자신의 주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걸 모르는 듯했다.

 

또한 가수 김장훈에게도 막말을 했다. 현재 단식에 동참 중인 김장훈에게 배우 이산은 " 노래도 못하는 게 기부 많이 해서 좋았더라만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 란 비난을 보냈다. 김장훈의 행동을 비난하고 싶다면 적어도 김장훈처럼 도리는 지켜가며 자신의 주장을 펴야할 것이다. 타인을 폄하하면서 아무리 자신의 주장을 강조해봤자 안타까운 인간성을 보여준 글 밖에 더 남을까 싶다.

 

특히 배우로서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서 표현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그와 뜻을 같이하진 않지만 세월호 유가족을 응원했던 많은 연예인들은 표현에 있어서도 상당히 진지했고 조심스러웠다. 타인의 상처를 응원하는 부분에도 그들은 혹시나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모두가 그들의 상처를 감싸고자 한 그들의 노력이다. 그들과 똑같은 수준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소한의 도리만은 지켰으면 하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타인의 아픔을 치유해주는데 매우 인색하다는 걸 느꼈고, 그런 모습들이 어긋난 악플 등으로 전해질 때 절망스러웠다. 당장에 내가 당하지 않았다고 금방 잊어버리고 또 금방 지겨워했다. 그러나 그들이 받은 고통은 언제든지 나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이 땅에서 사는 한 말이다.

 

대형사고가 매번 터질 때마다 우린 부실한 사회를 비난한다. 그런데 잠시 뿐이다.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고 지낸다. 부실함을 키우는 건 그런 무관심과 인색함이고, 그런 것들은 결국 인간의 도리를 지키지 않는데서 출발한다. 무명의 배우가 한 말이 갑자기 부상하며 최소한의 도리가 깨질 수 있는 안타까운 순간을 보여줬다. 위정자의 '교통사고'란 표현에도 가슴이 내려앉는데, 이젠 하다못해 '죽어라'란 말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만큼 세상이 무엇이 그른지 조차 판단이 되지 않을 만큼 각박해졌다는 뜻이다. 얼마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많은 이들이 치유를 받았다. 현실이 그렇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은 건 그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있었다. '인간적인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 없다'란 그의 큰 뜻을 따를 순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인간성은 포기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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