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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기자 욕설, 오죽하면 연합뉴스 기자에 분노했을까?


딘델라 2014. 4. 25. 14:09

이상호 기자의 욕설이 포털에 올랐다.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생방송 도중 연합뉴스 기자에게 울분을 터트렸단 것이다. 이상호 기자는 왜 연합뉴스 기자에게 욕설을 한 것일까? 언론을 전달하는 이의 욕설은 당장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 비난할 수 있지만, 이날 이상호 기자의 욕설은 그 욕설보다 이유가 더 주목받았다.

 

 

지난 24일 고발뉴스와 팩트TV는 실종자 가족과 이주영 해양수반부 장관 등과의 대화를 합동 생중계했다. 이를 중계하던 이상호 기자는 현장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던 중 연합뉴스 기자에게 버럭 화를 냈다. " 연합뉴스 기자 개XX, 네가 기자야? 오늘 낮에 연합뉴스에서 지상 최대의 구조작전이라는 기사를 봤다. 너 내 후배였으면 죽었어 " 그는 연합뉴스가 현장과 다른 부풀린 내용의 기사를 내보낸 데 강하게 항의했던 것이다.

 

 

이날 이상호 기자를 분노하게 한 기사는 [ '물살 거세지기 전에..' 사상 최대 규모 수색 총력 ]이란 타이틀의 기사다. 기사엔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바다 위와 수중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 작업을 벌였다고 적혀있다. 물살이 평소보다 약한 소조기가 끝나감에 해군과 해군구조대, 소방 잠수요원, 민간 잠수사, 문화재청 해저발굴단 등 구조대원 726명이 동원되고 함정 261척, 항공기 35대 등의 장비가 집중 투입되었다고 적혀있다.

 

그런데 이와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피해자 가족들이 항의한 부분과 일치한다. 실종자 가족들은 소조기가 끝나가는 상황에서도 구조가 더딘 상황에 불만을 터트리며 항의 중이었다. 특히 가족들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다르게 현장에 투입된 인원이 적다는 것을 지적했다.

 

 

[ YTN 실종 가족들 밤샘 항의..현장 상황 '핫라인' 구축 검토-가족들은 특히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내용과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다르고 수색 범위와 인원도 다르다며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 [노컷뉴스 "왜 엄마를 악마로 만드나? 엄마로 살고 싶다" 하소연 - 한 가족이 수색에 투입된 잠수사 인원에 대해 해경청장에게 질문하자 "750명, 아니 100여 명이 투입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직접 수습을 할 수 있는 분은 13명"이라고 실토하면서, 진도항의 분위기는 충돌 직전으로 갈 만큼 험악해졌다. ]

 

연합뉴스 뿐 아니라 총력투입이란 기사는 MBC도 마찬가지였다. ['소조기' 마지막 날 최대 투입…실종자 가족 거센 항의 -오늘은 물살이 느린 소조기가 끝나는 날이어서 현재 수색작업에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들이 집중 투입됐습니다....가족들은 오늘이 조류가 느려지는 '소조기'의 마지막 날인만큼 구조 작업에 성과가 더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컸는데요. 오전 한 때 가족 20여명은 직접 배를 타고 수색현장을 찾아 구조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다녀온 가족들은 수색 작업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해양경찰청장과 해양수산부장관을 붙잡고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해경은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위한 추가 유도선 확보와 민간 잠수부를 적극 활용해 달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MBC 뉴스데스크는 실종자 가족의 항의도 내보냈지만, 이들이 왜 분노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는 자세히 전하지 않았다. 총력투입했는데 진전이 없자 항의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민간잠수부를 왜 적극 활용하라는 가족들의 요구가 거세졌을까? 이를 상세히 보도하는 지상파 언론은 몇 없다. 그래서 주목받은 게 종편 JTBC였다. 다이빙벨 논란과 현장 재난관리의 부족함을 속시원히 보도한 손석희의 JTBC 보도국이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로 주목받았다. 언론의 극과 극 보도행태를 비교하는 일도 참 못할짓이다. 이런 일이 없어야 정상인데, 현실엔 공중파가 외면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후진국이나 그런다고 혀를 차던 일이 민망할 정도로. 

 

 

현장에서 애쓰는 잠수부들의 노력을 왜 모를까? 다만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있는 그대로 전해야 신뢰가 쌓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보도되는 현장 상황을 보면 이런 난리가 나면 믿을 건 자신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총력 투입이란 말과 다르게 현장에서 보여지는 것이 다르다면 당연히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다. 기상 상황을 고려해서 소조기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함에도 지금까지 해경과 정부가 보여준 엇박자는 실종자 가족들을 애태울 수 밖에 없었다. 민관군이 합동이 되서 구조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했지만, 말과 다르게 '언딘'이란 청해진 계약 업체가 주도가 되서 구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게다가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 논란도 마찬가지다. 해경은 방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다이빙벨 투입을 거부했었다. 그러나 모 대학에서 이종인의 다이빙벨보다 못미치는 다이빙벨을 몰래 투입하려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경에 대한 불신이 쌓였다. 그래서 이종인이 예전에 천안함 사건 때 밉보인 일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이 난리인 상황에서 찬물 더운물 가릴게 무엇이람? 그건 '최선을 다하겠다! 총력을 기울이겠다! 동원할 건 다 해보겠다!'던 정부와 말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정작 '언딘'이란 청해진의 용역업체는 철썩같이 믿고 있는 해경! 사고수습을 회사가 책임지는 건 맞지만, 지금 상황은 국가가 나서서 온 힘을 기울일 상황이다. 피해자 가족 입장에선 사고를 낸 회사와 계약한 곳만 철썩같이 믿고 있는 해경이 정말 무능해 보일 것이다. 뛰어난 UDT도 있고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민간잠수사들이 봉사하겠다고 달려왔던 상황에서 이들을 배제한 채 반쪽자리 구조 상황이 된 걸 어떻게 순순히 이해할 수 있을까?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도 소조기(조류가 약한 때)니까 당연히 민간이건 누구건 가리지 않고 투입해서 하루라도 빨리 시신이 훼손되기 전에 구조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 가족들의 심정이 충분히 공감된다.

 

 

이런 상황에서 위로 불똥튀는 게 두려워서 그저 '총력 투입입니다' 라고 앵무새 언론을 부추겨봤자 점점더 국민의 신뢰만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비난 듣기 싫으면 비난 들을 짓을 안하면 된다. 실종자 가족들이 두눈 뜨고 지켜보는데도 언론만 믿고 정부는 태연하면 그만일까? 그리고 항의하면 그것을 선동이란 말로 호도하려고 하고!(변희재는 이상호가 욕설을 했다니, 가족들을 선동하지 말라고 여전히 그들만의 논리로 해석하기 바빴다) 정말 답답하다. 정말 오죽하면 이상호가 분노했을까 싶다.

 

소조기가 끝나가는 상황에서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이 투입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왜 진작에 해보지 않고 무조건 안된다고만 했던 것일까? 곧 비바람이 예보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가족들은 소조기 때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직도 실종자수는 백여명이 넘는다. 좀더 일찍 이해관계를 떠나서 최선을 다했더라면 기적이 멀리 보이진 않았을지도. 초동대처가 중요하다고 언론들은 수없이 보도한다. 골든타임은 단순히 사고가 일어났던 그날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우리에겐 매순간이 골든타임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희망도 생기는 것이다. 재난시스템이 미비하다는 걸 지금에서야 지적하고 지금이라도 잘해보자고 한다. 그것을 해주길 바래서 정부가 있는 것인데. 변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변하려면 책임지는 걸 먼저 두려워해선 안될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시신이라도 온전히 만나고 싶다는 가족들 마음, 우린 그 심정을 다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이런 저런 이유로 엇박자만 보여줘선 안된다. 그럼에도 정부 관계자는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란 말이나 하고, 혹여 불똥이 튈까 기자들에게 '한번만 도와주소 국가가 매우 힘들고 어려운 상황입니다. 문제 삼는 것은 조금 뒤에 얼마든지 가능합니다....'는 문자나 돌리며 비난 살 짓만 했다. 정말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실종자 가족들이 분노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솔직한 말로 신뢰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온전히 가족을 기다리는 데만 신경쓸 수 있다. 컨트롤타워는 언론에 돌릴게 아니라 진정 재난에만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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