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내그녀 첫방 크리스탈-엘, 아이돌 편견 깨지 못한 발연기의 향연 본문

Drama

내그녀 첫방 크리스탈-엘, 아이돌 편견 깨지 못한 발연기의 향연


딘델라 2014. 9. 18. 08:21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이하 내그녀)'가 첫방송 되었다. 비와 f(x) 크리스탈의 조우로 기대를 모았던 내그녀! 하지만 방영전부터 기대와 불안이 교차했다. 그것은 SM 아이돌의 첫 여주 데뷔작이자, 드라마 곳곳에 아이돌 연기자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편견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강한 팬덤과 인기로 드라마에 쉽게 입성한 그들이 제대로된 연기를 선보였다면 아이돌에 대한 편견도 많이 벗겨졌을 것이다. 물론 연기를 잘하는 아이돌도 있다. 그러나 인기만 믿고 덜컥 주연을 하기엔 너무 불안한 아이돌도 많았기에 아이돌의 출연은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래서 연기돌이 무더기로 나올 내그녀 첫방도 아이돌 연기자의 연기력에 모든 초점이 모아졌다.

 

 

내그녀는 '여인의 향기'와 '닥터챔프'를 쓴 노지설 작가의 오랜만의 작품이다. '여인의 향기'를 재밌게 봐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첫방부터 단편적이고 유치한 대사들이 오글거림을 제대로 이끌었다. 특히 극 중에 나오는 아이돌그룹의 등장처럼 설정 자체가 인터넷 소설에서 나올 법한 부분이 많아선지 더 오글거렸다.

 

 

하지만 로코에서 오글거리고 유치한 대사들이야 단골메뉴다. 더한 것도 많이 봤기에 이런 유치함을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가 아닌가 싶다. 드라마 '상속자들' 속 극강의 오글대사를 참고 몰입하게 한 것도 배우들의 연기에 있었다. 그런 로코 특유의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설정들도 재밌게 살려낼 수 있는 게 배우의 몫이다. 어디 로코 뿐일까? 막장드라마의 말도 안되는 설정들을 결국 납득시키는 것도 배우의 연기다.

 

그러나 아쉽게도 내그녀는 배우의 연기가 이런 오글거림을 커버해주지 못했다. 대사도 유치한데 연기마저 유치하니 몇배로 더 오글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중심엔 아이돌 연기자들이 있었다. 아직 초반이라 그런가 아이돌들은 딱 아이돌스러운 연기 그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첫 주연을 한 크리스탈은 무난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아직은 섬세한 감정을 표정과 발성에 담아내는 것까지는 어려운 느낌이었다. 처음 내그녀 티저가 나왔을 때 가을 느낌의 감성적인 티저 속 크리스탈은 이미지 자체가 그동안 보여준 캐릭터들보다 훨씬 차분하고 러블리했다. 그래서 달라진 분위기 만큼 크리스탈의 연기변신이 기대되었다. 그런데 그녀가 첫방에서 보여준 연기는 '하이킥'과 '상속자들'에서 보여준 캐릭터 연기를 크게 벗어나진 못했다.

 

그때보다 한결 연기면에서 상장한 느낌이지만, 여전히 크리스탈 특유의 개성이 묻어나는 연기가 강했다. 다양한 연기와 캐릭터를 경험해보지 못한 크리스탈은 그동안 반복적으로 비슷한 왈가닥 캐릭터를 선보였다. 그러다 보니 특유의 표정과 버릇을 버리지 못한 느낌이다. 그래서 감정이 격해지는 부분에서 약간 어색함이 묻어났다. 무엇보다 크리스탈이 연기한다는 느낌을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정극에서 첫 여자 주인공을 한 만큼 아이돌 크리스탈의 강한 기운을 벗어나 캐릭터에 녹아나는 연기를 선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 것들이 바로 아이돌 연기자가 벗어나야 할 편견이다.

 

 

그래도 크리스탈은 성장의 기운이라도 느꼈지! 인피니트 엘의 경우는 그야말로 발연기 자체였다. 팬들이 들으면 서운하겠지만 엘은 여전히 극복할 게 많은 연기자다. 그간 보여준 연기에 비하면 노력한 흔적은 엿보이지만, 그 정도로는 아이돌 편견을 쉽사리 깰 수 없다. 이날 엘은 가장 유치한 대사들를 남발했다. 극 중에서도 아이돌을 연기하는 그는 오글거림의 중심에 서서 오글거리는 발연기를 선사했다.

 

" 나 무한동력이야. 무한동력 시우라고! " 허세 가득한 아이돌 멤버 캐릭터를 담당한 그는 아이돌 연기의 한계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발성은 부족하고 표정연기는 어색할 정도로 경직되었다. 술에 취해서 말썽을 피우는 연기인데 전혀 술취한 느낌도 나지 않고 그냥 고래 소리만 지르는 느낌이었다. 극중엔 또 다른 아이돌 연기자 해령도 나오는데 엘과 해령이 대화하는 장면은 저절로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편견이 생길 만큼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엘 해령 크리스탈! 아직은 연기 연습이 필요한 아이돌들이 연달아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들을 보니 드라마가 연기 연습장이냐 란 시청자들의 볼멘소리가 이해되었다. 오죽하면 달봉이로 나온 강아지가 더 연기를 잘한다는 소리가 나왔을지! 배우들에겐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내그녀 첫방은 로코 특유의 오글거림을 연기로도 극복하지 못한 아쉬운 회였다. 아이돌 연기자들은 딱 아이돌스런 연기를 선보이며 그들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고, 그들의 발연기 향연을 보면서 굳이 아이돌 연기자를 쓸 필요가 있었는지 편견만 늘어나게 되었다. 사실 그러한 연기력은 팬들을 위한 뮤직드라마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상파 드라마란 팬이 아닌 대중을 상대로 인정받고 평가받는 곳이다. 대중들에게 연기자 꼬리표를 달고 나왔다면 최소한 아이돌이란 편견은 단박에 벗겨낼 수 있는 탄탄한 기본기는 준비하고 나와야 한다.

 

초반이라 더 지켜봐야 겠지만 이번 내그녀도 연기 연습장이 될 공산이 커 보였다. 당연히 연기가 갈수록 늘어가야 하겠지만, 또 다시 그들의 성장을 드라마를 하면서 간절히 바래야 하는 건 시청자로서는 괴로운 일이다. 배우도 연기를 못하면 비난이 상당한데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편견은 더욱 클 것이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큰 배역을 맡는 건 타고난 재능이 아니고서야 누구에게든 독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런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기는 닦고 비중있는 배역을 땄으면 좋겠다. 앞서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도 엑소 멤버 디오가 나와서 호평을 받은 것처럼, 작은 캐릭터라도 자신을 입증시킬 연기를 차차로 경험해 보는게 아이돌 연기자에겐 가장 모범답이 아닐까 싶다. 요즘 연기로 진출한 아이돌이 '연기돌'이라 불리는 데, 그말이 소비만되는 아이돌의 한계를 담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짜 연기력으로 승부를 거는 아이돌들이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하여튼 내그녀 첫방은 내용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부족한 게 보였다. 그럼에도 비와 크리스탈의 케미는 나쁘지 않았다. 죽은 여자친구의 동생을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은 별다르지 않지만, 그것을 이색조합인 비와 크리스탈이 연기한다는 자체가 가장 볼거리가 아닌가 싶다. 20대 여자 배우들이 부족하다 보니 빠르게 크리스탈이 주연자리를 점했는데, 아이돌이 아닌 연기자로서의 아우라를 더욱 빛낼 수 있는 기회로 삼았음 좋겠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고, 수목라인업의 치열한 경쟁도 시작되었다. 전작들이 시청률은 크게 높지 않았지만, 작품성이나 배우들의 연기면에선 다들 호평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들처럼 어느 정도 화제성을 뿌리기 위해선 연기력 면에서 논란이 없어야 할 것이다. 첫방의 쓴소리를 발판삼아 젊은 배우들이 더 성장했음 좋겠다.

 

공유하기 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