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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윤민수, 동심 꿰뚫은 감탄한 눈높이 교육의 힘 본문
이번 '아빠 어디가'는 충남 공주의 한 서당을 찾았다. 아이들은 서당에서 엄격한 예절 교육을 받았다. 훌쩍 성장한 만큼 아이들에게도 예절 교육이 절실했던 시점이었다. 제작진이 센스있게도 이점을 잘 집어냈다. 아어가를 재밌게 시청하지만 가끔씩 존대하기가 부족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존댓말에 익숙해질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취지가 좋았다. 이렇게 서당에선 예의를 갖춰 인사하는 법과 존댓말 쓰기에 신경써서 교육했다.
그런 면에서 서당 편은 준수의 난이었다. 존댓말에 익숙치 않은 준수가 훈장님의 지적에 어쩔줄 몰라하며 연신 당황했다. 그래도 준수가 갈수록 존댓말을 쓰는 모습이 기특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인사 예절에선 제일 열심히 했다. 말은 어린티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준수도 학교에 들어가고 성장하면 더 의젓함이 베일거다. 이렇게 아직은 익숙치 않은 준수를 훈육하느라 이종혁은 지아에 이어서 아들에게도 혼쭐이 났다.
그리고 지아 엄마의 등장은 기대이상이었다. 아빠와 다른 엄마의 엄격한 모습에 지아가 꼼짝하지 못했다. 다 받아주던 아빠와 달리 엄마는 지아의 눈물을 뚝 멈추게 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아빠가 딸바보면 엄마는 딸을 엄하게 키울 수 밖에 없나 보다. 똑부러진 지아는 엄마의 카리스마를 닮은 듯 했다. 이렇게 아빠의 빈자리를 엄마가 대신하던 이색풍경은 아빠와 엄마의 역할분배의 소중함을 느끼게 했다. 지아에게 얄짤없어도 요리에서 허당엄마의 면모를 과시했던 송종국 부인의 활약이 아어가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그런데 서당체험이 낯설기는 부모님들도 마찬가지 였다. 아무리 예절교육을 강조해도, 엄격히 아이들에게 예절을 요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존댓말 쓰기는 부모들도 힘든 도전이었다. 친한 만큼 반말이 오고가는게 익숙했으니, 모범을 보여서 아이들에게도 존대를 써야 하는 건 부모님들도 지키기 힘들었다. 눈치 빠른 아이들이 아니고서야 부모들의 마음을 알리 없으니, 훈육하는 그 짐이 두배나 컸다.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과 말이 튀어나오면 부모들은 더욱 책임감을 가지며 몸둘바를 몰라했다. 그래서 부모의 마음이란 조금이라도 더 배워가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강했던 회였다.
그렇다보니 '사자소학' 가르치기에서 부모들의 교육법이 극명하게 갈렸다. 사실 효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자소학은 어른들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날 낳으셨다는 첫소절의 의미를 정확히 설명하는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오히려 책 많이 읽은 민국이가 어른보다 훌륭하게 설명을 했다. 하지만 대부분 어려운 한문과 뜻풀이에 막혀서 사자소학 자체를 어려워하고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얼마나 아이들의 집중력을 이끌어내는 가가 중요했다. 그런데 이런 사자소학 가르치기에서 유독 돋보였던 것이 바로 윤민수다. 바로 동심을 정확히 꿰뚫었기 때문이었다.
한눈에도 어려운 사자소학!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이었다. 집중력이란 애초에 흥미가 생기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윤민수가 가장 잘한 것은 윤후의 흥미를 노래로 이끌어낸 점이다. '부생아신 모국오신 복이회아 유이포아!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셨네. 배로써 날 품으시고 젖으로 날 키우셨네.' 한눈에도 아이들이 관심가지기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무조건 암기하고 외우라고 하는 건 무리였다.
부모가 뭐냐고 반문하는 준수같은 아이들에게 더 어려운 뜻풀이를 무작정 기억하게 하는 것도 쉽지않았다. 그래서 김성주나 이종혁은 상황극을 펼쳤다. 그러나 어린 준수에겐 그것도 벅찬 일이다. 지아 역시 어렵다고 칭얼거렸고 엄마의 따끔한 호통에 그제서야 집중했다. 그러나 엄마 체력만 소모하며 한계만 보였다. 이처럼 마냥 스파르타 교육으로 밀어붙인다고 아이의 흥미가 생기는 건 아니였다.
그래서 윤민수는 무조건 아이의 눈높이에서 노래를 부르게 했다. 윤후가 좋아하는 노래 멜로디에 사자소학 가사를 붙인 노래를 윤후는 쉽고 빠르게 외워 나갔다. '배로써 날 품으시고 젖으로 날 키우셨네'를 찌찌로 키우셨네로 개사하는 빵터지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윤민수는 웃기만 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다른 문장도 다양한 노래로 완성해갔다. 그래서 윤후는 비교불가의 집중력을 선보이며 가장 재밌게 사자소학을 익혔다.
윤후 또래의 아이들에게 애초에 기대 가능한 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였을까? 공부에 질려있는 아이들에게 여행을 통해서 또 공부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을 주는 건 너무한 일이다. 부모의 마음은 하나라도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겠지만, 그것도 아이가 원치 않으면소용없다. 그래서 달래고 어르고 가르치느라 진땀을 빼기 일수다. 그것은 아이도 부모도 지치게 할뿐, 진짜로 배우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윤민수는 정확히 알았다. 아이에게 부담을 주기보다 이 순간 즐겁게 시간을 떼우는게 바로 아이가 조금이라도 배우는 지름길 임을 그는 너무나 잘 알았다. 그래서 그는 준수에게 알파벳을 단숨에 가르친 것처럼! 이번에도 윤후에게 즐겁게 타령으로 승화시킨 노래를 부담없이 흥얼거리게 만들었다. 윤후가 다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준수처럼 불현듯 타령을 흥얼거릴 거다. 부담없이 아이가 기억하게 하는 법! 그것이 바로 서서히 스며들게 하는 윤민수의 놀이학습이었다.
그는 매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공부를 놀이하듯 쉽고 재밌게 가르쳤다. 공부가 아니더라도 아이의 창의력을 쑥쑥 크게하는 다양한 놀이로 윤후를 자극했다. 장난같이 그림자 놀이를 하고 의사놀이를 하고, 바위를 고래등이라 상상하면서 아이의 감성을 풍부하게 채웠다. 그런 눈높이 교육은 노래 수업에서도 빛났다. 아빠들의 일일수업에서 윤민수가 가장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고 재밌는 수업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그 순간 부담없이 놀았다. 그러나 노래하며 어느새 과정 속 추억을 마음에 새겼을 것이다.
이렇게 윤민수는 동심을 정확히 꿰뚫은 그만의 눈높이 교육으로 아이들이 얼마나 재능을 깨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어려운 것을 보면 주눅들고 무조건 재미없다고 흥미를 잃어버리는 아이들! 어른도 같은 마음인데 아이들은 더 할거다.. 그래서 윤민수처럼 어렵지 않다는 인식부터 확립하고 뭐든 재밌게 접근시키는 게 필요하다. 이날 다양한 부모들의 교육법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윤민수가 접근법 면에서 가장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시작이 어려우면 그 다음도 어렵다. 그래서 아이들이 공부라면 질색하는게 아닌가 싶다. 아어가 부모들의 강제주입 장면은 우리 교육 현실을 담았다. 스파르타식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아이의 흥미를 떨어뜨린 점은 맞다. 그래서 윤민수의 교육법이 주목받는 것이다. 똑같은 공부라도 아이가 흥미를 붙이면 저절로 춤까지 추면서 장단맞춘다. 윤후의 깜찍한 타령은 이런 눈높이 교육의 힘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우리 교육도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끈다면 좋겠다. 이처럼 윤민수는 존대교육부터 기발한 암기법까지 가장 모범적으로 완수했다. 그가 아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인기 삼촌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