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신의 선물 종영 마지막회, 꼭 죽여야 했나? 기동찬만 억울한 결말 본문

Drama

신의 선물 종영 마지막회, 꼭 죽여야 했나? 기동찬만 억울한 결말


딘델라 2014. 4. 23. 09:12

무진사건의 진범은 김남준 대통령(강신일)의 아들 김신유(수호)였다. 친구들과 함께 마약을 한 김신유는 목격자 이수정을 흥분한 상태에서 죽이고, 지금의 영부인인 엄마에게 전화로 모든 사실을 알렸다. 영부인은 지금의 비서실장 이명한(주진모)과 손잡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서 김신유의 세 친구를 공범으로 올가맸다. 결국 샛별이 납치의 진정한 배후는 바로 또 다른 무서운 모정 영부인이었다. " 결국 저 아이가 죽여야 내 아이가 무사할 수 있는거네요 " 영부인은 증거사진을 본 샛별이를 죽여야 한다는 이명한의 생각에도 동의했다. 자신의 아이를 지키려고 남의 아이를 희생시키는 일을 선뜻 받아들이는 모성애는 이기적이었다.

 

 

어른들의 이기심이 만든 불행의 굴레

 

이명한 역시 이기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친구 김남준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는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다. 이수정을 세번 찌르게 해서 대통령 아들의 친구들에게 죄책감을 덧씌우고, 모든 과정을 사진에 담아서 그들을 협박했다. 그리고 진실을 밝히려 들면 가차없이 죽였다. 이런 그들에게 제대로 제물이 된 건 기동호였다. 사람을 죽이는 일도 쉬운 이들이 억울한 누명을 씌우는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였다. 그래서 기동호의 사형집행을 빨리 이끌기 위해서 이명한과 영부인은 샛별이를 납치해서 여론몰이에 나섰던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대통령을 압박할 구실을 샛별이 납치사건에서 찾았던 것이다.

 

 

정치가였던 친구를 존경해서 모든 일을 꾸몄다던 이명한의 말이 참으로 이기적으로 들렸다. 신념으로 포장한 그의 삐뚫어진 충성심은 결국 자신의 야망을 숨기려는 허울좋은 구실에 불과했다. 누군가를 희생시켜 얻은 좋은 권력?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자신들의 야망을 위한 정치권력임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런 이명한에게 딸을 살려달라고 무릎꿇고 빌었던 한지훈(김태우)도 이기적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태오 형의 진술로 무진사건을 은폐시킨 것을 알고도 중요한 증거품을 손에 쥐고 딜을 했다.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며 그럴려면 대한민국 정도는 가져야 한다며! 진실을 두고 권력을 잡고 싶다는 거래를 선택한 순간부터 그의 불행은 스스로 자초했던 일이었다.

 

이처럼 샛별이가 왜 납치되어야 했는지 그 불행의 시작은 모든 어른들의 이기심에서 출발했다. 자식의 잘못을 숨기려 했던 어머니는 타인을 희생을 눈감았다. 이기적인 모정이었다. 친구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우정은 살인까지 저질렀다. 아내와 딸을 두고 불륜을 저질렀던 남편은 알고보니 더 큰 야망을 품었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결과물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내 자식만 소중하고 내가 쥔 권력만 소중하고! 그래서 타인의 아픔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희생량을 서슴없이 삼는 이들은 소시오패스로 대변되는 참으로 소름돋는 존재들이었다.

 

 

샛별이 삔의 정체, 기동찬의 안타까운 반전

 

이들이 이용한 것이 타인의 가족애란 점이 더더욱 소름돋는다. 지금까지 배후세력에 조종당한 문신남은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서 사형제도 부활이 절실했던 인물이다. 그의 강한 부성애를 이용해서 샛별이까지 납치 사주한 이들은 결국 마지막을 남겨두고 후회한 문신남마저 죽이려 들었다. 자기 자식을 위해서 남의 자식을 희생시키려는 일이 보통 마음으론 어렵다는 걸 문신남의 후회가 보여준다. 문신남을 결국 샛별이를 도망시키고 이명한 일행에게 피습당했다.

 

그런데 이명한이 이용한 가족애는 끝이 아니다. 바로 기동찬의 안타까운 반전에 이들의 소름돋는 계획이 있었다. 샛별이를 물에 빠져 죽게 한 이는 바로 기동찬이었다. 샛별이 삔을 왜 기동찬이 들고 있을까? 설마하던 강한 떡밥이 마지막회에서 풀렸다. 기동찬은 형의 누명을 벗기려 이명한을 찾아가서 태오 형이 남긴 유서를 증거로 들이밀며 협박했지만 이명한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기동찬 가족을 볼모로 잡고 샛별이 납치범으로 몰아갈 준비를 마쳤던 것이다. 죽일 수도 있다는 말에 기동찬은 어쩔 수 없이 물러서야 했다.

 

 

그런데 이명한은 더 빨리 기동호의 사형을 준비하고 있었다. 형의 사형이 내일이다? 기동찬은 자신 때문에 형의 사형이 앞당겨졌다 자책했다. 그리고 기동찬은 대통령 아들을 찾아가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김신유를 때리고 자신이 이수정을 죽인 진범이라고 소리쳤다. 모든 죄를 뒤집어 써서라도 형을 살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기동찬! 이 모든 건 이명한의 계획이었다. 기동찬이 술을 먹으면 단기 기억상실에 빠진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샛별이 죽음 계획에 이용했던 것이다.

 

몰래 알콜이 들어간 물을 마시고, 기동찬이 정신이 혼미할 때 어머니에게서 샛별이를 죽였다는 전화를 받았다. 기동찬은 충격에 무진으로 달려가서 죽은 듯 누워있는 샛별이를 발견했다. 자신의 엄마가 저지른 짓에 기동찬은 눈물을 흘리며 샛별이에게 연신 미안하다 말했다. 그러나 모든 건 이명한의 거짓쇼였다. 샛별이는 죽은 게 아니라 잠들어 있었고, 기동찬이 받은 전화는 엄마와 비슷한 목소리일 뿐이었다. 이명한은 기동찬이 형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샛별이를 죽였다는 시나리오로 몰아가려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찍어놓은 사진을 한지훈 변호사에게 보냈던 것이다.

 

 

죽여야 했나? 기동찬만 억울한 결말

 

이것이 바로 기동찬이 샛별이의 삔을 가지고 있던 이유이자, 물에 빠져 타임슬립을 한 이유였다. 기동찬은 단기 기억상실로 이를 기억하지 못했고, 한지훈은 이명한이 보낸 사진으로 기동찬을 죽이라 사주했던 것이다. 숨겨졌던 기억의 실타래가 풀렸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기동찬은 이런 음모를 모른채 자신이 왜 타임슬립을 했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샛별이를 물에 빠뜨렸단 기억을 떠올리며 죄책감에 빠졌다. 모든 불행의 시작이 자신에게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묘령의 여인이 남겼던 예언을 떠올렸다.

 

" 둘 중에 하나가 살아져야 끝나는 운명...둘 중 하나라면 샛별이랑 나...이거였어. 그래서 아줌마랑 나를 14일 전으로 돌려보낸거야.....샛별이 내가 지켜줄게..."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안 대통령이 김수현에게 샛별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물 속에서 혼돈스러워하는 기동찬을 막을 수는 없었다. 풍덩하는 물소리만 들렸다. 기동찬이 샛별이 대신 자신의 죽음으로 모든 걸 마친 것이다. 기동찬 역시 이용당했던 것인데, 그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밀려오는 죄책감에 자신을 희생했다. 깨어난 샛별이가 기동찬의 옷깃을 잡았지만, 기동찬은 선명하게 샛별이를 안고 있는 자신의 기억만이 또렷하게 밀려왔다.

 

샛별이의 운명을 바꿀 이가 기동찬이었다는 건 놀라운 반전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기동찬이 이용만 당하다 죽었다는 것이 그의 희생을 더욱 불쌍하게 만들어서 그저 허무할 뿐이었다. 오죽하면 그저 샛별이랑 동찬씨만 외치는 김수현의 모습마저 답답해 보였을까? '샛별이가 살아있다고 말해요 김수현씨'라 외치고 싶었다. 기동찬이 죽어야 하는 걸 설득한 한가지는 그저 예언 뿐이었다.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나야 할 운명이란 말이 기동찬을 더욱 희생하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그런 예언조차 설득력이 떨어졌다. 중요한 문제는 샛별이를 납치했던 진범이 밝혀지는 유무기 때문이다. 김수현의 막무가내 밀어붙이기로 대통령을 만나서 모든 진실을 알리는 데 성공했으니 이명한과 영부인의 계획은 곧 세상에 드러날 것이다. 기동찬이 과거에 그런 일을 했다는 것도 결국은 그 계획의 일부에 희생당한 것을 김수현만이 믿어주면 그만이었다.

 

악행에 희생당한 이들이 결국은 해피엔딩이 되었으면 하는게 시청자의 바램이다. 그런면에서 기동찬의 죽음은 이런 통쾌한 결말과는 거리가 멀었다. 신의 선물이 꼭 운명을 바꾸기 위한 희생으로만 그려지는 것이라면 기동찬에게만 너무 가혹한 운명이다. 기동찬이 반드시 죽어야 모든 게 풀릴 운명이었다면, 그가 강한 저항 속에서 샛별이를 대신해서 희생할 수 밖에 없던 그런 구도라도 보여줬다면 모를까. 모든 게 그의 기억 속에 남아있단 죄책감이란 것이 너무나 불쌍했다.

 

정말 신의 선물을 보면 드라마 '49일'이 오버랩된다. 눈물 세방울을 겨우 찾았으나 신지현만 허무하게 죽어서 시청자를 분노케한 결말이 진정 최악이란 생각이 들었다. 판타지 드라마의 한계일까? 타임슬립이 조금더 탄탄하게 쓰였다면 좋았을텐데, 결말은 항상 기대치를 갇게 한 첫회보다 허망했다. '신의 선물'도 기동찬의 희생이 허술하게 그려져서 드라마 사상 최고로 불쌍한 남주 캐릭터만 만들어서 아쉽다.

 

조승우의 재발견, 용두사미 속 가장 빛난 존재감

 

이런 허무한 결말 속에서 조승우의 연기는 더욱 빛났다. '신의 선물'이 허술한 전개로 용두사미를 보여줬지만, 기동찬을 연기하는 조승우의 재발견으로 그의 존재감이 가장 컸다. 구수한 사투리 연기로 매력적인 기동찬 캐릭터를 잘 소화한 조승우를 믿고 끝까지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의 연기가 더 인상적이었기에 기동찬의 안타까운 인생마저 더 불쌍하게 느껴진다. 형에 대한 미안함과 영규를 바보로 만들었단 짐을 안고 힘겹게 살았던 기동찬! 자신이 하지도 않았던 일 때문에 억울하게 죄책감만 짊어지고 살았던 기동찬이 마지막 샛별이 죽음에 대한 죄책감마저 느끼고 죽었으니 얼마나 억울할까? 그래서 안데르센의 동화를 각색한 기동찬의 엔딩이 더 절절해 보였다. '아기를 구한 기사는 어떻게 되었어요?' 기동찬이 살았다는 열린 결말로 나름대로 믿고 싶었던 마지막회였다.

 

 

그의 죽음이 납득되지 않았지만, 끝까지 기동찬에 의한 기동찬을 위한 드라마였음을 보여주었다. 그런점에서 이보영에겐 많이 아쉬울 듯하다. 조승우는 용두사미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기억되는 연기와 캐릭터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는데, 이보영은 이번에 캐릭터의 한계로 열연이 묻힌 듯하다. 기동찬만 억울한 결말이지만, 기동찬을 연기한 조승우만은 억울하지 않았던 드라마로 기억될 것 같다. 그래도 범인을 찾느라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화제성만은 시청률과 별개로 뜨거웠던 드라마였다. 아쉬워도 이런 드라마들이 많이 만들어져 드라마의 다양성을 더 많이 보여주길 바란다. 그동안 모든 스텝 배우분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주 방영될 이방인도 기대된다.

 

 

공유하기 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