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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앵커 인사발령, MBC의 속보이는 푸대접


딘델라 2013. 4. 26. 12:02

22일 MBC 김주하 앵커가 1년만에 육아휴직을 끝내고 MBC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김주하 앵커의 복귀소식은 문지애, 최일구, 오상진 등 간판앵커가 MBC를 떠난 상태에서, 그나마 보도국에 신뢰와 무게감을 줄 수 있기에 다들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희망도 잠시, 복귀한 김주하 앵커가 '보도국'이 아닌 '인터넷뉴스부'로 발령이 났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26일 복귀하기로한 김주하 앵커는 '뉴미디어뉴스국'의 '인터넷뉴스부'로 발령받으며, 사실상 보도국 복귀가 힘들어지게 되었다 합니다. MBC를 대표했던 그녀의 존재감을 생각한다면 완전한 푸대접으로, 홀대도 이런 홀대가 없습니다. TV매체를 통해서 편안한 진행을 보여준 김주하 앵커의 모습을 더이상 만날 수 없는게 아닌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발령이 더욱 씁쓸한 이유는 보복성이 다분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임한 김재철 사장의 횡포로 명성이 떨어진 MBC뉴스의 처지를 생각한다면, 당장 김주하같은 인재를 먼저 뉴스에 복귀시키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간판들이 다 떠나간 상황에서 그 빈자리를 채우기엔 무게감있는 김주하의 복귀가 제격일 것입니다. 그러나 김주하 카드를 사실상 써먹지 않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눈 밖에 났다는 의미겠지요.

 

 

김주하 앵커는 육아 휴직 중에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녀는 당시 MBC의 현상황을 강도높게 비난했습니다. 징계도 두렵지 않다며 해고된 동료들의 복직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김주하 앵커가 파업 당시에 동료들의 편에 선 것이 이번 인사발령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겠지요. 어차피 MBC야 김재철 사장이 나간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아니라 발뺌하겠지만, 김재철이 떠났다고 MBC의 현상황이 더 나아질 거란 기대도 없었으니까요.

 

김재철 사장이 뻔뻔하게 사직서를 내며 3억원 퇴직금을 일시불로 챙겨갈때, 그의 안전한 먹튀를 도와준 이들이 과연 누구겠는지. 아직도 남아있는 그의 든든한 대리인들이 있는 한 MBC의 정상화는 아직도 멀고 먼 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간판 앵커를 홀대하며 앵커복귀를 시키지 않는다는 자체가 속보이는 푸대접이 아니고선 설명될 수 없습니다.

 

 

김주하 앵커의 황당한 인사발령을 보면서, 이것이 또한번 강제 등떠밀기가 되는게 아닌지 벌써부터 불안합니다. MBC를 대표하는 최일구, 문지애, 오상진까지 연이어 사직서를 내고 프로선언을 했습니다. 아무리 파업이 끝났다 하더라도 복귀 후 방송에 설 수 없다면 아나운서에겐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렇기에 이들이 줄줄히 MBC를 떠난 것은 소신을 지키는 것도 있지만, 방송에 복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MBC가 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주지 않았고, 사실상 등떠밀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마당에 김주하 아나운서마저 보도국 방송이 아닌 한직이나 다름없는 새로운 부서로 발령이 났다는 것은 당분간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그녀가 이를 견디지 못할 경우, 다른 이들처럼 강제 프리선언을 결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징계도 두렵지 않다던 그녀의 신념이 있었기에, 김주하 앵커가 이를 잘 받아들이고 MBC를 끝까지 지켜주기를 바라지만, 설령 그녀마저 MBC를 떠난다 하더라고 말릴 명분조차 없는 MBC의 현주소가 정말 씁쓸합니다. 결국 김주하 앵커를 향한 MBC의 푸대접은 김재철이 떠나도 여전히 MBC의 정상화는 멀고 먼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했습니다.

 

 

그동안 파업으로 고생했던 이들이 다시 복직하며 정상화의 희망이 보인다고 여겼지만, 그 소식과 맞물려 간판급들이 MBC를 떠나면서 여전히 현실은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왜 이렇게 간판급 아나운서들이 떠나게 될까? 프리를 선언해도 여기저기서 이들을 찾을 만큼 다들 인재인데 말입니다. 아마도 이는 MBC가 장사를 포기했으면 했지, 다루기 쉽고 말잘듣는 앵무새가 필요하다는 의미겠지요. 그래서 배현진 아나운서가 유례없는 한달 유급휴가를 신청한 것도, 부끄러움을 알아서라기 보다는 당분간 새로운 사장이 올때까지 눈치보기식 배려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언제든 사장만 정해지면 또다시 뉴스데스크로 복귀할 것입니다.

 

이처럼 여전히 앵무새 앵커들은 보호받으며 잘나가고 있고, 자리를 빼앗긴 간판 아나운서는 등떠밀리고 있으니 보도국만은 절대로 변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결국 국민의 언론이 아닌 누군가의 입이 되겠다는 그 의지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는  소리겠지요. 요즘 MBC가 살아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죽어가던 드라마나 예능이 시청률 상승세 중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반쪽의 결과입니다. 정작 교양과 뉴스부분에서는 철저하게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틈타서 종편과 케이블 TV는 시사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시사기능이 약해진 공중파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바보상자일 뿐입니다. 이처럼 한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려운게 바로 언론입니다. 그래서 망가진 MBC가 언론기관으로서 회생의 희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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