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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팔이 독이 된 러브라인과 PPL, 아쉬운 옥에 티 전개 본문

Drama

용팔이 독이 된 러브라인과 PPL, 아쉬운 옥에 티 전개


딘델라 2015. 9. 3. 10:41

시청률 돌풍으로 화제를 모았던 SBS '용팔이'가 연이은 아쉬운 전개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6회까지 긴박한 전개로 몰아치던 용팔이는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갔었다. 그런데 주인공들이 본격적으로 붙은 7,8회를 개연성 없는 멜로 급전개로 공허하게 흘러보내고 말았다. 김태희와 주원의 러브라인은 이미 예고된 것이다. 그러나 전 남자친구 때문에 자살까지 결심했던 한여진(김태희)이 아무리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라 해도 김태현(주원)에게 갑자기 마음을 열고 키스까지 하는 갑작스런 멜로 전개는 너무 앞선 것이었다.

 

 

둘의 케미가 아무리 좋아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시청자를 이해시키는 멜로가 펼쳐져야 호응도 클 것이다. 하지만 용팔이는 김태희가 눈을 뜨고선 완전히 다른 드라마가 된 듯 루즈한 전개로 시청자를 힘빠지게 했다. 영화 뺨치는 액션신이 폭풍처럼 몰아치고 긴박한 수술로 김태희를 살려내고 나서 두 사람이 마치 사랑의 도피를 떠난 듯 성당에서 유유자적하고 있으니 답답할 수 밖에.

 

 

그래도 6회까지 보여준 재미와 김태희와 주원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9회는 뭔가 달라질거란 기대감으로 시청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9회는 7,8회의 연장선으로 루즈한 멜로전개를 떨치지 못했다. 여전히 반복되는 뮤직비디오 스토리! 아무리 주연배우들의 케미가 좋아도 그들을 가지고 계속해서 CF를 찍듯이 이쁜 화면만 담으려 한다면 시청자들은 지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9회는 7,8회의 아쉬움을 떨치는기는 커녕 더욱 실망만 남겼다. 시청자들이 기대한 건 주인공들의 복수인데, 여진과 태현은 성당에 온 후 그간의 긴장감을 완전히 벗어던진 듯 딴나라 사람처럼 행동했다. 아무리 여진이 재활이 필요한 상황이라도 3년을 억울하게 잠들었는데 그렇에 여유롭게 일상을 지내는 게 가당키나 할까? 무서운 이복오빠 한도준 회장(조재현)의 눈을 피해 도피를 한다면 이들은 더욱 몸사리며 조용하고 치밀하게 복수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게 맞다.

 

하지만 여진과 태현은 사랑에 빠진 후 완전히 복수를 잊은 듯했다. 여유롭게 되찾은 일상을 즐기는 두 사람! 오븟하게 아름다운 배경 속에 식사를 즐기는가 하면, 아이들과 개울에서 여유롭게 물놀이를 하고! 게다가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둘만의 낭만적인 시간을 가지며 키스까지 즐긴다. 그간 보여줬던 태현과 여진의 처지와는 완전히 상반된 전개들이 캐릭터의 개연성까지 떨어지게 하니 문제였다.

 

한도준 회장의 욕망이 커질수록 병원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황간호사와 치료 중이던 원장까지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이과장(정웅인)은 비밀을 아는 이들이 죽어나가니 자신도 팽달할까봐 노심초사 떨게 된다. 이렇게 병원을 둘러싼 갈등요소는 점점 급박하게 흘러가는데, 주인공들만 동떨어져서 뮤직비디오 같은 멜로만 찍고 있으니 개연성이 떨어져보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9회는 개연성 없는 러브라인을 더욱 욕먹이는 옥에 티 장면들까지 추가되었다. 바로 도넘은 PPL이다. 제작비를 충당하려면 어쩔 수 없이 PPL이 필요하다. 그런 방송사의 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 PPL이 내용전개와 하등 상관없이 마구 남발된다면 드라마의 몰입을 깨는 부작용이 생긴다. 9회에는 정말 대놓고 펼쳐지는 PPL들이 헛웃음을 불렀다. 특히 방을 구하자며 스마트폰에서 앱을 뒤지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은근한 노출도 아니고 대놓고 광고를 하고 있으니 황당할 수 밖에. 드라마를 보는 게 아니라 CF의 한장면을 보는 듯했다.

 

이렇게 9회는 도넘은 PPL까지 심하게 더해져 아쉬움을 남겼다. 앱, 음료수, 프렌차이즈..그리고 멜로의 주요 장면을 차지한 전경까지 PPL이란게 너무 티가 났다. 그만큼 인기가 있기에 협찬도 밀리겠지만, 드라마의 개연성은 무시한 채 PPL을 끼얹으니 허무함은 배가 되었다. 가뜩이나 주인공들의 내용전개는 답보 상태에 있는데 자꾸만 엉뚱한데서 시간을 쏟으니 더 지루함을 남겼다.

 

 

이처럼 태현과 여진이 멜로에 빠진 후 이들의 내용전개는 사랑을 확인하거나 과거를 회상하거나 잔잔한 일상을 즐기는 게 다였다. 정작 극의 큰 줄기인 복수는 내버려둔 채 엉뚱한 데서 주인공들이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니, 설레임을 줘야 할 러브라인이나 제작에 필요한 PPL까지 더욱 옥에 티처럼 비췄다. 긴장감을 살려내지 못하고 엉뚱한 전개로 시간만 낭비하고 있으니 시청률까지 하락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혹평이 쏟아졌던 8회에도 20%의 대박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이번주는 지금까지의 답답한 전개가 독이 되었는지 무려 3%나 하락한 17%에 그쳤다. 이는 혹시나 하는 시청자들이 실망감에 채널을 돌렸다는 뜻이다. 물론 아직도 높은 시청률이지만, 쭉 상승세를 이어온 용팔이에겐 아쉬움이 남는다. 연이은 혹평은 자칫 흥행세를 꺾어 용두사미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한순간에 용팔이의 반응이 혹평으로 바뀐 건 초반의 신선했던 소재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해서였다. 가뜩이나 표절논란까지 겹쳤는데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라도 이후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살려야 했다. 하지만 작가의 한계인지 용팔이는 김태희가 깨어난 시점으로 내용이 더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극의 긴장감이 깨어난 후로 확연히 달라져버렸다. 그러다 보니 매력이 반감된 김태희 캐릭터에 대한 말도 표절에 대한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여진은 멜로에 빠져 본연의 캐릭터 매력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당당하고 도도하게 복수를 꿈꾸던 여진은 온데간데 없고, 마냥 이쁜 공주님처럼 그려놓으니 괜한 불똥이 김태희에게 튀고 말았다. 김태희의 연기 변신을 기대했는데, 또 다시 비주얼에만 취중한 연출로 그녀의 노력이 가려져 안타까웠다.

 

정말 앞부분을 재밌게 봤기에 갈피를 못잡고 산을 타는 스토리가 아쉽게 다가온다. 분명 6회까지의 용팔이는 대박조짐의 기대작이었다. 그런데 용두사미가 걱정될 만큼 한순간에 달라진 전개가 씁쓸하다. 중요한 건 작품의 질을 끝까지 유지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시청자를 한껏 들뜨게 해놓고 뒷통수 치는 용두사미 전개로 실망만 준다면 시청률 20% 돌파도 의미 없는 공일 뿐이다. 하여튼 용팔이가 다시 살아나려면 초심을 돌아봐야 한다. 당장의 멜로가 중요한 게 아니라, 6회까지 이들이 왜 목숨을 걸고 도박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동생을 위해 헌신했던 용팔이 태현과 3년의 억울함을 한풀이하려는 여진의 굴곡진 인생사를 다시금 긴박하게 전개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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