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황금의 제국, 소름돋았던 반전의 묘미 본문

Drama

황금의 제국, 소름돋았던 반전의 묘미


딘델라 2013. 7. 16. 08:06

'황금의 제국'이 본격적으로 드라마의 정체를 드러내며 엄청난 몰입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습니다. 솔직히 1회에서 다소 어렵고 산만한 전개로 추적자팀의 실패가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4회까지 봐달라는 손현주의 말은 역시 이유가 있었습니다. 2회부터 손현주와 고수의 시너지가 폭발하더니, 회를 거듭하며 박경수 작가의 치밀하고 흡입력 강한 대사들과 탄탄한 대본이 빛을 발하며 엄청난 몰입을 선사했습니다. 그리고 대사 하나 하나에서 뭍어나오는 캐릭터의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황금의 제국'은 그 제목처럼 '황금의 제국'의 적나라한 속살을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이끌었습니다.

 

 

'황금의 제국'의 가장 큰 매력은 진정한 악역은 없다 입니다. 모두가 자기 나름의 이유가 존재하고, 그들이 곧 선인이자 악역이었습니다. 이 드라에서 알려진 악역은 손현주가 연기하는 최민재였죠. 하지만 최민재 캐릭터가 보여준 야망에는 성진그룹을 자기발로 뛰어가며 이뤄왔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희생한 댓가들이 회장 최동성의 자식이란 이유로 황금주머니를 찬 세자녀에게 돌아가자, 그는 진짜 성진그룹을 만든 것은 자신과 아버지라 믿고 무모한 싸움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최동성 회장은 너무나 높고 무서운 사람이었습니다. 겉으론 온화하지만 사업에선 냉철했기에 형제들을 희생의 발판으로 삼았지만 결국 그 몫은 자식을 위한 것이었죠.

 

거미줄처럼 도처에 깔리 덫이 이들을 올가매었고, 최민재는 나락까지 떨어졌습니다. 돈앞에선 형제자매도 없었고, 친인척 관계도 자기들 이익에서 벗어나면 매몰찼습니다. 그렇게 최민재와 최서윤(이요원)은 사촌지간 황금의 제국을 놓고 불타는 경쟁관계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추락한 최민재는 최후의 방법으로 아픈 부인을 버리고 자신을 소유하고 싶은 은행장의 딸과 혼인했습니다. 재기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 믿고 모든 걸 걸었는데, 실패의 위기에 내몰린 최민재는 수렁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정유진과 결혼하며 날개를 달았습니다. 부인이 죽은 것을 알았지만 그 절망 속에서도 부도덕한 자신의 선택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황금의 제국'의 달콤함을 맛본 그는 반드시 다시 그곳을 들어가겠다는 각오로 연민도 버렸습니다.

 

 

이요원이 연기하는 최서윤은 온화한 이미지와 달리 아버지의 회사를 지켜야 된다는 오너의 딸답게 사리판단이 뛰어난 여자였습니다. 그녀 역시 사주의 딸답게 돈의 본능에 이끌려서 싸움에서 반드시 이기고 말겠다는 승부근성이 대단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오로지 아버지의 꿈인 회사를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허영심많은 언니, 무능력한 오빠, 그리고 어린 막내 동생을 대신해서 회사를 이끌 능력은 오로지 최서윤 혼자뿐이었죠. 그랬기에 최서윤은 최민재로부터 회사를 지켜내기 위해서 장태주가 목숨걸고 건낸 2평의 땅을 현금 10억으로 곧바로 사들이며 최민재에게 뒷통수를 날렸습니다.

 

오빠는 나한테 안돼! 오너의 딸로 주식과 돈으로 누구보다 최상의 위치에서 힘를 휘두룰 수 있는 최서윤! 발로뛰며 이룬 최민재의 막강한 힘이 그녀에겐 힘겨운 도전이었지만, 장태주란 변수가 등장하면서 그녀는 위기를 넘기고 최민재를 추락시킬 수 있었죠. 이렇게 오너일가를 공격하면 어떤 응징이 기다리는지 최민재에게 철저하게 보여준 최서윤! 문학을 전공했지만 세상이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는 회사를 위해서 칼을 들어야 한다면 냉철하게 그 칼을 던져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하는 무서운 여자였습니다. 결국 최서윤은 치매로 점점 회복불능에 빠진 아버지를 대신해서, 지주회사 설립을 위해서 장태주와 경쟁을 벌여야 했습니다. 재개발 이권이 걸린 조합장 선거에서의 장태주와 최서윤의 팽팽한 신경전은 매우 흥미로웠죠.

 

 

장태주(고수)는 아버지와 동고동락했던 분을 조합장으로 내세웠지만, 최서윤은 그를 매수해서 장태주에게 뼈아픈 배신을 남겼습니다. 결국 장태주는 자신이 믿었던 아저씨를 자신의 손으로 쳐내고, 원수인 최민재를 찾아가서 조합장 선거에 나온 조필두(류승수)를 자신이 개조해서 선거에서 반드시 이기겠다 선언했습니다. 머리좋은 장태주의 계략은 딱 들어맞았습니다. 용역출신 조필두였지만 재개발 전문가란 이름으로 거듭나서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은 장태주의 계략대로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최서윤은 무서운 무기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장태주의 측근인 윤설희는 엄청난 몸값으로 매수하는 것이었죠. 당신의 앞에 지니의 램프가 있다! 달달한 조건으로 윤설희를 빼오려했지만, 설희가 태주를 생각하는 마음은 깊었습니다. 이렇게 최서윤의 계략이 실패로 돌아가려던 순간, 그녀에겐 또 하나의 카드가 있었죠. 바로 조필두의 오른손도 매수한 것이었습니다. 두명에게 미끼를 던져서 조필두의 사람을 낚았습니다. 조필두는 숨겨진 비리가 드러나며 몰락했고, 조필두가 망하며 장태주도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이렇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숨박히는 전개가 시청자를 사로잡았습니다. 장태주도 최서윤의 손으로 망하고 최민재도 그렇게 나락으로 떨어져서 간신히 날개를 달았습니다.

 

모든 것을 잃은 장태주는 윤설희(장신영)의 스폰을 원한는 유혹의 손길을 거부하고, 최민재를 만났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절대로 원수 최민재와는 함께하지 않겠다 다짐했지만, 최민재가 먼저 그에게 손을 내밀었죠. 최민재는 장태주의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사과하고 고개를 숙인 후, 장태주에게 더 큰 야망의 기회를 함께하자 유혹했습니다. " 아주 긴 싸움이 시작될거야. 밖에서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 장대표뿐이야. 나를 이긴 사람! 성진그룹의 최동성 회장 싸인하나로 수조원의 투자를 결정하고, 말 한마디로 수천억의 현금을 움직이지. 식탁에서 밥을 먹다가 백화점주인이 바뀌기도 하고, 수백원 돈을 날리고도 아버지한테 꾸지람 한번 들으면 끝나는 곳이지. 나 거기서 왔다. 다시 거기로 갈거야. 태주야! 같이 가자. 황금의 제국으로 "

 

야망을 위해서 최민재와 장태주가 뭉치는 장면은 그야말로 소름돋았습니다. 명연기와 명대사가 이렇게 절묘한 그림을 그리다니, 엄청난 몰입을 선사했죠. 특히 '같이 가자 황금의 제국으로'라는 대사는 모든 이의 야망을 설명하는 명대사였습니다. 손현주가 절제된 감정으로 명연기를 선보였고, 단순하지만 심오한 대사들이 황금의 제국을 한번에 설명하며 장태주의 야망에 불을 지폈습니다. 장태주는 돈을 벌면서 자신도 결국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더러워도 가장 미워하는 그들이 돈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굽히지 않을 수 없었죠. 그렇게 돈이 지배하는 그 무서운 힘을 절실히 느끼고 나락으로 추락한 장태주는 최민재가 그랬던 것처럼 그 거대한 제국으로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소름돋는 대사들이 반전의 묘미를 더욱 살려주며 이 드라마의 정체를 명확히 드러내주었습니다.

 

이처럼 '황금의 제국'은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요. 그리고 그 동지가 또 내일의 적일 될 수 있는 무서운 돈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최서윤은 장태주를 구원해주었다가 또 추락시켰습니다. 이들 사이에는 단 하나의 목표만 존재했습니다. 자신들의 제국을 지켜내는 것! 그리고 야망을 실현시키는 것! 이렇게 철저하게 '나'를 지키고 '나' 성공시키기 위해서 배신하고 뒷통수치는 무서운 세계를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롭게 구성한 '황금의 제국'은 성진그룹을 목표로 달려드는 냉철한 야심가들의 이야기를 두뇌싸움으로 그려냈습니다. 지금은 최서윤이 그들보다 위에 있지만, 최서윤 역시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죠. 아버지 최동성 회장의 치매가 알려지면서 무능한 오빠는 어리석은 욕심을 펼치려했고, 숨겨진 야망을 가진 어머니 한정희(김미숙)가 드디어 발동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숨겨진 야심가로 설정된 한정희의 속내도 반전이었습니다.

 

그녀의 야망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4남매를 키우는 인자한 어머니는 복수를 위한 위장이었습니다. 자신의 남편을 죽음으로 내몬 최동성 회장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리고 죽은 남편의 꿈을 자신의 아들 최성재가 이어갈 수 있게 복수를 주입하는 무서운 어머니가 바로 그녀의 정체였습니다. 한정희가 야망을 아들에게 설명하며 최동성 회장의 사진이 그녀의 전남편의 사진으로 바뀌는 장면은 섬뜩했죠. 이렇게 최성재(이현진)는 최동성 회장의 친자식이 아니라, 임신한 채 최동성의 자식이라 속여온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녀의 야망은 곧 최서윤에게 비수가 될 것입니다.

 

이런 관계의 끝없는 반전들이 '황금의 제국'을 더욱 풍성하게 했습니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똑똑한 최서윤이라 할지라도 저돌적인 욕망으로 다가오는 최민재와 장태주 그리고 한정희를 상대로 과연 버틸 수 있을지. 그래서 1회에 최서윤이 태주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이 그녀의 복선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서로를 끝없이 이용하고 배신하며, 과연 누가 진정한 '황금의 제국'의 주인이 될지 너무 궁금합니다. 다음회가 기대됩니다.

 

 

공유하기 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