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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쇼 도끼 돈자랑 향한 비난이 불편한 이유


딘델라 2015. 1. 21. 07:02

도끼를 기억하는 건 '올블랙'시절 꼬마 랩퍼였다. 꼬마들이 힙합을 하겠다고 다큐를 찍었는데 그때 귀여워서 다큐를 본 기억이 난다. 올블랙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도끼는 계속해서 힙합계에 몸 담았고 어느센가 언더에서 이름 날린 인기랩퍼로 성장했다. 그래서 케이블 예능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대중들이 그의 이름을 인상깊게 기억한 건 아마도 '쇼미더머니3'를 통해서 일거다. 쇼미더머니는 케이블 예능 중에서 나름 선방했고, 당시 그가 작곡한 '연결고리'는 대중적으로 히트를 쳤다.

 

 

그런데 도끼가 유명해지며 주목받은 게 아마도 돈자랑 같았다. 그는 SNS에 자신의 수입자동차나 명품 애장품 또는 돈다발을 든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외국 힙합 뮤지션들이 부를 과시하는 것처럼 한껏 허세를 부리면서 말이다. 이런 도끼의 돈자랑이 컨셉이든 아니든 이를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한국에선 겸손의 미덕을 최고로 치니까 말이다. 그래서 Mnet '4가지쇼2' 도끼편이 끝나고 이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자 네티즌들의 엇갈린 반응이 터져나왔다. 언론들은 방송에서 공개된 그의 집과 다양한 명품 애장품, 현금이 진열된 모습들을 돈자랑이란 자극적인 타이틀로 쏟아냈다.

 

 

필자 역시 기사만 보고 편견의 시선이 약간 있었다. 인간인지라 자극적인 기사를 보고 난 후 부럽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다시보기로 방송을 보고나니 도끼를 마냥 비판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극적인 기사들은 오로지 그의 부에만 집중해서 수박 겉핡기식의 모습만 강조했을 뿐이었다. 방송이 강조하려는 내용은 무엇인지 기사를 읽는 것과 방송을 보는 것은 천지차이 같았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필자가 방송을 보고 난 후 든 생각은 어린 나이에 저런 성공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노력했을까 였다. 비록 그의 인생을 다 알진 못하지만 남들이 알지 못하는 뒤에서 노력한 결과가 오늘의 성공을 만든 건 분명하다.

 

 

도끼의 나이 이제 25살이다. 아직 어린 나이에 도끼는 보는 것처럼 엄청난 성공을 이뤘다. 짐작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방송에 잘 출연하지도 않고 크게 히트친 곡도 별로 없어보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어떤 네티즌은 듣보잡? 연예인도 이렇게 버는 데 연예인들은 돈을 쉽게 번다는 식으로 폄하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어느 세계나 비슷하듯 연예인이 저렇게 부를 축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연예계도 빈익빈 부익부가 상당하다. 그래서 도끼의 성공을 더 눈여겨 볼만하다. 가뜩이나 그는 주로 언더에서 활약한 힙합스타다.

 

 

이날 방송에도 나왔지만 도끼는 12살에 집이 부도가 나서 큰 어려움을 겪고 곧바로 생계에 뛰어든 케이스다. 음악을 한 이유는 좋아서도 있겠지만 절실함이 더 컸을 것이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힙합에 빠졌던 그가 생각할 수 있는 건 바로 음악으로 돈을 버는 방법 뿐이었다. 가난을 벗어나려 어린 아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범상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간절함의 크기가 상당했다는 것이 아닐지.

 

그리고 빨리 사회를 경험한 만큼 시련도 더욱 빨랐다. 13살 때 기획사에 들어갔지만 컨테이너 생활을 해야 했고, 그마저도 비전이 안보인다고 쫓겨나게 되었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음악만 열심히 팠다고. 컴퓨터 하나로 할 수 있는 게 음악 만드는 것 뿐이었다며 말이다. 컴퓨터하면 게임부터 떠올려야 할 나이에 음악만 만들었다고 하니 나이만 어렸지 열정은 성인 뺨쳤음을 느낄 수 있었다. 15살에 그런 노력이 꽃피는 듯 보였다. 당시 다이나믹 듀오랑 작업하는 게 모든 이의 꿈이었는데, 그걸 도끼는 15살에 이룰 수 있었다. 나이답지 않은 재능으로 도끼는 선배들의 궁금증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올블랙 시절은 그에게 상처를 줬다. 노예계약으로 억지로 팀에 들어갔고 돈까지 떼였다고 했다. 화려한 연예계의 뒷면을 어린 나이에 일찍 겪은 그는 몸과 마음의 상처까지 얻었다. 하지만 상처 역시 힙합으로 극복하며 더욱 단단해졌다. 아픔은 있었지만 힙합이란 꿈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은 끈기가 지금의 성공을 이룬 이유일 것이다.

 

 

이처럼 그의 성공이 범상치 않은 건 남보다 일찍 돈에 대해 눈을 뜰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꿈을 통해 성공하고자 했던 간절함 때문이었다. 누구나 꿈은 소중한 법이다. 그러나 대부분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을 포기하기가 쉽다. 어쩌면 어린 나이라서 더 단순하게 재지 않고 달려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힙합으로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걸 일찍 경험하고도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대견한 일이다.

 

그리고 그는 남부럽지 않은 성공을 이뤘다. 때론 SNS에 올리며 과시하기도 했다. 지인들도 대중들이 어찌 생각하는 지를 잘 알고 있었다. 굳이 할 필요가 없는 행동이니까 과시라는 비난이 따른 것이다. 하지만 그런 허세 가득한 행동이 마냥 단순한 돈자랑만은 아닐 것이다. 지인들의 표현대로 안 될 사람이 잘 된 거니까 도끼 같은 자수성가는 성공의 좋은 예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도 아니고, 학업도 일찍 포기하고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바닥부터 시작한 그에게 빽도 뭣도 없었을 것이다. 오로지 무모한 힙합에 대한 열정으로 버틴 끝에 지금처럼 성공했으니 그런 노력을 누가 평가하고 폄하할 수 있을까 싶다.

 

물론 겸손의 미덕을 갖췄다면 더 좋겠지만, 누구나 표현의 자유는 있으니까 말이다. 더 콰이엇은 이를 더 열심히 하자는 일종의 다짐이라고 표현했다. 그것이 포장일 수도 있지만, 이날 도끼의 말을 들으니 남다른 배경 속에서 성장해온 그에겐 돈자랑보다는 스스로의 행복감을 표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 전 어렸을 때부터 형편이 좋지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내 힘으로 범죄 안 일으키고 떳떳한 제 랩과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다라는 생각 밖에 없었어요...꿈과 희망이 있다면 충분히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죠 "

 

 

주변 지인들도 그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건 방송이나 TV 매체가 아닌 랩 하나로 이룬 성공이란 점이다. 그런 끝에 이룬 성공이라서 도끼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란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 이런 성공에는 도끼만의 철학과 노하우도 있었다. " 전 음악 밖에 안 했어요. 그냥 앨범 팔고 공연하고! 전 그냥 분배를 하지 않을  뿐...다 제 꺼 " 순수한 음악으로 돈을 벌기란 쉽지 않지만, 그의 트윗에 가면 수많은 공연정보가 눈길을 끈다. 알다시피 도끼는 더 콰이엇과 함께 일리네어 레코즈라는 힙합 레이블을 설립했다. 빈지노도 함께 달랑 3명이 다인 이 소속사는 거진 1인기획사나 마찬가지다. 수익은 각자 버는대로 가지고 간다고 한다. 모든 음악을 다 자기가 만들고 수입도 나누는 게 없으니 재주는 곰이 구르고 돈은 왕서방이 가지고 가는 구조를 탈피해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그의 성공이 시사하는 바를 눈여겨 봐야지 비난만 해선 안 될 것이다. 재주 부리는 곰이 노력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구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빈익빈 부익부가 크다. 당장에 음원 수익만 봐도 정작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건 너무 작다. 그런 상황에서 가수들은 기획사와 멤버들끼리 나누고 또 나눈다. 도끼는 노력한 만큼 자신이 보상받을 수 있는 자유로운 구조를 뜻이 맞는 사람들과 이뤄냈기에 그런 성공을 이룬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사회의 부조리함을 빗대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 보고 그를 비난해선 안 될 것이다. 오히려 그와 다르게 재주 구르는 곰을 착취하는 현실을 꼬집으면 꼬집어야지, 노력으로 자수성가한 그가 부를 가지고 타인을 비하한 것도 범죄를 저지른 것도 갑질을 한 것도 아닌데 똑같은 선상에서 비난하는 게 왠지 불편했다.

 

또한 자신의 노래가 대중적이지 않다는 한계를 잘 인지하면서 남들보다 2배의 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예로 한곡이 사랑을 받아서 10이 나온다치면, 자신은 1곡당 1이 나오는 걸 10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즉 대중적이지 않은 가수가 살아남는 방법은 똑같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남보다 10배로 뛰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랑이라 폄하하기 보다 어찌 성공했는지, 비록 어린 친구의 말이지만 끈기있는 노력만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한창 연말정산과 씨름하는 때에 그의 자랑이 불편하다는 사람들 심정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도끼를 보며 느끼는 위화감의 원인은 애초에 답답한 현실 때문이다. 만약 현실이 정당하다면 남이 어떻게 사는지 신경쓸 필요가 있나 싶다. 그래서 굳이 도끼를 폄하하고 비난한다고 부조리한 현실이 바뀔리 만무할 것이다. 오히려 도끼는 자신을 보며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데 말이다. 그의 예전 트윗도 이런 희망의 메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쨌든 돈 역시 궁극적으론 행복의 수단이니 힘든 날을 보상받은 지금 충분히 행복하고 싶다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행복감이 공존하는 사회가 되야하는 데 벅찬 현실에 치여 마음의 여유조차 부릴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이는 도끼가 아닌 그런 현실에 화살이 가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

 

하여튼 자랑이라 폄하하기 보다 어찌 성공했는지 비록 어린 친구의 말이지만 고개가 끄덕였다. " 꿈을 이루는 사이클은 근육이랑 똑같다. 일주일 한다고 몸짱이 되지 않는다. 꿈도 똑같다. 꾸준히 상상하고 그 꿈이 이뤄진 것처럼 그걸 느껴야 한다...복권 같은 대박보다 단계를 밟아가고 싶다. " 경험에서 우러나온 꿈에 대한 철학은 나름 진지했다. 또한 대중의 비판이 맞을 수도 있다며 가식 없이 인정하기도 했다 " 학교를 다녀서 학창시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장을 다닌 것도 아니고 음악해서 돈 벌고 그 돈으로 살고 그 패턴 밖에 없잖아요 " 어릴적부터 돈에 대한 고민이 컸기에 표현법이 한정되버린 것도 어찌보면 그의 탓이 아니라 그런 세상의 영향일 것이다. 그래서 좀 더 성숙해진다면 돈이 아닌 다른 말로 행복을 표현하는 법도 알아가지 않을까? 그래서 더 지켜보고 비판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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