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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단식 동참, 현실 정곡찌른 씁쓸한 한마디


딘델라 2014. 8. 27. 09:01

가수 이승환이 세월호 단식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 저도 오늘부터 세월호 동조 단식을 시작합니다. 토, 일요일에 큰 행사가 있으니 목요일까지 할 예정입니다 " 라는 글을 게재하며 단식에 돌입함을 알렸다. 그리고 이승환은 역사학자 전우용의 말을 인용하며 " '대마도로 끌려간 최익현이 단식에 돌입했을 때 잔인한 일본군도 단식을 말리려 노력했습니다. 목숨 걸고 단식하며 만나달라는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갈치시장이나 방문한 대통령을 두둔하는 자들, 심성이 이러니 일제 통치도 좋게 보이는 거죠.' 역사학자 전우용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참 불쌍한 국민입니다. 우린 " 라며 세월호와 관련된 현실을 꼬집는 글을 올렸다.

 

 

이승환의 단식 동참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그의 뜻에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김장훈에 이어 행동으로 세월호 특별법을 지지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것이다. 평소 현실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이승환은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하면서도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 루게릭 환우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됐으면 좋겠다. 유민 아버님, 둘째랑 빨리 따뜻한 밥 먹게 됐으면 좋겠다 " 며 단식 중인 유민아빠에게 위로의 말을 남겼었다.

 

 

이승환의 이런 결심이 용기가 되야하는 현실이 서글프지만, 자신의 소신대로 행동하고 뜻을 전하는 그의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김장훈도 그렇고 이승환도 그렇고 평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매우 열정을 다해서 참여하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무엇보다 그들의 행동이 더 돋보이는 건 얼마전 배우 이산이 퍼부었던 망언과 비교되는 태도다.

 

자신과 다른 뜻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답답한 마음을 드러내긴 했지만 표현에 있어서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참 불쌍한 국민'이라고 자조섞인 말을 남길 뿐이었다. 누구나 어떤 일에 열정을 드러낼 순 있지만 그런 자신의 주장이 정당하게 인정받기 위해선 최소한의 인간성을 포기해선 안된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소신을 행동으로 옮기면서도 적당히 현실을 꼬집을 줄 아는 진중함이 인상깊었다.

 

 

특히 이승환의 '불쌍한 국민'이란 씁쓸한 한마디가 요즘의 현실을 정곡찌르며 공감을 불렀다. 그는 전우용씨의 말을 인용하며 이런 말을 전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을 두고 여러 말이 오가지만 그 중에서 안타까운 것이 바로 그를 향한 소름돋는 비방들이다. 오랜시간 단식을 하면서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켜 달라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정부는 묵묵무답이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는 잊은 듯 다른 곳을 방문하며 사진을 찍고 웃고 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의혹들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최근 선내 CCTV가 복원되면서도 의혹이 나왔지만 이를 다루는 언론도 극소수고 정부의 의지도 여전히 답답한 수준이다. 유병언에 대한 부분만 봐도 죽음 이후에 모든 게 끝난 듯 쏙 들어갔다. 그리고 종편언론들은 최근들어 유민아빠에 대한 흠집내기 보도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특별법을 주장하는 이유를 이런 행태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래서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정부의 모습에 자꾸 의혹만 쌓이는 것도 당연하다.

 

사실 유가족이 아닌 정치권이 나서서 그런 강력한 의지를 정부에 전해야 맞을 것이다. 그러나 각자의 이득에 따라서 정치권도 뒷짐만 지고 있는 수준이다. 다시는 이런 재난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욱 철저하게 조사하고 관련 법규도 탄탄히 만들어야 하는 움직임이 정부와 정치권에서 먼저 이뤄줘야 하는 게 맞지만, 우린 국민들이 나서지 않고선 먼저 일어난 걸 본적이 없다. 어디 그런게 세월호 뿐이랴. 윤일병 사건을 겪고도 국방부가 대응하는 모습만 봐도 한숨이 나올 뿐이다. 평소에는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다가 국민이 의혹을 보내고 일어나야 겨우 움직인다. 늘 그런식이다.

 

 

수많은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대한민국, 그런데 왜 바뀌지 않을까? 사건이 터져야 움직이는 기관들, 예방은 말 뿐인 현실은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부실을 키우는 건 윗사람들의 잘못이 크지만, 그런 윗사람들을 그 자리에 올린 게 우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그들이 가장 믿는 건 뭘해도 봐주는 국민이 아닐까 싶다.

 

세월호 같은 사건이 터져도 시간이 지나면 그만하자고 유족들만 닥달하고! 단식하는 이들만 외면하는 대통령을 보면서도 괜찮다고 하고! 단식하는 사람을 향해 도리를 저버리는 막말을 하고 유언비어를 터트려 고통을 주고! 음식사진을 SNS에 올리며 단식을 조롱하고! 단식이 벌어지는 곳에서 음식을 먹으며 한껏 조롱하고!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국민을 무서워할 이유를 정치인들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반짝 선거 때만 엎드리고 무서워하는 척만 해주면 그뿐이라는 걸 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진정 쇼를 하는 쪽은 이런 정치인들이고, 그런 쇼에 정당함을 만들어주는 게 바로 뭘해도 참아주는 국민들이 아닐까 싶다. 그러는 그들도 참 불쌍한 국민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도 참으로 불쌍한 국민이다.

 

과연 누가 부실함을 키우는 것일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단식을 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본질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한껏 조롱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국가의 부실을 방치하는 게 아닐지.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은 부실함 투성이다. 그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알고도 관심두지 않으려 한다. 내 일이 아니라는 듯 참고 지나친다. 아래부터는 아이들의 교육부터 학교폭력이 넘쳐나도 피해자들이 더 고통받고 참아야 되는 현실이다. 잘못을 바로잡기 전에 참는 것부터 가르치는 현실이다. 위정자들은 그런 국민이 참으로 고마울 것이다. 조금의 희생을 감수해도 된다는 것을 당연시하는 국민이 있으니 부실함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도 그 무거운 책임감을 국민에게 떠넘기면 그만일테니까. 그래도 당당하게 뭐든 해보려는 그들이 있으니 아직은 희망이란 말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다. 세월호로 떠나 보낸 모든 이들을 위해서 용기를 낸 모든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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