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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추석특집, 기대와 실망 교차된 이유


딘델라 2014. 9. 10. 13:22

이번 방송들의 추석특집 예능은 파일럿과 과거 예능 또는 현재 인기예능들의 특별판들이 번갈아 기획되었다. 파일럿 프로들이 현격하게 줄어들은 건 그만큼 방송사들의 소재고갈이 클 것이다. 정규편성을 위해서 새롭게 파일럿을 기획하지만 최근 고전하는 예능프로들 사이에서 이렇다할 특색이 없다면 살아남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과거 예능을 부활시키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추석특집으로 부활한 '나는 가수다'였다.

 

 

오랜만에 나가수가 부활한다는 소식은 시청자들에게 기대감을 주었다. 시즌2가 전편만 못한 평가를 받으며 막내렸지만 그래도 나가수의 명성은 여전했다. 시청자들은 오래만에 나가수를 추석특집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자체에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이런 기대감은 시청률에서도 느껴진다. 과거에 비하면 턱없는 시청률이지만 닐슨기준 전국 8.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추석특집 예능 중에선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에 비해서 이날 전체적인 평가는 대체적으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날 출연한 가수는 윤민수, 더원, 김종서, 박기영, 시나위, 플라이투더스카이, 효린이었다. 레전드였던 시즌1에 비한다면 라인업은 약간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윤민수와 더원이 나가수 경력에 어울리는 멋진 무대를 선보였고, 효린도 아이돌 중 실력자에 걸맞는 시원스런 가창력을 뽑냈다. 박기량도 깔끔한 가창력을 뽑냈다. 다만 플라이투더스카이가 브라이언의 컨디션 난조로 재기량을 발휘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다들 각자의 개성에 맞게 경연곡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그렇게 경합을 벌인 끝에 이날 최종 1위는 더원이 차지했고, 2위는 효린이 뽑혔다.

 

 

가수들이야 각자의 실력대로 멋진 무대를 소화했다. 그러나 시즌1처럼 큰 감동과 재미를 이끌지는 못했다. 더원이 뛰어난 가창력으로 1위를 했지만 이미 나가수에 출연할 당시 많이 보여줬던 스타일이라서 신선함과 긴장감은 없었다. 다른 가수들도 특출남을 보여주었기 보다 각자가 잘할 수 있는 장기를 보여주는 데 그쳤다고 본다. 라인업이 약한 것도 있겠지만 노래 선곡과 편곡 면에서 특별함이 없었다. 선곡은 대체적으로 올드한 곡들이 주를 이뤘고, 편곡은 무난하거나 가수들에게 어울리지 않거나 너무 지루했다. 딱히 나가수가 아니여도 들을 수 있는 무난한 편곡은 최근 '불후의 명곡'과도 큰 차별점도 들지 못했다.

 

나가수는 레전드급 가수가 다양한 노래들은 특색있는 편곡으로 재해석해 부르는 재미였다. 하지만 이젠 나가수의 포맷이 특별하지 않기에 더이상 특별한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가수 추석특집이 별다른 감흥을 이끌지 못한 점은 안타깝게도 이미 나가수의 메리트가 많이 빠졌기 때문이었다. 시즌1이 레전드로 남을 수 있던 건 독보적인 퀄리티의 섭외력과 그들의 실력 그리고 연출에 있었다. 그러나 나가수가 없는 사이 '불후의 명곡'이 뛰어난 섭외력을 과시하며 신구 조화를 이뤄냈고 실력파 가수들을 대거 끌어갔다. 거기다 JTBC '히든싱어'의 섭외도 나가수 못지 않았다. 결국 현재 나가수가 섭외한 수준의 가수 라인업이 더이상 특별하게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나가수가 뽑냈던 레전드라는 말이 더이상 나가수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오히려 섭외에서 타 프로들이 더 뛰어남을 과시하며 현재의 라인업과 편곡 수준으론 더이상 시청자들의 감동을 이끌 수 없었다. 어차피 섭외란 이미 특별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좀더 선곡과 편곡이라도 공들여야 했는데, 나가수의 명성에 한참 못미치는 아쉬움만 남겼다. MBC가 새롭게 시즌3를 구상할지 안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나가수가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떡밥이 여러번 있었다. 그렇다면 섭외도 신경써야겠지만 편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이미 나가수가 없는 동안 '불후의 명곡'에서 다양한 명곡들을 새롭게 편곡하며 특색있는 무대연출까지 꽤 다양한 시도를 많이 보여주었다. 시청자들의 눈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나가수의 명성에 걸맞는 음악적인 노력이 더 수반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산만하다는 지적도 꽤 있었다. 화면 전환이 많았던 건 예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유독 이번에 지적이 많았던 건 그만큼 가수의 노래에 집중할 수 있는 편집이 되지 못했기 때문 같다. 이번에 MBC 신사옥 이전과 함께 나가수 추석특집은 야외에서 꾸며지며 스케일은 훨씬 커졌다. 하지만 가수가 노래할 때 상암신사옥을 자주 비추는 등 전반적으로 배경에 너무 신경을 쓴 탓에 시청자들이 산만함을 느꼈을 것 같다. 과거 시즌1 때도 가수가 노래할 때 출연자들을 비추고 멘트도 넣는 등 노래 외적인 편집이 많았다. 다만 그런 장면이 들어갈 때도 그것이 노래의 감흥과 적절히 어울리고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처럼 오랜만에 부활한 나가수는 기대와 실망이 교차되었다. 오랜만에 나가수를 본다니 반가움이 앞섰지만, 또 나가수의 레전드시절을 떠올리면 실망스러운 점도 많았다. 과거와 다를 수 밖에 없는 현재의 상황을 좀더 고찰하지 못한 게 많이 아쉬웠다. 이젠 과거의 나가수를 답습하는 것만이 그 명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아니게 되었다. 경쟁자들이 성장한 상태에서 나가수만의 메리트를 새롭게 발견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마냥 사장되기엔 참 아까운 포맷이다. '나는 가수다' 안에서 진정한 뮤지션이 내뿜는 노래들이 주인공이 된다면 이렇게 특집으로나마 명맥을 유지한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과연 그들의 멋진 포맷을 다시금 성공적으로 부활시킬지 아니면 반짝 특집으로 명백을 유지할 지! '나는 가수다'의 운명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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