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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아이스버킷 챌린지' 발언 향한 비난이 불편했던 이유


딘델라 2014. 8. 24. 07:18

전세계적으로 '아이스버킷챌린지'가 번지고 있다. 얼음물 샤워를 통해서 ALS(루게릭병) 환우들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낸 신개념 기부문화가 이색적이고 훈훈함을 남겼다. 미국 ALS협회에서 시작된 이 이벤트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퍼지다 빌게이츠 같은 유명인들의 동참으로 연예인과 정치 경제 사회 유력 인사들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참가자로 지목되면 24시간 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기부한 뒤 자신의 뒤를 이을 참가자 3명을 지명하는 기발함 때문에 삽시간에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미국 ALS협회에선 지금까지 모금액이 400억이 넘는다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 매년 모았던 모금액의 20배가 넘는 액수라고! 그만큼 스타들의 SNS 인증 영상을 보고 직접 기부를 한 일반인들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에도 ALS협회와 희망승일재단에서 기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들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걸 몇번이나 봤다. 한국 역시 ALS 뿐 아니라 희귀병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그런데 아이스버킷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터져나왔다. 유행처럼 번지는 얼음물 샤워를 취지를 잊고 장난처럼 즐기는 것을 경계하는 쓴소리도 있었다. 이를 통해 홍보를 하려한다거나 야한 의상을 입고 불편함을 선사한 일부 스타들의 행동이 개념이 없다는 말도 있었다. 뜻깊은 취지를 훼손하는 모습은 필자 역시 별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쓴소리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중에는 마냥 스타들의 아이스버킷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시선도 있었다. 뭘해도 곱게 보지 않는 사람들은 그들의 진심을 왜곡하고 자신들의 잣대로 분석하고 평가했다. 특히나 스타의 이미지에 따라 평가도 엇갈렸다. 좋은 일에 동참하는 일인데 이를 이미지에 따라서 욕하는 모습들이 보여서 씁쓸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형태로든 ALS에 대한 관심을 얻었다면 어떤 일이든 가치있는 게 아닐까? ALS와 같은 희귀병은 희귀한 만큼 사회의 외면 속에서 환자 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고통받아왔다. 그래서 이번처럼 뜨거운 이슈로 급부상한 자체가 기적같은 일이다. 그것이 유행의 형태라 해도 마냥 나쁘게 볼 필요가 없다. 기부란 크면 클수록 좋은 것이니까. 이런 이벤트로 더 많은 이들이 기부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걸 알아간다면 기부의 파이는 더 커지고 고통받던 이들도 잠시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아이스버킷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에 대해서 찬반을 논할 수 없다며 장문의 글을 올린 배우 유아인의 글이 참으로 공감이 되었다. 유아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열풍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논리정연한 글로 자신의 뜻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그것이 유행이면 어떤가 싶었다. 기부문화를 이렇게 즐긴다는 자체가 트렌드가 되서 퍼져나가면 더 좋은 게 아닐지. 그렇다고 그 안에 진정성이 왜곡되는 건 아닐 것이다. 남을 따라서 그냥 했다고 해도 한번쯤은 ALS를 검색해서 루게릭병을 알아보지 않았을까? 그런 시도 자체가 결국 작은 기적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

 

유아인의 말처럼 아이스버킷챌린지는 SNS의 긍정효과를 제대로 보여준 한 예다. 소모적인 말들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이런식으로 SNS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걸 제대로 확인시킨 정말 진취적인 일이다. SNS의 파급을 통해서 선행을 유행화시킬 수 있다는 자체가 기부 마케팅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이다. 무작정 경건한 것만이 진심은 아닐 것이다. 이런 좋은 일은 그자체로 그냥 눈치보지 말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다양한 이벤트들이 속속 터져나와야 더 많은 선행들을 유행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런 유아인의 개념발언 마저 비난하는 이들이 여전했다. '가르치려 든다', '잘난척 한다', '허세다' 이런 식의 네티즌 비난들이 상당히 불편했다. 스타들이 어떤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 조금만 분석하고 의견을 드러내도 그것을 허세라며 비꼬는 이들이 있다. 그 생각에 동조하지 않아서 그들과 의견충돌을 하는 거라면 모를까, 그냥 유아인과 같은 장황한 의견을 드러내는 것마저 비꼬는 이들이 상당하다. 그런 스타들의 어떤 면이 과연 잘난척으로 보이는 것일까?

 

그들도 사람이고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풀어낼 자유가 있다. 때론 어려운 말도 섞어가며 자신의 생각을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위치가 정해져 있는 것일까? 많이 배워야 하고 평소 어떤 위치에서 행동하고 어떤 사회적 지위와 모범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도 생각을 담아서 현상에 대해 자유럽게 풀어내고 의견을 낸다. 유아인 같은 스타라고 그럴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것이 꼭 네티즌이 생각하는 사회의 중요한 현안이 아니라해도 그가 생각하는 부분에 충분히 의견을 낼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가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 굳이 끌어붙여서 그를 비난했다. 왜 모두 똑같은 부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비난받으며 욕먹어야 할까? 그건 억지 같은 화풀이다. 아이스버킷 역시 충분히 소외받는 이들을 향한 움직임이다. 그리고 유아인은 그것에 대해서 조금은 자신의 뜻을 깊게 풀어냈을 뿐이다. 그의 말투 하나 표현 하나 그저 허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세상을 너무나 삐딱하게만 보는 것 같다. 혹 허세면 좀 어떤가? 기부도 하지 않고 무작정 삐딱하게 받아들이는 것보다 실천할 수 있는 이들이 더 아름다운 것 아닐까?

 

이번 아이스버킷과 같은 행사에 대해선 눈치보지 않고 각자의 표현대로 마음껏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다양한 기부 마케팅도 탄생할 수 있고, 아픈 이들에게 더 많은 희망의 목소리도 전할 수 있다. 스타들도 이를 각자의 방식대로 즐기고 그 안에 다양한 생각도 담아서 여러 약자들에게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그런 표현방식이 짧건 길건 모두가 한 마음으로 ALS를 외친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다.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이 되는 일이 더 많기만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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