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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기부논란, 씁쓸했던 네티즌들의 이중성


딘델라 2014. 7. 15. 09:19

이영애가 대만 산모를 도와준 일이 엉뚱하게 번졌다. 이영애는 얼마전 서울을 여행온 대만 산모가 조기출산을 했지만 병원비가 없어서 퇴원하지 못했단 소식을 듣고 1억원을 기부했었다. 당시 대만부부의 사연은 언뜻 듣기엔 안타깝게 보였다. 서울 호텔에 투숙했던 임신한 대만 산모가 호텔에서 미끌어 넘어지며 조산을 했었다. 출산 당시 아기의 몸무게가 1kg에 불과했으며 담도폐쇄증과 간질환 등으로 생명이 위독했다고 한다.

 

 

한국 병원에서 이를 수술 받는 등 4개월간 병원신세를 졌지만, 대만 부부는 병원비를 낼 형편이 안되서 퇴원을 하지 못했다고 알려졌었다. 이런 소식을 듣고 이영애가 대만 산모를 도와 1억원을 기부했었다. 당시만 해도 이런 이영애의 기부소식에 민간외교가 따로없다며 그녀에 대한 칭찬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대만부부가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다는 것이 대만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이영애의 기부가 도마에 올랐다. 대만 나우뉴스는 '이영애에게 1억원을 받은 임산부가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다. 호화로운 생활을 해 왔다'고 폭로했다. 대만 네티즌들은 해당 임산부의 SNS에서 명품으로 치장한 채 BMW를 몰고 다녔던 사진을 찾아냈고, 넉넉한 경제력임에도 이를 속이고 기부를 받아냈다며 국가적인 망신이자 수치라고 분노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만 부부는 BMW는 친구의 것을 빌려 찍은 것이고, 40만원 월세 생활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재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기부받은 돈을 나눠서라고 갚으려고 돈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선의를 가지고 한 일이 어쩌다 이렇게 꼬여버린 것일까? 대만 언론의 말이 맞다면 이영애는 대만산모에게 속아서 기부를 한 게 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찌되었던 기부를 한 사람의 잘못이라 말할 순 없다. 기부논란의 핵심은 이영애가 아닌 바로 거짓말을 한 대만부부에게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선의를 베풀었는데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이 알고보니 사기였다면? 당연히 상대의 착한 마음을 이용한 사람이 잘못이지, 그런 사연에 속아서 도와준 이를 탓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영애의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인기스타란 이유만으로 기부를 해도 욕먹는 상황이 올 수가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제와서 기부한 이영애를 비꼬거나 탓했다. 심지어 누구나 도우라며 비꼬는 말 속엔 이영애가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비수가 담겨있었다. 이렇게 얼마전까지 그녀의 행동에 칭찬을 늘어놓았던 네티즌들이 상황이 달라졌다며 이제는 이영애를 탓하는 이중성을 보여서 씁쓸함이 밀려왔다. 

 

 

기부한 사람이 왜 욕을 먹어야할까? 기부를 한 선의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영애는 사연을 듣고 안타까워 도와줬을 뿐이고, 사연 당사자가 지탄받는 상황이 왔다 해도 이영애가 선의를 베푼 그 마음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은 이제와서 이영애의 선의마저 다르게 해석하며 비꼬았다. 변한 건 딱 하나, 기부를 받은 사람의 상황이 변했을 뿐인데 말이다. 기부를 한 사람이 어떻게 이런 상황을 계산하고 예측할 수 있을까 싶다. 기부를 하는 사람은 전적으로 사연 당사자의 상황을 신뢰하고 오로지 안타까운 마음만 들 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기부 자체를 할 수가 없다. 그건 순전히 선의로 해석하면 된다.

 

우리도 기부를 한다면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때에 따라 몇만원을 기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선뜻 기부를 할 때 우린 사연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기부를 하지, 그것이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찝찝함에 기부하진 않는다. 이영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녀는 아이를 낳은 엄마고 대장금으로 한류팬이 된 대만 부부의 사연에 더 안타까움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기부를 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인데, 당사자들이 거짓말을 했다고 어떻게 그것이 이영애의 문제로 번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선의를 악용한 사람의 잘못을 두고, 선의를 베푼 사람을 탓하는 꼴이다. 애초에 선의를 베풀지 않았으면 악용하지도 않았을거라며 엉뚱한 사람에게 화살을 돌리는 꼴이다. 대다수 이영애를 비꼬는 사람들은 그녀가 기부를 한 목적은 잊고 그저 결과만 보고 어리석은 일을 한 것처럼 탓했다. 하지만 기부의 시작은 그녀의 선의였고, 잘못된 결과를 만든 것은 대만부부였다. 그러니 끝이 좋지 않다고 기부한 그 선의마저 곡해하고 욕하는 것이야 말로 더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싶다. 이런 네티즌들의 꼬인 심리는 그냥 이영애가 싫은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너무 엇나가 있다. 기부를 한 사람에게 이토록 모진 화살을 돌리는 상황을 보고, 누가 선뜻 기부를 하려들까 싶었다.

 

 

 

대만언론의 말이 맞다면 이 상황에서 이영애는 또 다른 피해자일 뿐이다. 그리고 욕먹을 사람은 대만 네티즌들이 나라망신이라고 부끄러워하는 대만 부부일 뿐이다. 이영애의 선의는 충분히 대만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을 것이고, 오히려 그 선의를 그런식으로 이용한 사람이 대만사람이라는 게 그들에겐 창피할 일이다. 그런걸 왜 우리 스스로 긁어부스럼을 만들며 이영애를 탓할까 싶다. 이영애 측이 공식입장을 내놓은 것도 마찬가지다. 이영애 측이 이 논란을 대처할 뾰족한 방법은 별로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그들이 공식입장을 정리한 내용도 이해는 된다. 

 

"첫째 아기가 생명이 위협해 도와준 것이다. 당시에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부자고 아니고를 물어볼 겨를이 없었다. 아기가 건강해졌으므로 만족한다. 둘째, 대만으로부터 우리나라도 도움을 많이 받지 않았냐. 이영애도 대만을 갔을 때 환대를 받았다. 셋째는 부자라고 해서 돈을 돌려준다해도 받을 생각이 없다. 우리를 돌려줄거면 대만의 다른 불우 아이를 찾아 도와주라고 말할 예정이다" 

 

두번째를 두고 의견이 엇갈릴 수 있지만, 전하려는 핵심은 첫번째와 세번째에 있지 않나 싶다. 아이를 위해 했던 일이고 아이가 건강하니 애초의 선의는 전달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당장에 준 돈을 다시 돌려달라는 건 이영애 입장에선 가장 난감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기부의 목적에 맞게 대만의 불우한 아이를 도와주라고 하는게 이영애 입장에선 최선이 아닌가 싶다. 이영애가 굳이 공식입장을 내놓은 건 기부한 돈이 목적에 맞게 잘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차피 이번 일은 한국이 열을 낼 일은 아닌 것 같다. 열을 내려면 대만이 낼 상황이고, 대만부부가 기부받은 돈을 어디에 쓸지 지켜볼 것도 대만이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이영애가 기부한 마음이 더이상 곡해되지 않고 잘 마무리되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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