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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류준열vs박보검 러브라인 대반전, 여심 뒤흔든 진화된 남편찾기 본문

Drama

응답하라 1988 류준열vs박보검 러브라인 대반전, 여심 뒤흔든 진화된 남편찾기


딘델라 2015. 11. 22. 05:37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역시나 응답하라 시리즈의 대성공을 이어갔다. 회를 거듭할수록 무서운 시청률 상승세를 보여주더니, 뭉클한 엄마의 감동으로 시청자를 울린 5회는 무려 10%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응팔은 방송 전까지만 해도 시대에 대한 공감도와 혜리의 연기력 등 불안요소가 비쳤다. 하지만 혜리의 연기력은 성덕선 역할에 최적이었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10대의 풋풋함을 잘 살려낸 혜리는 얼굴마저 막쓰며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게다가 1988년이 전작보다 공감대가 떨어질거란 걱정도 금방 떨쳐냈다. 추억을 공감할 순 없는 세대라도 그 안의 정서가 주는 감동과 재미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특히 성동일 이일화 라미란 등 중견배우들의 명연기가 큰 역할을 했다. 88년도에 흐르던 이웃간의 깊은 정을 부모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몰입도있게 살려냈다. 응팔은 전작과 달리 가족드라마였다. 그래서 주인공들의 부모 비중이 크다. 부모세대의 정서가 따뜻하게 담겨있어서 매회마다 감동 에피소드에 눈물 흘렸다.

 

 

하지만 그런 속에서도 응답시리즈의 고유의 매력도 충분히 담아냈다. 바로 남편찾기다. 가족시트콤처럼 흘러서 러브라인 비중이 크진 않지만, 작가들은 계속해서 떡밥을 던지며 젊은 배우들의 매력을 시청자에게 어필했다. 그 결과 급부상한 배우는 바로 정환 역의 류준열이다. 정석 미남은 아니여도 개성 강한 비주얼의 류준열은 정환에 딱 맞는 매력적인 연기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겉으로 툴툴대도 뒤에서는 덕선이를 챙기는 정환이의 셀레는 로맨스는 류준열마저 반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덕선이의 첫사랑은 참한 아들로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선우였다. 선우가 자신을 좋아하는줄 알고 선우에게 설레임을 느낀 덕선은 동네친구 5인방과의 스스럼없는 만남 속에서도 선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것도 모르고 정환은 덕선이와의 설레는 골목씬 후 여자로서 관심이 생겼다. 덕선이가 자꾸만 눈에 들어오고 그녀의 허물없는 스킨십에도 심쿵했다. 하지만 덕선이 앞에만 서면 욕부터 튀어나왔다. 자신의 마음과 달리 편한 친구를 대하듯이 틱틱댔다. 그렇게 츤데레를 떨더니 이내 덕선이 뒤에선 그녀의 보호자를 자처했다. 덕선이를 도와주던 버스 장면은 정환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며 여심을 사로잡았다.

 

류준열의 설렘폭발 짝사랑 연기가 여심을 잡으면서 러브라인은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덕선이 선우를 좋아하면서 이들의 사랑은 멀어보였다. 하지만 응답시리즈에 정통한 팬들은 어차피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며, 류준열이 남편이 틀림없음을 확신했다. 그것은 소나무 같은 제작진의 취향 때문이었다. 정환은 어딘지 쓰레기와 윤제를 합한 느낌이다. 너무나 친근해서 가족 같던 사이가 어느새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그간의 전적을 본다면 불알친구처럼 막대하던 둘이 가장 그럴싸하게 어울린다. 게다가 정환의 성격이 겉으로는 툴툴대도 뒤에선 걱정하는 응답남주의 전형을 그대로 닮았으니 초반부터 남편감은 정환이를 확정짓는 느낌이었다. 뭐 성인역할의 이미연과 김주혁만 봐도 덕선과 정환이가 떠오른다. 김주혁의 외모나 성격이 너무나 어남류를 향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작진은 남편찾기를 식상하게 냅두지 않았다. 바로 서브남에 엄청난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사실 남편찾기는 흥미로운 부분이나 또 머리아픈 부분이다. 그간 계속된 남편찾기는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낚이는 기분이라도 자꾸만 작가들의 낚시에 걸려들며 뜨거운 공방을 즐겼으니 그 중독성이란! 이번에도 작가들은 선우와 정환으로 초반에 러브라인을 몰아가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이는 고도의 낚시였다. 덕선이 선우를 좋아했지만, 알고보니 선우의 사랑은 다른 이를 향하고 있었다. 바로 덕선의 언니 보라였다.

 

뛰는 작가 위에 나는 팬들이 있다고! 정말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교묘한 트릭에도 선우와 보라의 러브라인을 팬들이 일찌감치 눈치챈 건 정말 놀라웠다. 선우가 뻔질나게 덕선의 집을 드나든 건 누군가를 마음에 둬서다. 그런데 선우의 시선이 5회까지 다 표현된 게 아니였다. 선우가 물건이 필요하다고 덕선을 찾았지만, 그가 보러 온 것은 바로 보라였다. 그것도 모르고 덕선이는 선우에 대한 망상을 떨쳤고, 정환이는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마음이 복잡했다. 게다가 선우가 물건이 있음에도 자꾸만 덕선이 집에 갔다는 것을 알고는 더 착잡했다. 그리고 2년간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기습고백은 더욱 불안하게 했다. 덕선은 첫눈 오는 날 고백하라며 그것이 자신을 향한 사랑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선우의 사랑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바로 보라였다.

 

 

성동일의 개딸스런 보라는 공부는 탑이지만 성격이 괴팍했다. 그러나 보라는 알고보면 최강 츤데레 캐릭터다. 화만 내는 것 같지만 알고보면 집안을 생각해서 꿈까지 접고 장학금을 받는 사범대를 들어갈 만큼 속이 깊다. 게다가 선우엄마가 아픈 딸 걱정에 종종거릴 때 갑자기 전화를 해서 바래다 준 것도 보라였다. 보라에 대한 편견이 있던 선우엄마가 보라를 다시 보게 되며 점수를 톡톡히 땄다. 이 장면이 바로 미래의 선우보라 관계를 암시하는 것 같다.

 

응사에서도 윤진이 삼천포 엄마에게 점수따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렇게 첫눈 오는 날 선우가 고백을 하려했던 건 바로 보라였다. 덕선이가 그 사실을 알고 펑펑 우는 게 얼마나 짠한지. 혼자 상상했던 첫사랑은 끝내 덕선이에게 아픔으로 기억되었다. 그래도 선우가 보라에게 달려가 달달한 눈빛으로 고백을 하는 장면은 설렜다. 새롭게 추가된 공홈 설명에 의하면 선우가 보라의 깊은 속을 알게되며 반했다고. 서브 러브라인이 될 것 같은 선우 보라의 사랑이 앞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초반 정환 대 선우의 러브라인 구도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택이였다. 청초한 외모의 박보검이 천재바둑기사 택이를 연기했다. 그런데 택이는 어딘지 빙그레처럼 부끄럼 많은 캐릭터였다. 그래서 초반 러브라인과는 멀어보이는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택이에겐 강한 한방이 존재했다. 6회는 그간 분량이 적었던 데 비해 택이의 이야기가 참 많이도 나왔다. 치열한 국가대항전을 연승으로 이끌며 자신의 징크스를 깬 택이! 6회 장면에서 택이가 이창호 9단을 모델로 했다는 걸 더욱 명확히했다.

 

그렇게 또 한번 영웅으로 급부상하며 모두를 감탄하게 만든 택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가 반갑게 축하하기 위해 몰려온 친구들의 포옹을 받다가 덕선이 앞에서 묘한 표정으로 주춤한다. 흔들리는 눈빛으로 결심한 듯 덕선이를 꽉 껴안은 택이! 덕선이는 택이를 어린 동생처럼 대했기에 그저 툭툭 귀여워했다. 그러나 택이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택이의 승부사 기질이 사랑 앞에 발동한 것이다.

 

 

택이는 덕선이를 좋아하고 있었다. 알고보면 암시가 살짜기 나왔다. 바로 깎두기 먹는 장면에서다. 덕선이가 선우 챙기는 것을 보고 젓가락질이 서툰 척하는 모습이 나온다. 동룡이가 집어주자 그걸 젓가락으로 잘 먹는 걸 보면 일부러 그랬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게 택이는 6회에야 자신의 진짜 정체를 드러냈다. 오랫동안 감춰둔 마음을 드디어 꺼내들며 첫눈이 오는 날 덕선이에게 훅하고 다가선 것이다. " 영화보자 우리..." ! 혼신의 경기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바로 덕선이었다. 가장 중요한 경기를 끝내고 그는 결심을 한 듯 덕선에게 전화를 걸어 박력있게 마음을 표현했다. 얌전한 고양이인줄만 알았던 택이가 이렇게 상남자다운 돌직구를 날릴 수 있다니 정말 반전이 아닐 수 없다. 택이의 설레는 반전은 이날 여심을 제대로 뒤흔들었다.

 

정환이는 전혀 모르고 있는 진짜 강한 경쟁자가 나타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선우에게 차인 덕선이의 모습에 좋아라 하던 정환이가 너무 귀여웠는데 참 짠했다. 그렇게 웃을 때가 아니다 진짜가 나타났다고. 사실 택이 캐릭터는 칠봉이와 참 닮았다. 천재 야구선수와 천재 바둑기사가 대립각을 이룬다. 게다가 승부사 기질까지 똑같다. 갑자기 치고들어오는 모습이 말이다. 그런데 그 짠함은 아마 택이가 칠봉이를 능가하지 않을까 싶다.

 

바둑이란 혼자와의 고독한 싸움이다. 그래서 택이는 동네친구들이 유일한 위로이자 의지였다. 표현은 안해도 택이를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고마운 친구들! 그들이 바둑 이외의 세상과의 유일한 연결고리다. 더욱이 엄마 없이 자란 택이는 모성본능을 너무나 자극한다. 아마 덕선이를 좋아하게 된 이유도 남다를 것이다. 이런 택이의 상황을 알기에 덕선을 향한 마음은 절절할 것이다. 추가된 인물설명만 봐도 그렇다.

 

 

" 처음으로, 바둑판이 아닌 그녀가 사는 진짜 세상으로 나가보고 싶어졌다. " 인생의 또 다른 처음을 알게 한 덕선이기에 택이가 칠봉이의 길을 간다면 그 짠함은 엄청날 것 같다. 박보검이 감성 연기를 잘하기에 여심을 많이 자극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박보검이 훅하고 들어온 한방은 쓰레기가 알고보니 친오빠가 아니라는 반전과 비견되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러브라인에 뭔가 큰 한방이 필요하다 싶은 차였는데, 택이가 덕선을 좋아한다는 반전이 재대로 러브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키지 않았나 싶다.

 

이처럼 삼각러브라인의 진짜 윤곽은 정환 vs 택이였다. 류준열로 한번 심쿵했던 여심은 갑자기 치고 들어온 택이의 돌직구에 또 한번 심쿵했다. 러브라인을 살짝 비틀어서 제대로 낚시를 한 제작진은 남편찾기의 진화를 보여주며 응답시리즈의 위엄을 떨쳤다. 팬들도 고단수였지만, 제작진은 더 고단수였다. 뻔하게 흘러갈 뻔한 러브라인에 반전을 주면서 기대치를 폭발시켰다.

 

애초에 훈훈한 박보검을 그냥 바둑기사로만 소진할리가. 그래서 설마했는데 역시나 박보검이 러브라인이었다는 반전이 남편찾기의 신의 한수가 아닌가 싶다. 남편찾기가 식상할거란 편견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러브라인을 접근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였다. 여러모로 응팔은 전작과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상당했다. 그러니 예상을 깨고 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화제를 뿌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하여튼 류준열이냐 박보검이냐! 누가 남편인지보다 이들의 애타는 사랑이 어찌 담길지가 더 궁금하다. 깊은 우정이 사랑으로 갈등에 놓이게 생겼으니 정환이도 택이도 사랑의 짠내 강도가 엄청날 것이다. 그런 성장과정을 잘 표현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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