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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 폭행혐의 부인, 난방비 때문? 비난보다 지지받는 이유


딘델라 2014. 9. 15. 18:07

배우 김부선이 폭행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게 된 일이 화제다.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김부선은 지난 12일 자신의 아파트 반상회에서 난방비 문제로 시비가 붙어 주민을 폭행했다고 신고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담은 CCTV 영상이 공개되는 등 사건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얼굴 알려진 연예인이 일반 주민과 몸싸움까지 하며 다툼을 벌였다는 건 상당한 이미지 실추다. 자유분방하고 개성 강한 배우로 통하는 그녀가 폭행이라니. 편견을 가지기 딱 좋은 이슈거리였다. 그런데 김부선이 폭행혐의를 부인하며 사건의 내막을 알리자 네티즌들은 그녀를 비난하기 보다는 지지하고 응원하기 시작했다.

 

 

김부선은 언론과 페이스북에 자신의 억울함을 전했다. 우선 자신의 페이스북에 " 부녀회장(A씨)이 먼저 폭언과 폭행을 했습니다. 협박과 허위사실유포 게다가 명예훼손까지 했습니다. 저도 진단서 나왔습니다. 증인들 넘칩니다.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찼다구요? 이거 왜들 이러세요 녹취 다 있어요 " 라며 일방적인 폭행이 아님을 주장했다. 언론이 공개한 CCTV를 봐도 감정이 격해져서 서로가 다툼을 벌이는 상황임을 추측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번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소소한 정황을 전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아파트 난방비와 관련된 비리문제를 파헤치며 벌어진 갈등 때문이었다. 아파트 관리비와 관련된 비리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아파트는 공동체 특성상 관리 감독과 관련된 주민대표자를 선임해서 그와 관련된 일체를 위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각종 이권개입과 특혜를 대표자들끼리 나눠가지는 비리들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주민들사이에 금이가고 불신을 쌓았다. 결국 아파트 비리문제가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면서 투명한 아파트를 만들자며 정부와 지자체까지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감시를 한다 해도 주민들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을 해결하는 건 쉬운 문제가 아니다. 서로가 바쁘게 살다보면 귀차니즘이 발동하게 되고 선뜻 나서기가 참 어려운 법이다. 그렇게 작은 권력이 된 아파트 비리를 적발하고 해결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다. 그런데 김부선은 공감대는 충분히 있으나 쉽게 나서기 어려운 이런 아파트 비리 문제를 2년전부터 알리기 위해서 애썼다고 한다.

 

" ...한 겨울에도 스키복 차림으로 살며 전기, 온수 다 아끼면서 살았던 나인데, 막상 정말 존경 받으며 잘 사는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관리비를 내고 쓴 만큼 내지 않는 부조리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암담해지더라....수 십만원의 관리비가 나와야 정상인 집에서 150원, 300원, 몇 만원 밖에 내지 않는 것이 말이 되냐. ...가진 사람들, 있는 사람들이 쓴 만큼도 내지 않고 자신보다 낮은 사람들의 약점을 잡아 오히려 협박하는 실정이다. 내 입장을 이해하고 나와 같은 의견을 지지하는 320가구의 성명서도 있다 "

 

이데일리가 전한 김부선의 인터뷰에는 그녀가 2년간 외로운 싸움을 벌인 것에 대한 절절한 심정이 담겨있었다. 누군가 비리를 저지르면 그 손해를 다른 선량한 주민들이 떠안게 되는 형국은 너무나 부조리했다. 특히 있는 사람이 더하다는 말처럼 존경받을 사람들이 이런 비리를 저지르는 모습을 보고 암담해졌다고 한다. 주민을 대표하는 자리란 신뢰가 바탕이 된다. 그래서 사회적 지위 등이 크게 작용한다. 그런데 그렇게 믿고 선발된 이들이 비리를 저질렀다니 얼마나 실망스러울까 싶다. 김부선도 이런 형국을 씁쓸해했다. 현실도 막막한데 아파트란 작은 공동체에서도 그런 현실은 되풀이 되고 있었다. 우리 사회 곳곳이 참 많이도 썩었다는 걸 느끼게 했다.

 

 

사건이 번져서야 큰 이슈로 떠올랐지만, 김부선은 2년 전에도 이와 같은 이야기를 방송과 인터넷 게시판에 들려줬다. 자신이 출연했던 한 예능프로에서 흘러가는 말로 난방비 비리와 관련한 전단지를 붙였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고, 다음 아고라에도 이같은 문제를 담아 아파트 주민들에게 문제를 바로잡자며 호소했었다. 그렇게 2년간 노력했지만 비리문제가 여전히 갈등의 도화선으로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는 게 참으로 놀랄 뿐이다. 도리어 비리를 파헤쳤더니 폭행범으로 몰렸단다. 얼마나 억울할까 싶다. 작던 크던 권력의 비리를 알리고 바로잡는 일은 참으로 힘든 싸움이었다. 그녀의 구설수는 이같은 우리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사건이 번진 내막에 대해서 네티즌들은 더욱 공감하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문제였다. 주민을 대표한 이들이 책임을 등한시하고 오히려 권력을 휘두르고 비리를 저질렀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어느 사회나 윗사람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아랫사람들이 힘든 법이다. 그래서 대표자가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공동체의 누구든 관심을 보이고 감시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사실 그것은 귀찮은 일이긴 하다. 그러나 고달프다고 귀찮다고 등한시하면 결국 내 손해로 돌아올 것이다. 김부선은 그런 공동의 책임의식을 확실하게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여튼 이번 일로 범상치 않은 캐릭터 연기로 약간의 편견을 가졌던 김부선을 다시보게 되었다. 캐릭터는 쎄보여도 올바른 소리에 침묵하지 않았던 그녀의 용기가 참 대단했다. 총대를 메는 일은 어려운 법인데 그것을 남모르게 2년간 고군분투했다고 하니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모쪼록 그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고 억울함도 잘 풀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전국 모든 아파트의 좋은 예시'가 되고 싶다는 그녀의 바램이 꼭 이뤄졌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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