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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6 곽진언 소격동 통해본 서태지 출연의 의미


딘델라 2014. 10. 25. 12:45

치열한 생방 무대에 오른 '슈퍼스타K6'의 우승후보 윤곽이 점점 잡혀가는 느낌이다. 독보적인 음악색으로 매번 관심을 끄는 곽진언, 그리고 생방 무대에서 능숙한 가창실력을 뽑낸 김필 등이 아마도 가장 유력한 우승권이지 않나 싶다. 특히 김필의 약진이 눈에 띈다. 본격적인 Top 11 이후 김필은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을 만큼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곽진언이 감성보이스라면 김필은 그야말로 필이 충만한 리드미컬한 보컬을 지녔다. 프로못지 않은 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김필과 곽진언의 맹활약으로 점점 재미를 더해가는 '슈퍼스타K6'가 이번에는 특별한 미션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바로 서태지 특집 미션이었다.

 

 

서태지의 히트곡들을 참가자들이 부르는 특별 미션은 '서태지'란 이름 하나만으로도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평소 서태지 노래는 성시경의 '너에게'를 빼곤 리메이크 조차 허락이 어렵기로 소문이 나있다. 그래서 대중들은 서태지의 노래가 참가들에 의해서 어떤식으로 변화될지 궁금했다.

 

 

이날 서태지 미션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모두가 자신의 특색에 맞춰서 서태지 노래를 소화했지만, 어렵기로 소문난 서태지 노래들은 역시나 아무리 잘해도 쉽게 극찬을 이끌기 어려웠다. 결국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매우 엇갈렸다. '서태지 노래에는 영혼의 감성이 있는데 그것을 터치하진 못했다. 가장 중요한 서태지의 매력을 표현하지 못하고 평범한 가요처럼 느껴졌다' 이날 장우람이 들었던 평가처럼 서태지란 중압감은 참가들 뿐 아니라 심사위원들에게도 크게 작용했다.

 

그래서 대다수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노래가 가진 매력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을 듣지는 못했다. 그만큼 서태지의 노래들은 서태지가 불러야 제 느낌을 살릴 수 있었다. 힘 없이 주절거리는 느낌이 강하지만 그 특유의 잔잔함이 마치 악기처럼 노래와 어울리는 서태지의 특별한 보컬! 사실 보컬실력으로 치면 서태지의 보컬이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는 건 아니다. 다만 특유의 감성과 악기 같은 창법이 워낙 독보적이라서 서태지의 느낌을 빼고 노래를 들으면 오히려 밋밋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다들 최선을 다했음에도 자꾸만 서태지와 비교가 되었던 것이다.

 

 

좀처럼 해석이 어려운 속에서 곽진언과 김필의 무대가 더욱 눈길을 끌었다.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느낌을 잘 살려내며 노래를 멋지게 소화한 건 김필과 곽진언 같았다. 확실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서 새롭게 서태지 곡을 멋지고 해석했다. 역시나 우승후보답게 두 사람은 역량 높은 무대를 선사하며 가장 돋보였다. '틱톡'을 선택한 김필은 다소 난해한 노래마저도 멋진 가창력으로 소화했다. 심사위원을 다 만족시킨 건 아니였지만 슈스케 생방 무대 후 약진하던 김필의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리고 곽진언은 이날 최고의 극찬을 들으며 최고점을 받았다. 곽진언은 '소격동'이 가지는 잔잔함과 감수성을 자신의 색으로 완벽히 해석하며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읖조리는 그의 보컬색은 소격동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곽진언의 소격동은 가을 정취에 어울리는 그런 대중적인 감성이 더욱 진하게 들어가 있었다. 원곡의 느낌과 같은 듯 다른 듯한 곽진언의 소격동이 심사위원 뿐 아니라 시청자도 사로잡았다. 확실히 서태지의 노래는 강력한 가창력만으로는 표현될 수 없는 진한 감성이 우선시되었다. 그러다보니 곽진언 같은 감성보컬이 서태지의 발라드를 잘 살려내는 것 같았다.

 

이처럼 곽진언의 '소격동'은 슈스케와 서태지의 콜라보 이유를 잘 보여줬다. 서태지의 느낌을 빼고 소화하기란 어렵지만, 또 그것을 자신의 감성과 맞닿아 해석하면 멋진 노래로 전달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소격동' 원곡이 대중적이었다. 아이유가 부를 때도 상당히 듣기 좋았는데, 곽진언과도 참 잘 어울렸다. 통기타로 들으니 멜로디가 좋다는 걸 다시 느낀다는 윤종신의 평가가 동감되었다. 보통 서태지 노래들이 매니아성이 강하다고 하는데, 사실 서태지도 얼마든지 대중성을 파고드는 노래들을 잘 만든다. 성시경이 부른 '너에게'가 응사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듯이 후배들이 다시 불러도 상당히 매력적인 곡들이 상당하다. 곽진언의 해석이 돋보일 수 있던 것도 결국은 원곡의 매력이 크다는 뜻일 것이다.

 

 

 

이렇게 이날 슈스케는 참가자들의 진가를 확인시키는 동시에 서태지의 진가도 확인시키는 시간이었다. 물론 신비주의를 벗는 과정에서 그에 대해 호불호가 갈린 건 사실이지만, 뮤지션 서태지가 한국 대중음악에서 가지는 의미는 아직도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서태지 출연은 단순한 흥미위주 전에 모두에게 궁금증을 주는 일이었다. 과연 서태지 노래들이 다른 이들을 통해 어떻게 들릴까? 그러한 궁금증을 해소해 준 이번 무대는 어찌되었던 서태지의 그림자를 더욱 짙게 만들었다.

 

서태지는 막판에 진짜 무대에 등장해서 후배들을 응원까지 해줬다. " 오늘 제 노래를 많이 불러주신다고 해서 격려와 응원을 하려고 나왔다. 저도 많이 보는데 감동적인 무대였다. 일찍와서 대기실에서 무대를 봤는데 배우고 간다. 새로운 해석에 뿌듯했다. 음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후배들의 무대에 감동한 듯 조근조근 소감을 말하던 서태지가 제대로 신비주의를 벗는 느낌이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뮤지션에서 음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더욱 다가갔던 대선배로서 서태지의 출연은 그 자체로 의미가 컸다.

 

그동안 서태지가 자신의 신비주의를 벗기위해 나왔던 프로들 중에서 가장 진심이 전달된 뜻깊은 행보 같았다. 확실히 음악인은 음악인다운 행보를 할 때가 가장 진심이 느껴진다. 서태지와 슈스케의 만남은 그런 서태지의 뮤지션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좋은 콜라보였다. 그리고 서태지는 병원에서 힘겹게 사투하고 있는 신해철을 향해서도 응원의 말을 잊지 않았다. " 신해철 형님이 형님답지 않게 많이 아프시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면 빨리 일어나실 수 있을 것 같다 " 동료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까지 전한 서태지의 울컥한 모습은 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진심으로 다가왔다.

 

그의 달라진 행보를 보는 시각차는 뚜렷하지만, 어쨌든 서태지가 대중을 향해 다가가고 싶어하는 적극적인 마음은 이런 거침없는 행보를 통해서 점점 또렷해지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점점 크게 내고 후배들과도 교류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서태지가 더이상 신비주의에서 살지 않겠다는 강한 메세지다. 그 하나만으로도 그의 슈스케 출연은 성공이 아니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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