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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백야 박하나 눈살 찌푸린 밉상시누이, 시작부터 임성한표 막장의 향연 본문

Drama

압구정 백야 박하나 눈살 찌푸린 밉상시누이, 시작부터 임성한표 막장의 향연


딘델라 2014. 10. 8. 08:44

막장 드라마의 대모 임성한이 MBC '압구정 백야'로 다시 돌아왔다. 논란이 많았지만 임성한표 막장의 힘을 다시금 시청률로 증명했던 '오로라 공주'! '암세포도 생명'이란 명불허전 대사를 탄생시키며 큰 화제를 뿌렸다. 작가의 자질을 논했지만 시청률이 우선시되는 방송국 입장에선 논란과는 별도로 임성한표 막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임성한은 이번에도 MBC 일일드라마로 컴백했다. 방송전부터 누가 임성한 드라마의 주인공에 뽑힐지 궁금증을 더했고, 백하나-강은탁처럼 신인기용을 이어갔다.

 

 

방송국을 배경으로 밝은 드라마를 만들겠다며 열의를 드러냈던 임성한이었지만, 그 시작은 역시나 자극적인 임성한표 막장 코드였다. 주인공 백야(박하나)와 친구들이 스님-기생-무녀 차림으로 클럽을 찾는 장면은 실소를 금치못한다. 만취한 채 다짜고짜 남자의 입술을 훔친 친구를 오해하며, 엉뚱하게 남자에게 화풀이하는 장면은 여주 백야의 범상치 않은 성격을 보여주었다.

 

 

주인공 백야는 오로라처럼 철부지였다. 오로라의 초반 성격은 세상 무서운 것 모르는 그야말로 철부지 공주였다. 나중에 집이 망해서 변하지만 그러기 전까지 오로라는 비호감 여주의 전형이었다. 백야 역시 초반은 제대로 비호감 여주다. 만삭인 임신한 올케(김효경)를 달달 볶는 밉상시누이로 등장한다. 오빠인 영준(심형탁)을 수시로 불러내서 올케의 뒷담화를 하는 건 기본이요! 만삭인 올케를 데리러 오라는 기막힌 짓까지 한다.

 

 

백야는 심성 자체가 매우 삐뚤어져 있다. 올케에게 말도 안되는 독설을 퍼부으며 모든 걸 올케 탓이라며 몰아붙인다. 기어이 서러운 올케가 울음을 펑펑 터트리자, 그 마저도 가출로서 항의하는 철부지 면모를 과시했다. 당황하는 올케가 무거운 배를 붙잡고 아가씨를 부르며 따라가는 장면은 위태롭기 그지없다. 아무리 철부지라도 그렇지 뱃 속 아기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안하무인 행동을 일삼는 백야는 정말 눈살을 찌푸린다.

 

그런 백야는 가출해서도 오로지 자신만 생각한다. 오빠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서 불쌍한 척 연기하며 기어이 마음 약한 오빠가 자신을 찾아오게 한다. 그런 다음 또 다시 올케의 험담을 늘어놓는다.  " 나 때문에 오빠랑 헤어지고 싶대. 할 말이 따로 있지. 그리고 자기는 따뜻한 밥 먹고, 나는 위에 밥 걷어서 준다. 찬 밥은 당연히 주부가 먹어야 되는 것 아니냐? " 본인도 똑같은 여자면서 올케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밉상시누이의 절정을 보여주는 대사는 절로 욕이 나온다. 백야의 말투는 가르치려 드는 전형적인 임성한식 말투다. 그런 말투로 시종일관 짜증나는 대사를 쏟아내니 제대로 첫회부터 비호감에 등극했다.

 

오로라가 풍족함에 눈이 멀어 철부지 공주로 성장했다면, 백야는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철부지다. 출생의 비밀 코드로 백야의 엄마가 새로 시집가서 잘 살고 있는 장면과 백야가 부모님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고 그리워하는 장면이 교차된다. 한마디로 애정결핍으로 오빠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시누이를 향한 밉상짓으로 번진 것이다. 백야도 초반에는 미움을 받지만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여러 과정을 거쳐 동정을 받을게 분명하다.

 

 

이런식으로 주인공을 비호감으로 그리며 훗날 주인공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려는 것이 임성한표 막장의 전형이다. 자극적인 설정으로 시작부터 미움을 샀지만 어쨌든 박하나는 톡톡히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막장 캐릭터로 생판 신인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방식도 임성한다웠다. 이렇게 '압구정 백야'는 시작부터 임성한표 막장의 향연이었다. 주인공도 범상치 않았고 주변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중견배우들은 하나같이 가부장적이거나 때론 오글거릴 정도로 금술이 넘친다.

 

그와 반대로 젊은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파격적이다. '오로라 공주'에서 동성애자로 나왔던 송원근은 이번에는 종잡을 수 없는 막내로 나온다. 형이 여자를 멀리하는 게 남자를 좋아해서가 아니냐며 동생애자인지 떠본다거나! 쉴 새 없이 수다를 늘어놓고 아빠나 할머니에겐 거침없이 애교를 떤다. 게다가 임성한 조카로 알려진 백옥담은 작정한 듯 병맛 캐릭터다. 거침없이 모르는 남자의 입술을 덮치고,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며 댄스삼매경에 빠졌다. 2회 백옥담의 댄스 장면을 오랜시간 오글거리게 담아낸 장면만 봐도 이게 임성한 드라마라는 걸 절로 느끼게 한다.

 

 

이처럼 막장이 아니면 임성한이 아니라는 걸 시작부터 보여주는 초반의 기세는 앞으로 그녀가 또 어떤 막장 전개를 펼칠지 불안하게 한다. 네티즌 반응은 온통 비난이지만 그런식으로 궁금증을 더하며 욕하면서도 보는 시청자들 있으니 이런 류의 막장 드라마가 매번 히트를 치는 게 아닌가 싶다. 아직 초반이라 시청률은 기대보다 약하지만, 임성한에게 초반 시청률은 무의미한게 사실이다. 오로라 공주도 중반까지는 임성한의 실패를 점쳤지만 결국 끝까지 막장으로 치달으며 20% 돌파를 이뤄냈다.

 

'왔다 장보리'도 초반 로코 분위기로 가다가 희대의 악녀 연민정(이유리)을 앞세워 막장을 중심에 내세울수록 시청률은 솟구쳤다. 37% 돌파라는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화제를 뿌리고 있듯이 막장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욕을 하면 할수록 더욱 인기를 얻었다. 그것을 너무나 잘아는 임성한이 이번에도 그런 시청자의 속성을 잘 간파하지 않을까 싶다. 그녀의 주특기니까 말이다. 시간대도 특별한 경쟁작이 없고 일드 속성상 막장드라마가 강하기 때문에 임성한에겐 딱 좋은 여건이다. 그녀에 대한 호불호는 상당하지만 자극적인 수요가 늘어가고 성공할수록 비정상적인 코드들이 넘치는 건 당연하다. 임성한의 성공은 안타깝지만 현실을 보여줄 뿐이다. 하여튼 과연 이번에도 임성한의 막장이 통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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