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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종범발언 논란, 눈살찌푸린 네티즌 이중성 본문
버스커 버스커 김형태의 트위터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김형태가 최근 컴백한 허니지를 응원하기 위해서 올린 글, " 허니지 형들 차트 '종범' " 에서 '종범'이란 단어가 일베 용어라며 네티즌의 지적을 받았습니다. 김형태는 종범발언에 대해서 논란이 일자, " 이게 나쁜 말인지 모르고 썼네요. 당장 삭제 " 라며 해당 글을 삭제 했지만, 이전에 그가 썼던 '운지'란 발언까지 알려지면서 실망스러움을 안기고 있습니다.
'종범', '운지'가 문제시되는 건 단어 안에 전라도와 노무현 태통령을 비하하는 의미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죠. 지역을 폄하하기 위해서 확대 재생산 된 용어와 고인을 능욕하기 위해서 특화시킨 용어를 파급력 강한 젊은 뮤지션이 쓴다는 자체가 정말 씁쓸한 일이었습니다. 김형태는 나쁜 말인지 모르고 썼다고 해명했지만, 사실 뜻을 모르고 쓴다는 이런 모르쇠 해명도 씁쓸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알고 쓰던 모르고 쓰던 양쪽 다 무지는 자랑이 아닌 일입니다.
일부에선 이번 논란에 대해서 뭐만 하면 일베로 몬다며 어쭙잖은 쉴드를 치던데, 오히려 그 모습을 보면서 전효성과 크레용팝과 다른 이중성만 느껴서 눈살찌푸렸습니다. 팬이 있고 없고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여자연예인? 남자연예인의 차이일까요? 비슷한 상황에서 터진 논란을 두고 누군가는 일부라도 쉴드가 된다는 게 더 이상합니다. '민주화 발언'이나 '노무 노무 발언'이나 다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기에 적절하지 못한 사용을 비난했던 것이지요. 하물며 '종범' '운지'발언은 대놓고 폄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쉴드가 된다는 자체가 공감안되었습니다.
'종범'이 엠팍이나 디씨에서 기원한 거라고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기원이 아니라 비하를 위해서 확대 재생산한 곳이 일베라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좀범 선수가 광주를 연고한 기아 타이거즈(광주연고) 선수가 아니면 절대로 그들이 종범 종범거리며 그 단어에 주목하지 않았겠죠. 일베의 속성을 본다면 지역적인 차별 의미를 더 확장시킨건 너무나 뻔합니다. 그리고 이종범 선수 개인에게도 이는 못할 짓입니다. 지역 폄하 의도건 아니건 어떤 의미로 사용하던간에, 한 사람의 이름을 가지고 은어로 만들어 사용하는 걸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는 자체가 문제입니다. 거기서부터 비하는 시작된 것이고, 그런 유희행위가 있었기에 일베가 더욱 '종범'을 지역폄하까지 끌어붙여서 이용하고 파고들 수 있던 것입니다.
이렇게 요즘들어 연예인들의 일베관련 말들이 계속 터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일베가 우리 일상에 깊이 퍼지고 있다는 뜻이겠죠. 젊은이들 사이에 아무렇지 않게 이런 용어들이 스며들고 있고, 그것을 대표적으로 젊은 연예인들이 보여주면서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건 무지에 의한 전파입니다. 뜻을 알고도 낄낄거리며 타인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사람보다, 모르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민주화가 본래의 뜻이 아닌 '민주화 시키지 않는다'로 변질되고, 애써 '노'자를 일상 용어에 섞어쓰면서 고인 능욕에 동참하게 만들고, '운지'와 '종범'을 은어처럼 사용하며 지역폄하와 고인폄하에 나도 모르게 함께하고 있다는 자체가 무서운 일입니다. 이것이 바로 심각한 일베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인터넷을 끼고 사는 젊은이들이라면 일상은어와 비하은어 사이의 차이는 구분이 가능하지요. 조금만 상식을 가지고 집중하면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일베에서 특정한 비하성 단어를 유독 많이 쓰는 건 폄하를 일상화하기 위해서 입니다. 심각성을 모르는 젊은이들이 무지를 무기로 이를 퍼트리면, '운지'나 '종범'같은 단어가 아무렇지 않게 일상용어와 섞이며 그들이 원하는 비하의 의미도 은연중에 일상에 번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일베용어에 길들여져서 그 심각성마저 상쇄됩니다. 그게 뭐 어때서? 재밌으면 그만이지? 그런데 특정 지역을 폄하고 심지어 고인을 비하하고 우리나라의 근간이 된 민주화를 부정하는 의미를 재미를 위해서 쓰는 자체가 나도 모르게 심각한 정신적 피폐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비상식적인 용어를 그대로 흡수해버리고 즐기면 상식파괴가 일상이 될 것입니다. 폭력이 빈번하면 그 폭력에 무뎌지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말의 힘은 더욱 강합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들이 이렇게 비상적으로 변질된 용어들로 범람하게 된다면, 어느새 우리의 개념과 철학까지 그렇게 변질되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더욱 일베용어에 거부감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상식을 흔들고 차별을 당연시 조장하고 있으니까요. 이런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는 일베 용어들은 결국 일베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논란이 되고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일베를 왜 방치하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연예인까지 번져서 분란만 만드는 일베란 사이트를 이렇게 방치하는 한, 우리는 심각한 부작용을 또렷히 보면서 씁쓸함만 느끼게 되겠죠. 언제까지 이런 논란들이 반복되야 하는 지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