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무한도전, 점심값 미션향한 불편했던 네티즌의 오지랖 본문

예능보기

무한도전, 점심값 미션향한 불편했던 네티즌의 오지랖


딘델라 2014. 8. 31. 10:42

'무한도전' 형광팬 캠프는 감동과 재미를 두루 전했다. 그 연예인에 그 팬이라고 했던가? 연예인 뺨치는 끼로 똘똘 뭉친 광팬들은 막춤도 불사하는 망가짐으로 빵터지는 웃음을 전했다. 그들이 그렇게 망가질 수 있던 용기 또한 뜨거운 팬심 때문일 것이다. 응원하는 스타가 이길 수만 있다면 한번 쪽팔린 것도 감수하고 망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팬들은 열렬한 팬심으로 연예인들과 혼연일체가 되었다.

 

 

이날 진심 어린 팬심이 드러난 장면들은 감동을 주었다. 팬들끼리의 토론에서 그간 담아뒀던 말들을 쏟아낸 장면은 큰 재미를 주었다. 자신의 연예인을 대변하던 그들의 모습은 진지했고 무엇보다 날카로운 분석을 담고 있었다. 특히 놀란 것은 팬들이 무도의 세세한 장면들까지 기억하고 있던 것이다. 자신의 연예인이 공격받을 때마다 그때의 상황을 정확히 집어내며 받아치는 모습을 통해서 이들이 무도의 진정한 매니아임을 느낄 수 있었다.

 

 

광팬들은 멤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너무나 절실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었다. 모든 게 꿈같다!! 너나할 것 없이 무도 멤버와 하는 순간이 꿈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 멋지고 더 친근해진 무도멤버들! 잠드는 시간도 너무나 아쉬울 정도였다. 그들은 뜻하지 않은 생일선물과 감동편지와 진심 어린 눈물로 무도 멤버들을 감동시켰다.

 

 

팬심은 어디나 똑같았다. 남들보기에 낯간지러울 수 있지만 그러면 어떠리! 내 스타가 웃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들에게 팬들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다면 모든 게 부끄럽지 않았다. 그런 정성 가득한 팬심에 무도 멤버들은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누군가 나를 향해 무한 사랑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완벽한 내 편이 존재한다는 자체로 멤버들은 든든했을 것이다. 이처럼 9년이란 세월을 무도가 장수할 수 있던 힘이 이런 뜨거운 팬심일 것이다. 하나에 열광하고 집중하는 두터운 매니아층이 오랜시간 함께했기 때문에 무도가 국민예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형광팬 캠프에도 논란은 있었다. 바로 점심값내기 미션에서 박명수와 정준하가 쪼잔하다는 네티즌의 쓴소리를 들은 것이다. 무도는 팬들의 점심식사를 두고 미션을 했다. [점심값 가장 많이 나온 팀이 다른 팀 점심값 전부 계산]! 팬들 몰래 전달된 미션에 멤버들은 당황했다. 팬들을 대접해야 하는데 하필 점심값내기 미션이라니! 제작진이 야속해지는 순간이었다. 이에 하하와 정형돈, 유재석, 노홍철은 팬들에게 약속한대로 고기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정준하와 박명수는 분식과 햄버거를 선택했다. 이런 극명한 선택에 대해서 일부 네티즌들은 박명수와 정준하가 팬들에게 쪼잔했다며 비난을 했다. 고기를 선택한 멤버들에 비해서 팬들을 야박하게 대접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비판들이 상당히 불편한 오지랖으로 느껴졌다. 팬들을 위하는 마음이 얼마나 비싼 걸 대접했냐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일까? 고기를 사준 멤버는 인간성이 좋은 것이고, 햄버거를 사준 멤버는 이기적인 것일까? 박명수와 정준하가 햄버거와 분식을 대접했다고 해서 팬들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닐 것이다. 이들은 충실히 자신의 캐릭터를 따랐고 미션을 수행했을 뿐이다. 말 그대로 점심값 내기 미션이었다. 누군가를 몰아주기 위해선 최소한으로 먹던가 또는 상대를 자극해서 서로 많이 먹도록 자폭할 수 밖에 없었다.

 

미션을 생각하지 않고 통큰 대접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식이라면 그건 예능인답지 못한게 아닐까? 박명수처럼 때론 이기적여 보이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 바로 예능이다. 아무리 팬들이 있다 해도 본분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게 예능인이다. 이날 박명수 팬들도 그것을 잘 이해했을 것이다. 무엇을 하든 박명수와 함께하면 그것이 마냥 좋은 팬들은 박명수가 미션 당첨이 안되자 아주 좋아했다. 정준하 팬들도 식신로드 행사가 된 소박한 식사를 즐겼다. 비싼 걸 먹던 소박한 걸 먹던 팬들은 모두 미션이 무엇인지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 걱정은 최대한 내 스타가 미션에서 낙오하질 않길 바라는 팬심일 것이다.

 

 

 

팬들이 즐기면 된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무엇을 대접했냐에 주목하며 무도멤버들의 인성까지 운운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애초에 이번 미션은 제작진의 무리수였다. 팬들을 대접하는 걸 두고 비교될 수 있는 미션을 걸었단 자체가 오판이었다. 처음부터 미션을 공개하던지 아니면 모두 똑같은 장소에서 눈치껏 미션을 수행하도록 조건을 걸어놓고 시작했어야 했다. 하지만 매번 시청자의 눈치를 보면서 미션을 만들수는 없다. 이런 저런 시청자 반응이 걸려서 눈치보고 미션을 만들면 무슨 재미일까? 어차피 호감 비호감이 갈리는 문제는 시청자의 캐릭터 편견이 만든 것이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박명수 캐릭터를 평소 모습과 일치시키는 시청자들이 문제다. 박명수에 대한 쓴소리가 유독 많았던 것도 그가 예능에서 호감캐릭터는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캐릭터는 캐릭터일 뿐이다. 예능은 또 예능일 뿐이다. 그것에 몰입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평소 인간성까지 운운하는 건 지나친 몰입과 오지랖이다. 인간 박명수는 평소 기부도 많이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박명수 팬들이 애정을 과시하며 그를 대변한 것도 그런 인간 박명수의 매력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튼 형광팬 캠프는 팬과 스타란 훈훈한 관계를 재밌게 조명했다. 비록 쓴소리도 나오긴 했지만 그런 쓴소리조차 감싸줄 수 있는 든든한 광팬이 어디에든 있다는 걸 멤버들이 알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엔딩에서 팬들과 인간적인 고민까지 서로 나누는 훈훈한 모습을 지켜보니 왠지 짠해졌다. 무도도 언젠간 끝이란 게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울고 웃던 그 순간, 또는 비난했던 그 순간도 모두 추억이 되서 그리울 것이다. 죽기 전에 한번은 봐야할 사람! 무도 멤버들은 팬들에게 그런 존재였다. 무도도 수많은 팬들에겐 그런 존재일 것이다. 더 오래도록 해먹자는 말이 더욱 진하게 와닿던 시간이었다.

 

 

공유하기 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