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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공무원 최강희, 조국과 사랑 앞에 놓인 불편한 진실 본문
한길로(주원)는 진심으로 김서원(최강희)을 믿으려 했지만, 김서원은 길로에게 숨기는 것이 많았습니다. 길로는 몰래 설치한 CCTV에 김서원이 찍힌 것을 보고 또다시 그 믿음을 깨게 되지요. 그리고 공도하(황찬성)가 김서원에 집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더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김서원은 왜 길로의 회사에 왔는지 그리고 왜 몰래 사무실에 들어갔는지 어떤 것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길로는 배신감에 김서원을 다른 곳에 발령시키게 됩니다. 이제는 더이상 김서원을 좋아하지 않는다 말하며 서원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서원은 차라리 이렇게라도 길로를 더이상 속이지 않아서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국정원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한길로와 그의 아버지 한주만을 감시해야 한다며 조국을 위한 일에 어떤 감정도 배제하기를 원했죠. 이 모든 것이 대의를 위한 길이라 말했습니다.
더 이상 길로를 속일 수 없다 흔들리는 김서원에게 김원석(안내상)은 조국을 위한 길에 대해서 말하며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수년전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무기상을 잡기 위한 임무에 투입된 김원석은 그 무기상을 끌어내기 위해서 협조자가 필요했지요. 한국인 사업가에 도움을 요청한 국정원은 이들을 이용해서 무기상을 잡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사업가들이 무기상의 부하에게 죽을 위기에 처하자 김원석과 국정원 직원들은 그들을 외면했습니다. 大(대)를 위해서 그들은 小(소)를 희생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수천 수만을 죽이는 무기상을 잡아서 수많은 사람을 살리자, 이를 위해서 소수가 희생해도 어쩔 수 없다! 자신의 부모님을 살려달라 애원하는 아이들의 부탁도 외면하며 결국 무기상은 잡았지만, 그 가족들은 모두 죽었습니다. 김원석은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그 운명을 따르겠다 말했습니다. 양심과 임무 앞에서 언제든 양심을 버릴 때도 있어야 한다는 말에 김서원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국민을 지킨다는 이유로 국민을 배신하고 이용하는 것은 선택이 될 수 없다며 그것은 운명이 아니라 변명일 뿐이라 반대했지요. 오히려 김원석의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든 김서원은 자신의 방법대로 양심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임무를 계속 진행하겠다 했습니다.
언제든 大를 위해서 小를 희생한다는 미명아래 한길로도 상처받고 배신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서원은 자신을 희생하기로 했습니다. 혹여 조국이 대를 위한 희생으로 한길로 부자를 선택한다 하더라도 자신만은 끝까지 한길로의 곁에 남아주겠다 결심했지요. 그래서 다시 한길로를 찾아가서 지금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지만 자신은 한길로를 배신한게 아니라 거짓말을 했습니다. 믿지 않아도 되니까 이 하나만은 진실이라며 ' 한길로를 좋아한다 ' 며 사랑고백을 했습니다.
조국을 위한 길 그리고 사랑을 위한 길은 반드시 같을 수 없었습니다. 조국은 한길로 부자를 미끼로 이용하고 그들이 원하는 목표물을 얻는게 우선이었습니다. 결국 조국은 김서원의 사랑을 지켜줄 수 없었습니다. 사랑을 지키는 것은 오로지 김서원의 몫이었죠.
이처럼 大를 위해서 小를 희생할 수 있다는 무겁고도 불편한 이 진실 앞에서 김서원은 고민할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절대절명의 운명 앞에 다른 길을 제시했지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것 역시 지킬 임무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길로가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음을 알게 되더라도 자신만은 적어도 그 상처에 괴롭게 버려두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길로가 자신을 믿지 않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길로의 곁에 있으면서 그를 지켜주는 게 김서원의 선택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 동시에 길로도 지켜내겠다는 김서원! 그리고 김서원을 밀쳐내려 했지만 또 위험에 빠질까봐 다시 김서원을 찾은 한길로!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겠다며 조국과 사랑 앞에서 갈등하는 이 커플을 어쩌면 좋을까요? 서로에게 솔직할 수 없지만 오로지 사랑한다는 그 사실만은 진실입니다. 국정원 요원이기에 사랑 앞에서도 모든 것을 내보일 수 없는 안타까운 커플! 서로를 감시하고 의심하지만 사랑하는 것은 진실이었으니, 언젠가 모든 것이 밝혀지면 사랑하나로 그 배신감도 극복할 수 있겠지요.
이처럼 7급공무원은 '大를 위한 小의 희생'이란 국정원 직원의 불편한 운명을 보여줬습니다. 그것이 조국을 위한 길이라면 그들은 누군가도 이용해야 했고, 희생시켜야 했습니다. 그러나 김서원은 양심마저 저버릴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小를 지키는 양심에 대해서 역설했지요. 7급공무원에서 항상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그것이 옳지 못한 일이라도 조국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것인가? 요즘 국정원에 대해서 말이 많기 때문에 이 질문이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드라마가 포장과 미화를 하고 있지만, 현실의 국정원은 국민을 실망시키기만 했지요. 그래서 이날 보여준 7급 공무원의 불편한 진실이 그저 국정원을 포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엄태웅과 JJ(임윤호) 그리고 미래(김수현)로 대변되는 악인들도 그 태생에는 국정원의 이 불편한 진실이 존재합니다. 대의를 위해서 희생한 가족의 아이들, 그 아이들은 자신들을 이용하고 무참히 버린 조국과 국정원에 대한 복수심에 국가에 해를 가하는 존재로 자랐죠. 결국 대의를 위한 길이 선량한 희생자를 남긴 사례를 통해서 小를 희생하는 길이 반드시 조국을 위한 길이 아님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길로 부자가 또다른 小로 등장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이처럼 이용하는 사람도 국민이고 지켜줘야 하는 이들이라는 것이겠죠. 아무리 조국을 위한 길이라 할지라도 희생없이 국민을 지켜주고 사랑해주는 게 진짜 조국을 위한 길입니다. 그래서 김서원을 통해서 희생을 최소화하고 그들을 지켜내는 것도 국정원의 임무 임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