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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주의보, 일일극 편견 깬 속시원했던 폭풍전개 본문

Drama

못난이 주의보, 일일극 편견 깬 속시원했던 폭풍전개


딘델라 2013. 7. 31. 09:54

공준수(임주환)의 전과사실을 알게된 나도희(강소라)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살인으로 10년을 복역한 준수의 진실을 알고도 도희는 준수를 감싸줄 수 있을까? 적어도 이런 엄청난 장애물이 한동안 도희를 속앓이 깨나 하게 만들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나름의 상상은 완전히 뒷통수를 맞았습니다. 도희는 준수를 완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였습니다. 단 2회차 분량만에 말이죠. 그야말로 폭풍전개가 따로없지요. 하지만 '못난이 주의보'의 폭풍전개는 감정선에서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며 공준수의 제2 서막을 통쾌하게 그려냈습니다.

 

 

도희는 처음 전과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엄마가 보내준 선물이라 여겼던 준수는 완벽한 오른팔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BY상속녀라는 신분의 차이쯤은 자신이 준수를 근사하게 만들어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준수가 살인전과자란 사실은 나도희도 넘을 수 없는 난관이었습니다. 그래서 도희는 절망의 눈물을 처절하게 흘렸습니다. 도희는 결심했죠. 준수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댓가를 반드시 치루게 할거라고. 나도희는 애증의 공준수를 만나서 이제부터 당신의 인생은 없다며 오로지 나도희만을 위해서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살라고 차갑게 말했습니다.

 

도희는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당장에 준수를 내칠수가 없었습니다. 미친사랑은 죽어도 싫었지만, 세상에 내보일 수 없는 준수를 원망하면서도 그를 곁에 두며 이렇게라도 괴롭히고 싶었습니다. 준수는 도희에게 속죄한다고 생각하며 도희가 원하는대로 뭐든지 하겠다며 미안해했죠. 이렇게 준수와 도희의 사랑은 가시밭길 예고한 가슴아픈 시련이 펼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당분간 다크도희가 준수를 받아들이기까지 차가운 냉기를 뿜겠거니 상상했었죠. 그러나 못난이는 이번에도 비비꼬는 일일극의 전형성을 탈피했습니다. 적어도 도희가 준수를 이해하기까지 수십회는 흐르고 나서겠지라는 시청자의 예상을 또 깨고 말았습니다.

 

 

도희는 미친사랑을 각오한 후 공현석을 만났습니다. 현석에게 준수의 비밀을 안다며 고통스런 마음을 전달했죠. 도희는 준수가 어떻게 살인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현석은 형이 살인자가 된 것이 자신때문이라 고백했습니다. 이날 현석의 고백은 눈물났지요. 현석은 형이 동생을 지키기 위해서 살인자가 된 절절한 스토리를 들려줬습니다. 도희가 몰랐던 준수의 진실은 그가 살인자였던 사실이 아니였습니다. 동생바보로 희생하며 살아온 삶!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동생들을 위해서 어릴적부터 꿈을 접고 온갖 험한 일을 하면서 동생들 뒷바라지를 한 공준수였습니다. 형 오빠 소리를 듣지 못해도 언제나 바보처럼 웃으며 동생들의 꿈을 응원하며 살아온 준수의 애절한 인생사에 나도희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 그런 사람이 바로 제 형입니다. 언제나 자기자신을 생각할 줄 모르죠. 자신의 꿈을 가져본 적도 없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형의 꿈이었습니다. 그런 형이 지금 꿈을 꾸기시작한거 같습니다. 나도희씨를 통해서. 그런 자신이 무서워서 도망치려 했던 겁니다. ....지금도 나도희씨에게 다가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자신을 채찍질하고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나도희씨가 저희 형을 선택할 수 없는 환경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동생으로 형의 인생을 망쳐놓은 못난 동생 놈으로 부탁드립니다. 자신의 인생을 채찍질하며 살아가는 저의 못난 형을 가엽게 여겨달라고. "

 

현석의 애절한 고백에 시청자의 가슴도 먹먹했습니다. 그런 형을 가엽게 생각해달라는 동생의 진심이 나도희를 울린 것이죠. 준수가 어떤 희생을 하면서 살아온지 알고나서 어떻게 준수를 버릴 수 있을까요? 이렇게 못난이는 준수의 입을 통해서 전과사실을 털어놓는 것도 모자라, 공현석 스스로 형의 사연을 알리며 또한번 확실한 갈등풀이를 보여줬습니다. 이런 정공법식 전개는 그야말로 갈등 해결에서 완벽한 매듭이 되었죠. 보통 일일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사연은 주변 사람들의 강제 아웃팅으로 밝혀지는게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소머즈 귀, 엿듣기 신공이란 말이 일일극의 뻔한 아이템이었습니다. 하지만 못난이는 이런 전형성을 과감히 던지고 나도희만은 온전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공준수를 이해하게 만들었습니다.

 

 

형의 희생으로 살아온 동생의 고백에 도희는 준수를 놓지 않겠다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희는 준수에게 " 난 너와 함께 가야겠어. 다른 사람들을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너한테 만큼은 내 마음을 속이며 살아가지 않겠어. " 라며 미친 사랑을 포기하지 않겠다 들려줬습니다. 이제는 패를 봐도 준수를 놓지 못하게 된 도희는 오히려 모든 사실을 알고 나서 심장이 뛰었습니다. 세상을 속이게 되고 평생 축복받는 결혼식은 꿈꿀 수 없다해도 왠지 자신이 생겼습니다. 후회할거란 준수의 말에도 도희는 후회하면 그뿐이라며 오히려 단단해질 수 있었습니다.

 

" 우리 운명은 이미 출발선에 있었던 거야. 그러니까 공준수 같이 가자....후회하게 되면 후회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런데 난 왠지 자신이 있어. 너와 함께 걸어온 길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나 가슴이 뛰어. 세상사람 아무도 몰라줘도 너하고 나만의 세계 속에서 우리가 함께 살아가게 되는걸. 넌 안그러니 공준수 " 도희의 말에 감동한 준수는 이제서야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준수는 모든 사실을 알고도 자신을 감싸주는 도희를 향해서 폭풍 키스를 날렸죠. 두 사람의 애틋한 키스신이 어느때보다 설렌 것은 준수가 마음의 짐을 한꺼풀 내려놓고 당당하게 남자로서 용기낸 키스였기 때문입니다.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억눌러야 했던 준수가 이제는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않고 표현하게 된 것이죠.

 

 

모든 것을 감싸줄 수 있는 여자 나도희 너무 멋진 캐릭터였습니다. " 나도희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 " 준수의 진실에 상처를 받게해서 미안하고, 그럼에도 준수를 받아줘서 고맙고, 그래서 준수는 도희를 사랑했습니다. 작가는 도희만은 준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확실한 정공법을 선택했습니다. 질질끄는 것 없이 도희가 준수를 이해하고 그를 완전히 감싸게 만들었죠. 이들의 미친 사랑이 적어도 시청자에게만은 미치지 않았다고 느껴지게 하는 부분이 바로 이점입니다. 준수와 도희의 사랑안에 장애가 될 갈등을 작가는 빨리 쳐냈습니다. 살인전과를 알고도 두 사람이 준수의 희생안에서 뭉칠 수 있게 한다는 점은 이제 어떤 갈등에도 버틸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얻은 셈이죠.

 

그래서 준수도희의 제2막은 시련이 아니라 달달한 힐링커플의 재등장이었습니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도희 준수가 이토록 빨리 다시 연애를 시작할 것을 말이죠. 그러나 이번의 연애를 달랐습니다. 살인전과도 극복한 이들의 연애는 불안하기는 커녕 속시원했습니다. 그래서 BY에 들어가서 두 사람이 비밀연애를 하는 것이 너무나 기대되었죠. 도희는 준수를 BY에 입사시켰습니다. 준수를 마음에 들어한 나회장은 도희의 계획대로 천재디자이너 인주와 준수를 회사에 들였습니다. 준수가 멋진 슈트를 입고 첫 출근을 하는 장면이 통쾌했습니다. 준수의 비밀은 언젠가 또다시 갈등의 도화선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만은 나도희처럼 시청자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적어도 준수의 인생을 알고있는 도희가 있으니, 준수가 어떤 시련이 닥쳐도 당당하게 해쳐갈거란 자신감이 들게 했지요.

 

이처럼 준수가 도희로부터 날개를 달게 되는 과정이 속시원한 폭풍전개로 이뤄지면서, 공준수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뻔한 갈등해법인 엿듣기 신공 한번 등장하지 않았던 덕에 답답했던 준수의 인생사에 시원스런 날개가 달렸습니다. 작가의 탁월한 정공법이 마음에 듭니다. 그것이 못난이가 일일극의 편견을 깨게하는 큰 축이 아닌가 싶습니다. 분명 '못난이 주의보' 역시 삼각관계, 신분의 차이등 온갖 갈등의 불씨가 등장합니다.

 

그럼에도 못난이를 보면서 힐링되는 점은 불씨를 다루는 방식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입니다. 120회를 이끌어야 하는 긴 호흡의 일일드라마에서 갈등은 드라마를 늘리는데 꼭 필요하지요. 그러나 못난이는 갈등을 두고 시청자와 밀당을 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준수와 도희, 공남매 간의 끈끔함을 살려내며 갈등을 속시원히 해결해갔습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작가의 노림수를 알 것 같습니다. 준수를 바라보면서 똑같이 통쾌함을 느끼는 것을 보면 말이죠. 그래서 51회차는 제대로 준수의 성장에서 전환점이 된 가장 설레고 벅찬 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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