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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코리아 '최자 지갑' 패러디 불편했던 이유


딘델라 2014. 7. 20. 04:36

다이나믹듀오가 SNL 코리아에 출연했다. 그런데 SNL 특성상 다이나믹듀오의 관심 이슈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수 밖에 없었다. 제작진이 포커스를 맞춘 건 최근 화제로 떠오른 최자였다. 최자라는 이름에 대한 궁금증이 또 회자되었고, 19금 패러디 방송이다 보니 '사람들이 자꾸 아래만 본다'와 같은 노골적인 풍자가 보였다. 그리고 최자의 사생활에 얽힌 빅이슈도 놓치지 않았다. 바로 얼마전 '최자 지갑'으로 떠오른 열애설이었다.

 

 

유세윤은 콩트 '박수무당'에서 최자의 연애운을 맞춰보겠다며 열애설을 본격 패더리했다. 최자는 이에 " 하나도 안 궁금하다. 하지마요. " 라며 당황스러워했다. 굴하지 않은 유세윤은 " 자네의 미래를 보고왔네...오~..자네의 미래를 보고왔는데 모르겠네. 어떻게 된건가? " 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표정의 의미는 당연히 최근 화제가 된 열애설을 뜻할 것이다. 이런 노골적인 질문에 최자는 곤란해하며 "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하냐? 아까 안하기로 했잖아요 "라며 멋쩍은 표정은 지었다.

 

 

이어 유세윤은 바닥에 누워 최자가 잃어버렸던 지갑에 빙의한 연기를 선보이며, " 왜 날 버리셨어요. 이 비싼 지갑 왜 스티커를 붙이셨어요 " 라는 지갑 패러디로 선보였다. 최자는 이런 유세윤에 맞장구를 쳐주며 " 지갑아 미안하다 " 란 고승덕 유행어를 보여줬다. 두번 다신 잃어버리지 않겠다며 지갑이 된 유세윤을 안고 사라진 최자의 모습에 관중들은 폭소했다.

 

 

하지만 이날 패러디는 어딘가 불편했다. 최자 지갑 사건은 심각한 사생활 유출 문제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급부상한 최자의 열애설에 대해서 공식화된 건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침묵엔 다양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방송사들은 이를 아무렇지 않게 패러디 소재로 쓰면서 웃음거리로 전락시켰다. 배려란 눈꼽만치도 없었다.

 

이런 패러디의 후폭풍은 너무나 뻔하다. 최자만 등장해도 이제는 당연한듯 열애설로 지목된 여자 아이돌 설리가 따라오며 온갖 비꼬임과 성희롱적인 댓글들로 뭇매를 맞았다. 왜 열애설이 여자연예인에게 손해가 되는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하물며 19금 패러디를 강조하며 자극적인 웃음을 유발시키는 SNL에 대한 반응은 어떠하겠는가? 이날 방송에선 최자 지갑을 몇번이나 언급했고, 예명에 대한 노골적인 패러디까지 반복했으니 수위는 말하기 민망할 정도일 것이다. 

 

 

SNL 제작진들은 최자가 나온다니 세간의 뜨거운 관심인 열애설을 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부분을 이렇게 패러디 소재로 쓰는 건 결국 상대에 대한 배려부족으로 비칠 뿐이다. 당연히 이는 최자를 더욱 욕먹이게 한다. 그래서 포털반응 역시 이번만은 최자에 대한 비난이 넘쳤다. 그런 질문을 받을 걸 알면서 왜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자꾸 나오냐며 말이다.

 

안타깝게도 최자가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서 그가 나오는 프로마다 이를 빈번하게 언급했다. '인간의 조건'에선 최자 지갑 이야기를 자주 웃음의 소재로 쓰고 있다. 이번에도 최자 어머니가 나와서 아들이 자기관리를 못하고 뭐든 흘리고 다녔다고 하니, 김준현이 " 그러니까 지갑도 잃어버리거 아니냐 " 며 또 지갑사건을 언급했다.

 

 

'지갑=열애설' 이니까 제작진이나 출연자들이 꼬집고 싶은 건 결국 열애설일 것이다. 하지만 어떤 답도 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자꾸 언급하는 건 당사자들을 매우 곤란스럽게 하는 일이다. 더욱이 그럴 때마다 기사화되니 댓글엔 또 상대 아이돌을 향한 고약한 글들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심지어 '유희열의 스케치북'마저 최자에게 이를 질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렇게 쌓인 것들이 SNL로 정점을 찍으니까 이번엔 모든 화살이 최자에게 쏠렸다. 최자가 나올 때마다 열애설이 중심에 서게 되니 이제는 상대 아이돌이 불쌍할 지경이란 반응이 등장했다. 

물론 최자가 최소한의 배려로 독한 SNL에 나오지 않았다면 더 현명했겠지만, 어쨌든 이는 마냥 최자의 잘못이기 보다 방송 프로들의 욕심이 더 크다고 본다. 애초에 주변에서 이를 질문하지 않고 배려해주면 될 일이다. 하지만 방송들은 이슈화된 지갑 사건을 너무나 가볍게 생각하며, 그때문에 당사자들이 곤혹스러울 것임을 아예 생각조차 안했다. 그러니 한쪽은 계속 방송에서 그런 질문을 받고, 한쪽은 언급조차 안하는 상황에서 당연히 한쪽이 더 비난듣기 딱 좋았다.

 

이렇게 최자를 두고 자극적인 이슈 밖에 담아내지 못하는 프로그램들의 한계가 아쉽다. 결국 그들이 배려하지 않은 나이 어린 여자 아이돌은 그때문에 조롱거리가 되었다. SNL 지갑 패러디는 이런 배려심 부족을 가장 적나라하게 담았기에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지갑 사건의 핵심은 열애설이 아니라 심각한 사생활 침해일 것이다. 스타들이 침묵하는 한 최대한 그들의 사생활을 지켜주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스타의 사생활을 조롱거리로 표현하는 건 어딘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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