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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일베(일간베스트)의 한계 보여준 인터뷰


딘델라 2014. 5. 4. 17:24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가 반사회적 사이트로 알려진 일베(일간 베스트)를 파헤쳤다. 세월호 침몰사고 중에도 유가족과 희생자들을 비하한 글로 경찰조사까지 받은 일베회원들이 있었다. 일베는 이렇게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비윤리적이고 비상적인 행동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 그알에선 이런 일베의 패륜을 자세히 다루면서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일베 게시물의 유해성을 지적했던 한 기자는 일베 회원들에게 심각한 시달림을 받았다. 개인의 사생활도 조롱받고 심지어 스토킹한 걸 일베에 올리며 즐기기까지 했다. 또한 쇼핑몰을 운영하던 여성은 자신의 사진에 자극적인 성희롱을 일삼는 일베인들을 고소하려 했다가 협박에 시달렸다. 쇼핑몰을 온갖 기관에 신고하며 영업을 방해함은 물론 스토커짓까지 해서 공포에 살았다고 한다.

 

 

자신들이 한 짓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알지 못하고, 도리어 한사람의 인생마저 송두리째 흔드는 일베의 삐뚤어짐은 참으로 심각했다. 이에도 일베 회원들은 다양한 사회적인 일탈을 보여줬다. 유명한 젖병사건처럼 일베임을 인증하는 사건이 큰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외에도 여성에 대한 심한 반감은 김치녀란 표현으로 남녀갈등을 만들기도 했다. 일베 회원들은 일베가 강한 남성성을 표방한다고 생각했기에, 여성회원들이 활동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그알은 정사갤사건으로 친목질이 부를 수 있는 참극을 예로 보여주며, 일베에서 여성회원들이 활동하기가 어려운 상황을 친목상의 문제로 보여줬다.

 

 

일베를 이용하는 한 여자회원은 인터뷰 중 계속 인증사진을 올리면서도 신분이 드러나는 걸 노심초사했다. 여성회원인게 알려지면 안된다는 그녀는 그것 때문에 닉네임을 바꾸기도 한다고. 그런데도 일베에서 노는게 재밌다며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한 사진을 향해 " 딱 봐도 재밌지 않아요? " 라던 모습이 소름돋았다. 합성사진을 올리던 여자회원의 목표는 레벨올리기였다. 레벨이 높으면 일베 안에서 칭송받는다며 위태로운 일탈을 즐겼다. 재미와 관심을 받는다면 여자를 비하하는 일베의 풍토도 참을 수 있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여자인 걸 숨기면서도 일베를 즐기는 여자회원의 심리는 이해되지 않았다. 다른 인터넷 공간과 달리 여자임을 밝히기 두렵다는 이런 특이성이 왜 일베가 문제시 되는지 단적을 보여주지 않나 싶다.

 

일베의 일탈에 물들은 20대 젊은 회원은 주목을 받으려고 자극적인 거짓말도 서슴치 않았다. 처음엔 일베가 이해안갔는데 하다보니 재밌다며 무감각해진 청년을 보니 왜 일베를 폐쇄하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방어기제 없는 청소년들이 이런 사이트에 노출되면 심각하게 피폐해질 수 있었다. 오로지 어떻게 하면 베스트에 갈까를 생각하며 패륜글도 서슴치 않던 일베의 심리를 전문가는 '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냐 증명받고 싶어한다 '고 꼬집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른채 비상식적인 문화를 계속 재생산 하는건 이미 재미의 영역을 넘어선 문제라고 말했다. 갈수록 무감각해져 집단 무의식에 빠질수 있다던 전문가의 말은 파시즘으로 번진 일본 극우파를 떠올리게 했다.

 

이처럼 일베를 찾는 이들은 현실도피적 심리로 주목받고 인정받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타인을 공격하며 풀었다. 자신이 드러나거나 누군가 주목받는 걸 애써 경계하면서도, 일베 안에서 영웅이 되고 싶어했다. 그래서 많은 추천을 받고 베스트글에 걸리고 싶어서 더 자극적인 글을 썼다.

 

 

그래서 그알에선 많은 일베회원들의 인터뷰를 보여 해명의 기회를 줬지만, 자신들의 행동을 그들만의 논리로 설명하려 들수록 더욱 일베의 한계만 드러났다. '안녕하십니까' 대자보를 일베회원에게 훼손당한 고려대 여학생은 당시 일베의 반응이 더 불쾌하다고 했다. 자신들의 비상적인 행동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자신과 다른 생각을 빨갱이라 여기고 성희롱까지 보낸 일베인은 고소를 당했다. 그리고 자랑스럽다며 대자보를 찢은 일베인은 자신의 얼굴을 떳떳히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안녕하십니까' 대자보를 올린 여학생과 너무나 비교되는 인터뷰였다. 그처럼 딱 한사람만 빼고 일베인들은 신분보호를 철저히 부탁해서야 인터뷰에 임했다.

 

타인과 생각이 달랐다면 떳떳히 이름을 밝히고 대자보를 쓰면 그만일 것이다. 결국 겉으로는 떳떳할 수 없다는 걸 비공개 인터뷰가 보여주지 않나 싶다. 이처럼 일베는 다양한 비상식 행동을 직접하고 이를 자랑삼아 인증했다. 그것을 '행게이'라 부르면서  찬양했지만, 정작 현실에선 자신을 드러내길 꺼려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건 그들의 행동이 현실에 드러나면 비난받을 짓임을 알고는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런 어긋난 일탈을 왜 계속하는지 궁금해서 그알 제작진은 밀도있는 인터뷰로 일베인의 심리를 파헤쳤다.

 

 

일베를 한다니 사람들이 안좋게 보는데 그건 오해라고 말한 이는 유독 일베만 문제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왜 우리만 가지고 그러냐 항변하기엔, 상식 밖의 패륜성 인증문화는 일베가 유독 심각하기에 공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들은 잘못된 것은 보지못하고 언론만 탓했다. 하지만 공개된 인터넷 공간에 자극적인 인증을 하면서 주목받고 싶다는 것은 곧 관심끌기의 시작이었다. 문제된 행동을 하고 왜 관심을 가지냐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이었다.

 

그리고 민주화를 비추천으로 쓴다는 것에 대해서도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고 했지만, 그런 말과 다르게 5.18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고 폭동이라고 하는 것이야 말로 논리적 비약이었다. 일베 운영자도 일베 회원이랑 똑같은 말을 하면서, 민주주의가 없었더라면 회원들의 표현의 자유도 없었을 것이란 모순적인 말을 했다. 그것을 잘 아는 사람들이 민주화 운동처럼 진정한 자유와 민주를 수호했던 일들을 비방하는 걸 그대로 나두다니 그저 황당했다.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던 독재를 찬양하는 모순적인 일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자신들을 애국보수라고 부르는 것이 참으로 기막혔다.

 

 

 

일베는 자신들을 보수라고 자청하지만, 실상 일베는 진정한 보수와는 거리가 먼 행동들만 하고 있다. 그들에겐 보수의 참의미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저 현실을 도피할 놀이감이 필요할 뿐이었다. 그래서 정치적인 일을 하던 비정치적인 사담을 나누던 문제점을 직시하지 않고 무조건 김치녀니 홍어니 노무현비하로 끝맺음하는 비상식을 보여줬다. 그래서 일베를 바라보는 일베 이외의 사람들에겐 일베는 마치 모든걸 거꾸로 말하는 청개구리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런 일베를 정치꾼들도 이용하는 걸 보여주며, 잘못된 이들을 감싸는 보수집단의 비상식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보수화란 데이터랑 다른 수사적 표현이라며, 일부 언론들이 일베를 보수의 중심에 놓으려는 건 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보니 일베의 어긋난 일이 커질수록 정치권도 최대한 일베와 거리를 두는 게 아닌가 싶다.

 

이날 보수논객이라 불리는 변희재가 그알 인터뷰를 거부한 이유를 '1월부터 방송출연을 100% 중단한 상태'와 '그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의 거짓조작 전과 탓'이라고 설명했지만, 알고보면 일베인들이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일베가 보여준 폐악질은 그알에서 다룬 것만 봐도 상당히 충격적이다. 인터넷에선 자칭 보수라는 그들은 필요에 의해서 감싸줄 수는 있지만, 공중파가 일베 회원의 인터뷰까지 내보내며 분석적인 자리에선 오히려 득될게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일베의 비논리를 보수라 불리는 사람이 되풀이하는 건 일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그들의 주장과도 배척되는 일이다.

 

 

일베는 단지 놀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베의 비상식적 행동을 단순한 재미라고 표현한 한 일베회원은 전라도가 자신의 장난감이라며 이해할 수 없는 비하 이유를 설명해서 충격을 줬다. " 일단 경험이 반 이상이다. 95,96%이상은 인간성이 문제가 있거나, 사회인으로 현대인으로 갖춰야 될 덕목이 떨어지거나, 미개한 문화가 보였다. 저한테는 말투나 사투리나 그런거 " 그건 삐뚫어진 반감일 뿐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그가 들려준 말이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일베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러할 것이다.

 

" 다른 사람의 상처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못느끼겠다. 그냥 장난일 뿐 비도덕적으로 생각지 않는다. " 는 충격적인 인터뷰의 주인공 역시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자유만큼 타인의 자유가 소중한지 모르는 삐뚫어진 이기심일 뿐이었다. 재밌다! 주목받고 인정받고 싶다! 그러면서 소속감을 느끼고 그것을 의리라며 더 똘똘 뭉친 일베인들! 하지만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다며 자신의 존재를 숨기면서 쌓은 의리가 무슨 소용일까 싶었다. 일베 안에서 위로를 받는다는 한 회원은 자신의 어려운 현실을 벗어나 자부심을 얻었다고 한다. 얼굴을 공개한 일베인은 완벽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모두가 하향 평준화 벌레라며 일베 문화를 찬양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더욱 일베의 한계만 뼈져리게 느끼게 했다.

 

 

 

그들은 아쉽게도 다양하게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모르는 듯했다. 무엇이 진정으로 소중하고 지킬 가치가 있는지, 무엇이 더 아름다운 일인지 세상을 가면을 가린채 보는 건 참으로 불쌍한 일이었다. 당장의 자극적인 일탈이 그들의 현실을 잊게 만들겠지만, 그건 잠시 잠깐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어긋남을 가리기 위해서 일베라는 이름으로 좋은 일했다고 인증하지만, 그건 진짜 자신이 아니라 가면 속의 나로 만족한 반쪽짜리 행복일 뿐이다. 진정한 행복은 결국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 가상의 적에게 화풀이 한다고 진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전문가는 일베에 대해서 정체성을 주체적으로 발현하는 게 아닌 사이트가 요구하는 정서로 자신을 맞추고 적응시키고 있다고 했다. 인정받기 위해서 자신을 비윤리적이고 몰상식한 정서로 몰아넣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일베 운영자 마저도 일베인들처럼 떳떳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걸 보면서, 일베나 회원이나 결국은 가면 속에서 세상과 괴리되어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도 운영자는 돈이라도 벌지. 일베인들에겐 무엇이 남을까? 이날 진중권이나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이 생각보다 미흡하다 했지만, 그래도 인터뷰 자체만 봐도 왜 일베가 논란이 되는지 충분하다고 느낀다. 일부 전문가가 어려운 말들로 그들을 사회적인 현상으로 분석했지만, 사실 그런 전문용어가 굳이 필요가 없을 만큼 그냥 일베는 문제적 집단이다.

 

여자를 비하하고 지역을 폄하하며 가상의 적에게 화풀이 한다 해도 그들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일본 극우파 혐한이 한국에게 엉뚱한 화풀이를 한다고 해도 그들이 처한 현실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현실은 도피할 게 아니라 직시해야 해결된다. 그리고 대다수 일베회원이 처한 현실도 결국 그들이 비하하는 이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떳떳하게 그것을 외칠 수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한 일이 아닌지. 일게이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다는 그들의 말이 결국은 그들의 불행한 이면을 알려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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