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아빠어디가 빈-예서, 시청자 홀린 독보적 친구캐릭터 본문

예능보기

아빠어디가 빈-예서, 시청자 홀린 독보적 친구캐릭터


딘델라 2014. 10. 6. 08:50

육아예능의 전성기를 이끈 '아빠 어디가'의 인기 요인은 동심이었다. 순수한 아이들이 어른도 예상 못한 깜찍한 돌발행동을 했을 때 감동과 재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동심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건 제작진의 집요한 관찰능력을 요한다. 아어가는 관찰예능답게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잘 담아냈었다. 하지만 시즌2 들어 이런 아어가의 장점들이 사라졌었다. 부진한 성적 때문에 초심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제작진들이 아빠들의 예능감에 지나치게 기대거나 슈돌을 의식해서 재롱만 집중 부각하기 일수였다. 그러나 아어가는 아이들이 주인공이고 그들이 쏟아내는 다양한 캐릭터를 잘 활용해서 재미를 이끌어야 한다. 교감할 수 있는 나이 때의 아이들을 선택한 건 그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동심을 담아내기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친구특집'은 오랜만에 아이들끼리 뭉치기 좋은 기획이었다. 아이들의 특성을 확실히 부각시킬 단체여행이 간절했는데 친구특집이 그랬다. 여섯 아이들의 개성 강한 친구들은 오랜만에 볼거리를 선사했다. 민율이는 미모를 자랑하는 여자친구 앞에서 시종일관 상남자 매력을 뽐냈고, 장난기 넘친 절친과 여행을 떠나기로 한 리환이는 여자친구 때와는 정반대로 꾸러기가 되었다. 후는 오랜만에 지아와 여행을 떠나기로 했고, 찬형이와 세윤이도 귀여운 절친과 함께했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맹활약한 친구는 따로있었다. 바로 빈의 친구 홍예서였다. 예서는 성선비 준이와 똑 닮았던 명준이의 동생이었다. 역시나 명준이 동생은 오빠 만큼 남다른 포스로 등장했다. 초반에 낯선 카메라 때문에 부끄러움을 드러낸 예서는 어쩔줄 몰라하며 꼼지락거릴 뿐이었다. 말 한마디 없이 얌전한 요조숙녀 같았던 예서는 명준이 동생이구나 싶었다.

 

 

그러나 그것이 예서의 진면목은 아니었다. 부끄러워 하면서도 미션봉투를 향해 달려드는 예서! 말 한마디 없더니 미션지를 큰 소리로 읽고, 초밥이 먹고 싶다며 아이답지 않은 식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보통내기가 아닐거란 예상대로 예서엄마는 오빠와 다르다며 고생할거란 충고까지 잊지 않았다. 슬슬 발동이 걸린 예서는 여행을 떠나면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무거운 짐가방을 단숨에 잡고 뛰더니 자동차에 냅다 실었다. 그리고는 차안에서 마이크가 신기한 듯 아아~ 체크를 하며 궁금한 질문을 쏟아냈다. 준이와 나란히 책만 읽었던 명준이와 달리 3년 여행을 다닌 아이처럼 너무나 자연스런 예서를 보며 성동일도 격세지감을 느꼈다.

 

 

확실히 예서의 등장은 빈이의 여성스런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파자마 파티를 위해 백화점에 온 빈이와 예서는 쇼핑하는 여자들의 흥분과 즐거움을 리얼하게 보여주었다. 세대불문 여자들의 쇼핑이란 비슷했다. 이쁜 것만 보면 절로 탄성이 나왔고 옷 하나를 골라도 신중하고 또 신중했다. 수많은 잠옷들을 둘러보며 쉴 새 없이 품평회를 가졌던 빈이와 예서! 어른 뺨칠 만큼 똑부러진 취향을 드러내며 꼼꼼히 옷을 고르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하지만 섬세한 취향차이는 금새 우정을 금가게 했다. 내 안목이 더 낫다고 자존심을 접지 못하며 두 아이는 금방 토라졌다. 옷 하나 고르는 게 여자들에겐 이렇게 큰 일이었다. 성동일이 중재에 나서서 둘이 화해했지만 여전히 할 말이 많았던 빈이에게 예서는 나지막이 "그만해"를 외쳤다. 조용히 할 말 다하는 예서가 어찌나 웃기던지 빵터질 수 밖에 없었다.

 

포스 넘치는 빈이도 조용히 제압한 다부진 예서는 귀여운 겉모습과 달리 어른과 흥정할 만큼 똑부러졌다. 그래서 성동일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장면이 큰 웃음을 주었다. 준이의 이야기로 빈이를 삐치게 한 성동일! 그런 성동일에게 예서는 " 잘 안 봤으면 말을 안했어야죠! " 라며 일침을 날렸다. 예서에게 단단히 혼이 난 성동일이 얼마나 웃기던지. 여간해선 지지 않는 성동일이 아이의 일침 한방에 완전히 넉다운이 되었다.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알아준 친구가 빈이는 참 고마웠을 것 같았다.

 

 

그런데 예서의 무한매력은 끝이 없었다. 말과 행동 모두 신통방통했던 예서가 이번에는 기막힌 먹방까지 선사했다. 시작부터 꿈틀거리는 산낙지를 맛있다며 씹어먹었다. 그리고 이내 다양한 반찬들을 야무지게 해치웠다. 하지만 예서의 맘은 오로지 회에 가있었다. " 회는 언제 나와요? " 남다른 식성으로 회만 외치던 예서는 이내 회가 나오자 어른 뺨치는 먹방을 보여주었다. 상추를 반으로 가른 후 손바닥에 야무지게 올려놓고 회를 척하니 올려놓았다. 손놀림이 예상치 않자 성동일은 마늘과 청양고추를 권했다.

 

보통 아이 같으면 손사래 치겠지만 예서는 달랐다. 마늘을 척하니 올려놓고 쌈을 한 입에 집어 넣었다. 마늘 담긴 회쌈을 그렇게 맛나게 먹는 아이라니! 상추를 제대로 오무리며 끝임없이 회를 먹는 모습이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또한 초밥이 나오자 간장을 조심히 따르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찍어먹었다. 미식가의 포스마저 풍기던 그 모습에 성동일은 '기가 막히다'라는 감탄사만 쏟아낼 뿐이었다.

 

 

 

보고만 있어도 절로 침이 고이는 기막힌 먹방이 얼마만인가? 먹방요정 윤후의 뒤를 이어 아어가 먹방을 간만에 살려놓은 예서의 맹활약은 시청자를 제대로 홀렸다. 오죽하면 성동일이 먹는 걸 포기하고 예서의 먹방을 입 벌리고 감상했을까? 그만큼 예서의 먹방은 강했다. 선짓국을 들이켰던 남다른 식성의 빈이도 예서가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 예서 엄마가 어떻게 예서를 키운거야? " 빵터지는 빈이의 한마디가 예서의 맹활약을 압축했다. 정말 어떻게 키웠길래 저런 범상치 않은 캐릭터를 가질 수 있을까 싶었다. 다소곳한 듯 할 말 다하고 거기에 어른 뺨치는 식성까지 겸비한 예서는 독보적인 친구캐릭터로 반전매력을 과시했다.

 

예서의 맹활약은 아어가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초심을 정확히 집어주었다. 아어가가 흥하려면 예서와 같은 독보적인 캐릭터가 필요하다. 동심의 통통 튀는 매력을 발굴하고 그것을 집중 조명해야 한다. 또래와 교감하고 때론 어른과 교감하며 터져나온 동심의 기발함은 단순한 재롱과는 달리 곱씹는 재미를 준다. 시즌1은 윤후가 그랬었다.

 

그러나 시즌2 들어서 새롭게 투입된 아이들은 캐릭터를 발굴할 시간이 너무 없었다. 개별여행과 온갖 특집에 치이기만 했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점점 주변으로 밀려났었다. 다행히 예서라는 친구캐릭터가 오랜만에 아이다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렇게 화제성은 결국 아이들이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제작진들이 그동안 아이들을 너무 등한시했었기에 예서가 더 돋보이는 것일지 모른다. 친구특집을 통해서 묻혀져 있던 아이들의 진면목을 다시금 부활시켰음 좋겠다. 하여튼 빈이와 예서가 보여준 환상적인 케미는 오랜만에 아어가에 빠져들게 했다. 다음주도 기대된다.

 

공유하기 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