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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 예능대세에 오점 남긴 최악의 이미지 실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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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 예능대세에 오점 남긴 최악의 이미지 실추


딘델라 2014. 10. 28. 15:07

요즘 공중파 예능을 압도하는 예능대세는 단연코 '비정상회담'이다. 한국말을 능숙하게 하는 외국인들이 등장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한국어로 토론하는 신선한 기획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초반에는 그저 한국말을 잘하는 것이 신기했는데, 이제는 그들의 진지하고도 재밌는 토론 내용이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비정상회담'의 성공은 공중파 예능까지 영향을 주었다. 공중파는 앞다퉈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또 외국인 게스트 섭외에 열올렸다. '비정상회담'으로 인기를 얻은 외국인 출연자들은 CF까지 진출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예능판도까지 바꾸며 승승장구하던 '비정상회담'이 27일 방송 때문에 큰 위기에 봉착했다. 이날 방송에서 일본 대표 타쿠야의 대타로 출연한 배우 다케다 히로미츠(34)를 소개하던 중 '기미가요'가 배경음악으로 나간 것이다. 이를 눈치챈 시청자들은 기미가요가 나왔다며 충격적이란 반응을 남겼다. 삽시간에 비정상회담의 기미가요 논란이 인터넷상을 뜨겁게 달궜다. 2030 젊은 시청층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급부상하던 비정상회담이었기에 논란은 상당한 충격파를 남겼다.

 

 

지상파의 위기 속에 케이블과 종편의 성공적인 안착을 대표하며 온갖 칭찬이 쏟아졌던 프로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배신감은 더욱 컸다. 비정상의 정상을 외쳤던 그들이었다. 출연자들의 개념찬 발언들이 시청자를 감흥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방송에서 '기미가요'가 흘러나오다니. 그들이 외쳤던 논리와 어긋났던 행태에 네티즌들의 실망은 더욱 컸다.

 

 

 

기미가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너무나 당연했다. 전범기와 함께 일본 군국주의 시대를 상징하는 기미가요는 우리에겐 뼈아픈 노래다. 일본은 기미가요에 일본 천황시대의 영원을 담아내며(일왕 찬양), 그들의 폭력과 억압을 정당화시키며 일본인들의 결속을 다졌다. 또한 일제 감정기 일본은 황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이 노래를 강제로 부르게 했다.

 

기미가요는 이처럼 한국인에게 더없이 안타까운 역사의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이 반감은 중국도 마찬가지다. 기미가요가 공식행사마다 들려올 때 중국의 반발도 상당했다. 일본 우익세력은 부끄러운 과거를 미화하며 기미가요를 국가로 제정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의식있는 일본인 조차 기미가요를 부르는 걸 꺼려한다. 일본에서 조차 기미가요 제창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이다. 이렇게 논란의 여지가 많은 기미가요를 잘나가는 한국의 프로그램에서 대놓고 틀었다는 것이 상당히 무개념스런 일이었다.

 

네티즌들은 제작진들의 경솔함에 비난을 쏟아냈다. 심지어는 폐지를 요구하는 격정적인 반응까지 내놓았다. 국민정서를 의식하지 못하고 이런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비정상회담' 제작진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노래를 떡하니 썼는지 아직도 황당하다. 한국에선 쉽게 찾기도 힘든 노래를 떡하니 배경음악으로 썼으니 그것이 어찌 실수라고 할 수 있냐며 네티즌들은 분개했다. 결국 논란이 시끄러워지자 '비정상회담' 측은 공식사과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입니다. 10월 27일 비정상회담 17회 방송 중 일일비정상 일본 대표의 등장 배경음악으로 부적절한 음원이 사용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는 음악 작업 중 세심히 확인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이며 향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더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부적절한 음원이 사용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좀 더 노력하는 <비정상회담> 제작진이 되겠습니다."

 

이와같은 해명을 올렸지만 단순한 실수라고 여기는 태도나 기미가요를 부적절한 음원으로 언급한 부분이 부실한 해명이라고 네티즌들의 공분만 샀다. 사건의 여파는 상당한데 이를 처리하는 제작진들이 여전히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 JTBC ‘비정상회담’ 제작진입니다. ‘비정상회담’은 각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는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따라 해당 국가를 상징하는 음원을 종종 활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10월 27일 방송된 ‘비정상회담’ 17회에서 ‘일일 비정상’ 출연자의 등장 시에 사용한 배경 음원은 그 선택이 신중하지 못했습니다.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다양성을 알아가고자 했던 기획 의도에 따른 것이기는 했지만, 각 나라의 상징에 대한 국민 정서와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합니다. 제작진의 잘못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비정상회담’의 진심과 제작 방향에 공감하는 시청자 여러분들 중에서도 10월 27일 방송에 대해 실망하는 분이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우리와 함께 사는 세계 여러나라 국민들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하고,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향후 보다 신중하게 제작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마음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진심을 담아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

 

결국 비정상회담 측은 또 한번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그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정서와 역사적 의미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이다. 특히나 방송을 만드는 이들이 역사의식마저 미흡하다면 그것은 상당한 문제다. 매번 일이 터지면 방송사들은 실수였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반복된 실수는 실수가 아니게 되고 오해만 부르게 된다. 네티즌들은 1회에서도 기미가요가 나왔었다며 제작진들이 비정상이라며 성토했다.

 

잠재된 논란은 언제고 터지기 마련이었다. 일이 터지기 전에 왜 잘못된 것인지 인지할 능력이 있어야 진정 프로다울 것이다. 이처럼 기미가요 논란은 최근에 방송사들이 반복하고 있는 다양한 방송사고와도 연결이 된 그 정점에서 일어난 최악의 실추였다. 방송사들은 자막이나 배경이미지 등에 비상식적인 것들을 반복적으로 삽입해서 많은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했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실수라며 미흡한 해명으로 일관해 왔었다. 그것은 시청자를 무시하는 일이었다.

 

이번 기미가요 논란도 마찬가지다. 방송사들의 의식이 깊다면 적어도 이런 실수는 있어선 안 된다. 기미가요의 뜻을 몰랐다고 항변할 게 아니라, 몰랐다는 자체부터가 큰 잘못임을 깨닫고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다. 역사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조혜련도 기미가요 논란으로 혹독한 댓가를 치뤘었다. 100년도 채 안된 아픈 역사다. 그러니 이번에 방송사들도 제발 역사문제에 대해서 좀 더 신경을 썼음 좋겠다.

 

 

비정상의 정상임을 내세우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며 예능대세로 떠오른 '비정상회담' 에겐 그래서 더 뼈아픈 이미지 실추였다. 그들이 어렵게 쌓았던 명성이 이번 사건으로 큰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 잘나갈 때 일수록 더욱 신중하게 프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제작진들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JTBC는 제작진들의 징계를 약속하며 논란을 잠재우는 데 애쓰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시청자들의 쓴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할 것 같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으니 그에 대한 추락한 이미지를 갑자기 되돌리기란 어려울 것 같았다.

 

최근 이미지도 상승세였던 JTBC에게도 이번 논란은 상당히 치명적일 것 같다. 어떻게 대응하냐가 상당히 중요해 보인다. 이번 논란으로 종편의 한계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하여튼 온갖 망언에 신사참배까지, 갈수록 심해지는 일본의 반성없는 역사의식 때문에 많은 이들이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빌미를 제공해서야 되겠는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그것을 잊지 말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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