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런닝맨 일베 논란, 시청자 우롱하는 SBS의 무책임한 해명 본문

예능보기

런닝맨 일베 논란, 시청자 우롱하는 SBS의 무책임한 해명


딘델라 2014. 3. 3. 08:31

SBS에서 또 다시 일베(일간 베스트) 마크 논란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인기 예능 '런닝맨'이 문제였다. 이날 '런닝맨'은 신학기 특집 '한강 횡당 레이스'편을 방송했다. 런닝맨 멤버들과 고려대 중앙대 동국대 경희대등 각 대학을 대표하는 학생들과 한강 도하 레이스를 펼쳤다.

 

 

그런데 이날 나온 고려대학교 로고가 말썽이 되었다. 고려대학생들은 유재석과 한팀을 이뤘고, 이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고려대 로고가 아닌 일베에서 변형한 로고가 방송을 탄 것이다. 방송 후 각 커뮤니티와 SNS에선 고려대 로고가 이상하다고 번졌고, 실제 로고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글이 올라왔다. 방송에 나온 로고는 확실히 실제 고려대 로고와 완전히 달랐다. 호랑이 귀 부분에 'ㅇㅂ' 라고 교묘히 세겨져 있었고, 목덜미 부분에도 영어로 'ILBE'라고 적혀 있었다.

 

 

이렇게 파장이 커지자 SBS는 일베 마크 사용에 대해서 사과했다. 언론에 따르면 SBS 관계자는 " 작업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해당 부분은 삭제하고 인터넷을 통한 다시보기에서는 원래 고려대학교 마크로 교체될 것이다 " 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곱지않은 시선은 여전하다. 그도 그럴것이 SBS의 일베 논란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도 SBS '8시 뉴스'를 통해서 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포함된 도표가 방송에 나갔다. 일본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위험에 대해 보도했던 당시 도표에는 일베에서 만들어진 노알라란 비하 이미지가 숨겨져 있었다. 당시에도 SBS는 담당자의 부주의라고 해명했다.

 

 

제작 담당자 실수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 컷 일부를 사용했다. 담당자가 인터넷 일본어 구글 사이트에서 ....키워드 중심으로 검색을 했고, 한 블로그에서 문제의 컬러 이미지컷을 찾아내 컴퓨터 그래픽의 백그림으로 사용했다. 제작 담당자는 문제의 이미지 컷에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일부 합성된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컴퓨터 그래픽 제작에 사용했다 " 며 유족과 시청자에게 사과를 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라는 의견이 상당했다. 도표에 이상한 이미지가 있다는 걸 의식하지 않고 내보낸 자체도 의심스럽고, 왜 하필 그 이미지를 사용했는지 공중파 뉴스의 실수치고 너무 안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부 커뮤니티에선 담당자로 의심되는 사람의 인증컷이 번지면서, 실수가 아닌 고의성이 다분한 사건이라 논란의 불을 지폈다.

 

 

첫번째 실수는 그렇다치고, 문제는 이후에도 또 일베논란이 터진 것이다. 지난 10월 SBS 스포츠 뉴스가 연고전 소식을 전하며 연세대 마크 대신 일베에서 제작된 상징 마크가 방송을 탄 것이다. 이때도 SBS는 " 스포츠 취재부가 연세대학교 마크를 검색하던 중 일베의 마크와 혼동했다 " 해명했다. 하지만 포털을 검색하면 수많은 정상적인 연세대 마크들이 존재한다. 심지어 학교 홈페이지에서도 제대로된 연세대 로고를 구할 수 있다.

 

고려대 마크 실수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실수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것은 하고 많은 마크 중에서 왜 하필 일베 관련 이미지였을까 싶은 것이다. 검색하면 일베에서 장난친 고려대 로고가 특별나게 눈에 띄지도 않는다. 그러니 확실히 일베 것임을 알고 사용하지 않는 한, 애초에 이런 논란자체가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는 시청자를 우롱하는 해명을 반복하고 있다. 내부자의 고의성은 의심하지 않은채, 그저 실수와 부주의라고 어처구니 없는 해명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우연이라 말하기엔 참 기막힌 일이다. SBS CG 담당자들이 단체로 일베 이미지만 특템하는 신공이라도 있는 것인가? 몇번의 일베 논란이 있었고 당시 사과와 문제해결 노력이 진심이었다면, 또 다시 이런 사건이 터져선 안된다. 그만큼 내부적인 자정 노력은 커녕 SBS도 이를 단순한 해프닝 쯤으로 안일하게 넘어갔다는 뜻이다. 이런 안일함은 SBS의 공신력을 스스로 무너뜨린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한 나라를 대표하는 공중파 방송사가 누군가의 장난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불쾌한지 모른다. 그것은 방송사의 격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시청자까지 완전히 바보로 만드는 짓이다. SBS는 내부의 소행이 아니라 하지만, 반복된 일들이 고의적이지 않다고도 단정지을 수도 없다. 두번 세번 반복적인 일들을 우연이라 넘어갈 수 있을까? 핑계가 쌓일수록 시청자는 SBS 전체의 진정성을 의심할 뿐이다. 결국 안일한 대처가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터지게 한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SBS의 무책임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일베가 비하하려 했던 당사자와 대학들 그리고 결국 시청자다.

 

 

흔히 일베를 극우 또는 보수성향 사이트라 말한다. 그러나 이들은 보수도 극우도 아닌 일종의 혐오종자나 다름이 없다. 여성을 비하하고 지역을 폄하하고 심지어 5.18 민주화 유가족에게 상채기까지 냈었다. 보수라 편드는 언론이나 정치인들을 보면 한심하다. 보수가 그렇다고 광고하는 것인지 말이다. 그들의 비상적인 행위들은 인증문화로 잘 드러났다. 누군가를 비하한 행위를 인터넷에 인증하며 각종 사회문제를 만들었다. 삐뚫어진 인증문화는 비하당하는 누군가의 고통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 고소를 당하면 그때서야 꼬리를 내릴 뿐이요. 사이트 자체의 제재가 없는 한 일베의 사건사고는 반복될 뿐이었다. 언론사까지 번진 일베 논란들이 결코 단순하지 않은 건 이때문이다. 신뢰가 최선인 방송사까지 불쾌한 놀이감으로 전락하는 건 희망조차 사그라든 느낌이다.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건 잘못된 행동이다. 그래서 이들은 인증은 해도 당당하게 나서지는 못한다. 안녕 열풍이 불때도 이를 훼손하고 인증을 했으나, 떳떳히 얼굴을 들지는 못했다. 결국 일베의 인증 문화는 표현의 자유가 아닌 스스로도 감추고 행해야 하는 비열한 일일 뿐이다. 방송사들이 이런 문제를 안일하게 넘어가는 것 역시 비열함에 동조하는 느낌이 든다. 아무리 언론사의 진정성을 설파해도 누군가의 장난도 막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시청자를 불쾌하게 하는 데 누가 방송사들을 믿겠는가?

 

이날 런닝맨이 준비한 신학기 특집은 여로모로 의미가 있었다. 학생들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전달한 것은 물론이고, 유재석의 아이패드 미담이 전해지며 훈훈함을 전했다. 그러나 이런 남다른 선행 소식도 일베 논란으로 퇴색이 되었다. SBS가 일베 논란을 그냥 넘어가선 안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제작진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현재 런닝맨 영상은 아직도 뜨지 않고 있다. 결국 피해는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스텝들에게도 마찬가지가 되었다. 또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제발 SBS가 이번만은 잘 처리하길 바랄 뿐이다.

 

 

공유하기 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