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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데이즈 7회 손현주, 씁쓸한 현실 정곡찌른 강렬한 엔딩장면 본문

Drama

쓰리데이즈 7회 손현주, 씁쓸한 현실 정곡찌른 강렬한 엔딩장면


딘델라 2014.03.27 08:04

쓰리데이즈 7회는 강렬한 주제의식을 드러내며 시청자를 몰입시켰다. 드디어 조우한 한태경(박유천)과 이동휘 대통령(손현주)은 서로가 왜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지 절절한 대사로 보여줬다. 그들이 손을 잡고 넘어야 하는 대상은 쉽게 깰 수 없는 절대권력자들이다. 뜻대로 세상을 주무르는 이들에게 대통령도 그저 무력한 개인에 지나지 않았다. 자신의 힘를 보여주며 진실에 다가서는 자들을 위협하는 그 무서움에 내내 답답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모든 것을 걸고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이동휘 대통령의 존재 자체가 큰 위안이 되었다.

 

 

7회 반전 인물은 청와대 비서실장 신규진(윤제문)이었다. 윤제문이 역할을 맡을 때부터 범상치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의 실체는 소름돋았다. 합참의장을 몰래 찾은 신규진은 대통령이 찾으려던 진짜 '기밀문서 98'이 대통령의 범죄는 물론, 진짜 공범이 누구인지 밝히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동휘 대통령은 스스로 무덤을 파면서 진짜 배후의 실체를 공개하려 했던 것이다. 신규진은 반박 자료가 아님에 실망하며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함참의장은 자신들도 설득에 실패했다며, 꼬리자르기에 이용당하기 싫다며 증언자로 나서려 했다. 결국 신규진은 합참의장 권재연을 죽였다. 겉은 대통령을 위하는 명분이었으나, 모든 것은 자신의 야망 때문이었다.

 

 

그는 합참의장이 이동휘에게 보낸 '기밀문서 98'의 필사본을 빼돌려, 합참의장의 유서로 위장했다. 그것을 숨기고 이동휘를 찾은 신규진은 그를 설득했다. " 양진리 사건 때 대통령이 무슨일을 했건 상관없다. 누군가 멈추면 되는 싸움이다. 대통령이 멈추세요....타협하세요 그게 정치입니다 " 진실이 밝혀지면 대통령도 정권도 위험하니 없던 일로 하자고 했다. 그리고 양진리 사건은 합참의장과 함봉수에게 뒤집어 쓰우면 임기를 마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동휘는 자신의 과거를 되풀이 할 수 없다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정권이 더 중요했던 신규진은 현정권을 자신의 정권이라며 정치적 동반자로 야망을 드러냈다. 이에 이동휘는 당신을 위해서 대통령이 된게 아니라며, 정권을 포기해서라도 진실을 밝히려 했다. 실망한 신규진은 빼돌린 '기밀문서 98'을 들고 김도진 회장(최원영)을 찾았다. " 이 정권은 나와 이동휘가 함께 만든 거다. 그런데 이동휘의 아집이 모든 걸 망쳤다. 이젠 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나만의 정권을 가지고 싶다 "

 

그가 얻고자 했던 건 자신의 정권이었다. 스스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야망을 드러낸 신규진은 무서운 권력욕을 보여줬다. 정권만 유지한다면 범죄도 눈감을 수 있고, 살인도 할 수 있던 신규진! 그는 생각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었다. 적어도 인명피해는 막고자 했던 이동휘의 최소한의 양심조차, 정권이란 야망 앞에 놓인 신규진에겐 없었다. 

 

 

이처럼 신규진의 뒤통수로 이동휘는 더욱 사면초가에 놓였다. 이동휘는 문서 대신 유서가 전달되자, 신규진의 배신을 눈치챈 듯 벌써 다른 이에게 넘어갔을 거라 예상했다. 그의 예상대로 유일한 희망이었던 '기밀문서 98'은 김도진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한태경이 뒤늦게 김도진을 찾아왔지만, 문서들은 불 속에 태워지고 있었다. 분노한 한태경은 김도진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총부리를 겨눴다. 김도진은 무서워하기는 커녕 당당했다.

 

결국 김도진의 수하들에게 붙잡힌 한태경은 문서들이 모조리 태워지는 걸 보며 오열할 수 밖에 없었다. " 이런 걸(총) 쓸려면 그만한 힘이 있어야 한다. 한기준 수석도 마찬가지다. 감당할 수 없는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위험해지기 마련이다. " 무서울게 없는 김도진의 말들이 씁쓸하게 들렸다. 그는 자신의 힘에 도취된 듯 한태경을 풀어줬다. " 힘을 가지면 관대해질 수 있죠.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 그냥 돌아가라 " 최원영이 연기를 잘해서 여유부리는 말들이 얼마나 얄밉던지! 하지만 비수돋힌 말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장 잘 표현했다. 돈과 권력만으로 모든 것을 움직일 수 있으니, 누군가 죽고 살리는 그 관대함마저 자신의 좋고 싫은 감정에 좌지우지될 수 있던 모습이 오만함 자체다.

 

그래서 한태경의 오열이 가슴아팠다. 힘없는 자는 복수도 마음껏 할 수 없었다. 그들은 성가신 존재를 손쉽게 삭제할 수 있지만, 사방이 그들의 힘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선 명백한 증거만이 그들의 죄를 입증할 뿐이다. 그래서 " 이제 내가 가진 찐짜 힘을 보여드릴가요? " 란 대사와 함께, 김도진의 힘이 윤보원(박하선)을 무력화시키는 장면이 매우 씁쓸했다. 공권력과 언론까지 쥐고 흔드니, 아무리 진실을 외쳐도 들어주지 않았다. 심지어 믿었던 동료마저 그들의 편에서 그만두라고 말릴 뿐이었다. 교육은 불의에 타협하지 말라고 가르쳤지만, 사회는 타협이 최선이라고 종용했다.

 

 

이렇게 김도진의 힘은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이들을 무력화시키고, 대통령을 더욱 사면초가로 이끌었다. 여당대표가 된 양진리 공범은 당을 살리기 위한 명분으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자고 부추겼다. 결국 이동휘는 탄핵이라는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태경은 아버지의 진실을 반드시 알아야 했다. 과연 대통령을 믿을 수 있는가? 아버지가 죽는 순간까지 지키려 했던 그 문서가 의미가 있는가? 유일한 증인은 이제 이동휘 뿐이었다.

 

" 양진리에서 24명이 죽었다. 그런데 내탓이 아니다 그럴거라, 그렇게 뻔뻔스럽게 살다가 대통령이 되었다. 한기준 수석이 진실을 애기해 주기 전까지 난 바보같이 지냈다. 더이상 그렇게 살 수 없어서 진실을 밝히려고 했다.....사람들은 나한테 모르는 척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더 죽을거라고, 다시 바보로 돌아가라고 한다. 정말 그렇게 하는게 맞는 걸까?  내가 여기서 그만두지 않으면, 또 다시 희생자가 나오겠죠...그런데도 이 길을 가겠냐고! 답은 언제나 같다. 난 포기하지 않을 거다. 비록 내가 이자리에 어울리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비록 내가 핏물을 뒤집어쓴 죄인이라 할지라도. 난 이 나라 헌법과 정의를 지키겠다고 선서한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난 물러설 수 없다. 그 일을 하기 전까지! 난 이 나라의 대통령이여야 한다! 그때까지 날 지켜줄 수 있겠습니까? "

 

 

손현주의 비장한 연기가 일품이었던 엔딩은 명장면이었다. 그가 절절하게 풀어낸 대사들은 '쓰리데이즈'가 보여주려 한 주제의식을 강하게 담고 있었다. 이동휘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했다. 그리고 진실을 알리는 일엔 수많은 희생도 따랐다. 모두들 그 죽음을 이유로 모른척 입다물기를 강요했다. 누군가의 개로 그리고 다시 바보가 되라고! 하지만 그는 두려움에 타협하기 보다, 진실을 알리는 길을 택했다. 자신이 자격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최후의 양심을 지키는 일이 대통령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한태경에게 대통령인 자신을 지켜달라고 했다. 그동안 선악의 경계로 판단했던 그를 과연 지킬 가치가 있는가 '쓰리데이즈'는 계속 반문했다. 과오만 따지면 그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진실을 알리려는 그 진심은 지킬 가치를 충분히 보여줬다. 그래서 두사람이 드디어 한 뜻으로 뭉치는 계기가 된 엔딩 장면은 감동이었다.

 

처음에는 이동휘가 공범이란 설정이 불편했다. 그러나 7회를 보고나서 이동휘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동휘 캐릭터가 보여준 건 다른 길이다. 과오를 덮기위해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의 상황이 많은 게 사실이다. 김도진과 다른 공범들처럼! 그리고 타협이란 단어가 어느새 진실을 가리는 도구가 되었다. 서로가 좋게 좋게 넘어가고 타협하고! 그러는 사이 누군가는 더욱 고통받고, 희망을 잃어가게 된다.

 

 

이동휘도 그들처럼 타협하는게 최선이라 알았다. 하지만 진실을 알게된 그는 자신이 질책받아도 진실만은 알리고자 목숨까지 걸었다. 진정한 반성은 바로 자신을 향한 비난마저 감수할 수 있는 용기다. 우리가 독일을 인정하면서도 일본을 비난하는 건 그 이유다. 과오를 반성하는 자세를 독일은 완벽한 사과와 함께 행동으로 보여줬고! 일본은 반성은 커녕 뻔뻔하게 왜곡하기 때문이다. 씁쓸하게도 일본을 손가락질 하는 우리 현실도 비슷하다. 각종 부정한 사건들 뒷면에는 덮으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리고 진실을 외치는 사람이 손해보고 바보가 된다.

 

과연 모르는 척 하는게 맞을까? 포기하고 외면하게 만드는 사회엔 희망이 없다. 더욱더 지위가 높고 재력이 많은 사람일수록 최소한의 양심은 발휘되야 한다. 사회지도층들의 비양심이야 말로 희망을 좀먹는 가장 큰 이유다. 최소한 이동휘처럼 인간으로서 마지막 양심은 지킬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지켜줄 가치조차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당당하게 보호받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처럼 이동휘가 내뱉은 대사들은 이런 씁쓸한 현실을 정곡찌르는 강렬한 메세지가 담겨있었다. 한태경이 지키는 건 마지막 대통령으로서의 양심이자, 인간 이동휘의 양심이다. 덮으려는 자들은 그 양심을 비웃으며 더 압박해 올 것이다. 과연 어떤 식으로 무서운 그들을 상대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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