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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윤은혜 오열, 연기력과 사회성 두마리 토끼 잡다 본문

Drama

보고싶다 윤은혜 오열, 연기력과 사회성 두마리 토끼 잡다


딘델라 2012. 11. 23. 09:32

박유천과 윤은혜 그리고 유승호가 출연하는 '보고싶다'는 평범한 통속적인 멜로가 아니었습니다. 배우들이 열연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불편한 부조리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초반 아역 배우 김소현양이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며 큰 논란이 일었지만, 전광렬이 온몸으로 피해자가 얼마나 보호받지 못하는 세상인지... 가해자가 얼마나 제대로 처벌받지 못하는 더러운 세상인지 제대로 보여주며 강렬한 외침을 전달했습니다. 

 

 

이처럼 보고싶다는 우리가 불편해하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며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이 세상의 어긋난 문제를 집중 조명하면서 또 하나의 문제작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멜로가 전면에 드리워 있지만, 이런 강렬한 메세지가 존재하기에 이수연(윤은혜)과 한정우(박유천)의 애절한 사랑이 큰 공감을 얻을 듯 합니다.

 

 

14년이란 세월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습니다. 한정우는 아버지를 버리고 형사가 되어 이수연의 어머니와 김형사의 딸 은주와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정우가 수연의 어머니를 애인이라 부르며 친아들처럼 지내는 모습은 뜻밖의 반전이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오로지 수연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그녀의 모든 것을 지키고자 하는 한정우의 희생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정우는 그 가해자들을 뒤쫓기 위해서 14년을 기다렸습니다.

 

 

정우는 수연을 성폭행하고 죽였다는 가해자 강상득이 출소하는 날 그가 분명히 수연의 행방을 알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출소한 강상득은 정우를 폭행하며 그의 아킬레스인 수연이 살아있다는 말로 정우를 괴롭혔습니다. 수차례 그의 주먹이 날라와도 아무런 저항없이 맞고만 있는 정우는 오로지 수연이 살아있다는 말에 실성한 듯 웃기만 했습니다. 아픔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수연이만 살아있다면.... 그렇게 미치도록 이수연을 찾고 싶어하는 한정우의 간절함이 가슴 아팠습니다.

 

딸을 저참하게 만든 가해자가 정우마저 다치게 하자 수연母는 죽여도 내가 죽여야지 왜 너희들이 그러냐며 정우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외치죠. 남은 자의 고통이란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딸의 고통이 정우의 고통이 된 상황, 그것은 이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고통을 전가한 세상 탓을 하는 듯 했습니다. 정우가 이제는 한솥밥을 먹는 동료 형사에게 수연의 수사를 종결한 것을 원통해하며 왜 그랬냐며 토로하는 장면이 나왔었죠. 술에 취해 원망하는 말이었지만, '제대로 된 어른이 되는게 꿈'이라는 정우의 말은 어른들의 잘못으로 그 짐을 짊어진 정우의 고통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런 정우 앞에 수연을 닮은 여자가 나타났습니다. 조이라 불리는 이 미스테리한 여자는 한정우라는 자신의 이름에 흔들렸고 비오는 날을 좋아했습니다. 그 모습에 한정우는 수연의 그림자를 느끼며 강하게 끌렸습니다. 조이는 수연이었습니다. 못된 짓을 당한 날 자신을 지우고 새롭게 태어난 수연은 또 다른 아픔을 간직한 강형준(유승호)과 한국을 떠나  패션디자이너 조이로 살았습니다.

 

이모라 불렀던 여자가 익사로 죽고 그를 수사하기 위해 찾아온 형준을 만난 수연은 한정우라는 이름에 흔들렸습니다. 정우는 조이가 수연일 거라 확신했지만, 수연은 애써 정우를 외면하며 형준과 오븟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곳에 정우도 있어서일까? 자신을 버리고 간 정우에 대한 배신감 때문일까? 수연이와 정우의 어긋난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조이를 만나고 정우는 더욱 수연이를 그리워했죠. 처참한 고통만 남은 당시의 사건 현장을 찾은 정우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은 그곳에서 몇번을 이수연을 떠올리며 복수를 다짐하고 수연이를 찾겠다 다짐했을지...이렇게 14년전의 고통은 두 사람을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 강상득이 출소하는 날 기막힌 운명은 이수연을 또다시 끔찍한 고통 속에 빠지게 했습니다. 14년이 흘러 성폭행범 강상득이 출소했고, 강현준과 수연이 탄 차에 강상득이 부딪히게 됩니다. 별거 아닌듯 일어난 강상득은 형준이 병원에 전화하는 틈에 차에 탄 수연을 봅니다. 강상득을 알아보고 충격에 빠진 수연은 사시나무 떨듯 몸서리치며 놀랐습니다.

 

이수연은 그를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그의 행동과 말투, 당시의 끔찍한 고통을 준 성폭행범의 기억이 또렸하게 되살아 났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다가와 수연을 툭친 강상득의 모습이 소름끼쳤죠. 그는 수연의 핸드폰을 몰래 훔친 후 사라졌습니다. 그가 떠난 후 끔찍한 고통에 절규하는 이수연의 모습은 시청자를 울리고 말았습니다. 이수연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겨진 성폭행의 충격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이수현의 처절한 오열이 생생하게 전달하며 명장면을 만들었습니다.

 

 

윤은혜가 보여준 리얼한 이수연의 트라우마 연기는 정말 눈물이 났지요. 상상만 해도 끔찍했던 고통의 순간을 몸서리치는 오열만으로 전달해 주었습니다. 모든 것을 잊었다 생각했던 수연이 성폭행범을 재회한 후 다시 어린 이수연이 된 듯 " 싫어, 내 몸에 손대지마 " 를 외치는 모습은 충격이었습니다. 이를 잘 표현해준 윤은혜의 오열연기는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연기력에 대한 논란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리열했던 오열연기 덕에 피해자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 짐작하게 했지요. 아마 윤은혜도 그것을 생각하며 실감나게 피해자의 고통을 전달하려 연기에 집중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만큼 성폭행이란 범죄는 피해자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를 안기며 고통 속에 살게 합니다. 늘 밝은 척했지만, 그 속에는 말못하는 기억으로 상처난 이수연이 평생을 자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해자와의 대면장면은 우리나라 법이 얼마나 허술한지 제대로 보여주는 강렬한 사회성도 담고 있습니다. 미성년자 성폭행과 살인이라는 죄를 짓고도 14년의 형벌만 살고 출소한 가해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도 법은 그에게 너무나 가벼운 처벌을 때렸습니다. 결국 그와 같은 결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면할 수 있다는 끔찍한 상황을 이렇게 강렬하게 보여주면서 남는 고통은 오로지 피해자의 몫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윤은혜가 보여준 처절한 오열 장면은 그녀의 연기력에 감탄하게도 했지만, 한편으로 사회의 불편한 부조리가 얼마나 피해자를 고통 속에 빠지게 해주는지 적나라하게 알려준 강렬한 외침도 되었습니다. 아마 이번 이수연 역할로 윤은혜는 연기력 면에서 재발견이라는 좋은 평가도 듣는 동시에, 강렬한 사회적인 메세지를 전하는 장본인으로 연기력과 사회성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탁월한 선택이란 평이 쏟아질 듯 합니다.

 

 

이처럼 끔찍한 고통의 기억에 몸서리친 이수연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가해자 강상득의 전화를 받고 그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런데 강상득의 집에 수상한 소포가 배달이 되었죠. 그 소포에는 이수연의 과거 사건이 담긴 기사와 함께 상자가 하나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찾아온 이수연은 강상득을 전기충격기로 눕히고 그를 죽이는 복수를 하는 듯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과연 이수연이 그를 죽였을까? 왠지 이 사건에 해리(유승호)와 한정우의 아버지가 개입이 된게 아닌지... 점점 미궁으로 빠지게 했습니다.

 

수연은 강상득을 그렇게 만나고 온 후 자신을 찾아온 한정우 형사를 보고 놀라게 되지요. 정우는 아무것도 모른채 자신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모습은 달라졌지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조이는 수연이가 맞았습니다. 이렇게 평범한 정통멜로일 줄 알았던 '보고싶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엄청난 반전을 보여준 범상치 않은 드라마였습니다. 미스테리 추리수사 멜로극.....?? 불편한 부분을 정곡으로 꼬집으며 사회적인 메세지도 품은 '보고싶다'는 벌써부터 불행을 예고한 주인공들의 모습에 먹먹하게 했습니다. 

 

 

이처럼 멜로와 사회적인 문제를 적절하게 섞은 '보고싶다'가 초반부터 주목받는 데는 성인 연기자들이 아역들의 열연을 잘 이어받은 게 한몫했습니다. 박유천은 한정우 캐릭터를 정말 잘 소화하면서 그 절절한 사랑에 벌써부터 한정우 앓이를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마초적이지만 순정을 간직한 모습이 그동안 볼 수 없던 박유천의 매력을 알리면서 연기력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승호 역시 복수와 이수연에 대한 집착과도 같은 사랑이라는 이중적인 모습을 잘 표현하면서 이번이야 말로 유승호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역할인 듯 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남자의 영원한 뮤즈가 될 윤은혜는 연기면에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불쌍한 수연으로 시청자를 많이 울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작품은 연기자 모두에게 좋은 기회로 다가올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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