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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외국인 친구 특집 '홍어 먹이기', 눈살 찌푸린 옥에 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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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외국인 친구 특집 '홍어 먹이기', 눈살 찌푸린 옥에 티


딘델라 2014. 10. 27. 06:44

'아빠 어디가' 외국인 친구 특집은 기대보다 더 재밌었다. 요즘 계속 특집이 이어지고 가족들이 나뉘어서 아쉽긴 하지만, 어쨌든 특집이라면 이왕이면 가장 아어가다운 재미를 이끄는 게 좋을 것이다. 이날 게스트로 참여한 외국인 세가족은 함께한 아어가 가족들과 궁합이 좋았다. 다들 한국에서 몇년씩 살았지만, 여전히 한국은 낯설고 신기한 나라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인 가족들은 이번 여행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에 반해 아어가 아빠들은 당장에 언어소통부터 걱정해야 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데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 영어 울렁증은 아빠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콩글리쉬와 바디랭귀지로 아빠들은 재치있게 손님들을 맞았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금방 친해졌다.

 

 

프랑스 친구 미아와 미국인 친구 에이브리! 그리고 또 다른 미국인 친구 시나드 패터슨 주니어(찬)가 함께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더니 이내 서로가 먼저 다가와서 시끌벅적하게 웃고 떠들었다. 동심이란 세계 어디나 똑같았다. 특히 미아와 에이브리의 활약이 대단했다.

 

 

한국식 고기잡이 배를 체험한 미아는 두려움이 전혀 없었다. 아빠도 당황할 만큼 너무나 발랄하게 모든 체험에 적극적이었다. 흔들리는 배에서 멀미를 하기는 커녕, 적극적으로 문어잡이를 도왔다. 그리고 기막힌 먹방까지 선보였다. 초장에 회를 찍어 연신 맛있다며 먹었다. 게다가 문어라면까지 호로록 즐겼다. 그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마냥 이쁠 수 밖에 없었다. 순수한 동심이란 환경의 변화마저 거리낌없이 즐기는 용기를 가진 듯했다. 미아가 낯선 체험을 즐기니 프랑스 아빠도 덩달아 신나서 재밌게 체험을 마쳤다.

 

빈이와 세윤이랑 금방 친해진 에이브리 역시 낯선 시골체험을 순수하게 즐겼다. 에이브리는 카메라가 신기한 듯 연신 장난을 쳤다. 그리고 한국친구들을 이끌며 노래도 부르고 놀이도 하면서 뛰어난 적응력을 과시했다. 갑자기 친구들이 이상한 상황극을 하는데 에이브리가 자연스럽게 끼어서 노는 장면이 얼마나 웃기던지. 정말 아이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노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오랜 친구처럼 감도 따면서 한국체험을 순수하게 즐기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한국적인 정취가 가득한 낯선 시골이었지만, 에이브리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또한 늦둥이 딸을 돌보느라 늘 피곤한 에이브리의 나이 차 많은 아빠도 개성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외국인친구 특집은 한국을 체험하는 소소한 재미를 아어가답게 잘 살린 특집이었다. 그리고 이를 살린 것도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이었다. 외국인을 불러다가 이런 체험을 시키는 건 흔한 컨셉이지만, 그럼에도 식상하지 않았던 건 아이들이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기뻐하고 뭐든 신기해하고 까르르 웃을 때 식상함은 특별함이 된다.

 

그런데 이날 특집에도 옥에 티는 존재했다. 참 괜찮았던 특집임에도 '홍어 먹이기' 하나 때문에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윤민수와 안정환은 한국을 소개하기 위해 한식당에서 음식을 대접했다. 첫 만남에서 좀 더 친해지기 위해서 식당에서 통성명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이들 가족에게 윤민수가 다소 짓궂게 홍어를 적극 추천했다. 한국 음식을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아주 맛있는 음식이라며 소개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홍어를 즐기지만, 사실 홍어는 진한 암모니아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한국사람도 모두 소화하기 힘든 홍어를 첫 만남에서 장난처럼 소개했으니 이들의 반응은 뻔했다. 윤민수가 내민 홍어삼합을 먹은 미국 아빠는 괜찮다고는 했지만 강렬한 맛에 땀을 뻘뻘흘렸다. 미국 아빠가 짓궂은 장난임을 눈치채며 안정환에게도 먹이고 아들에게도 먹이며 재치있게 받아쳐서 참 다행이었다. 하지만 홍어를 먹고 잔뜩 얼굴을 찌푸린 찬의 모습에 마냥 좋을 순 없었다.

 

 

아어가마저 외국인을 불러놓고 꼭 이런 짓궂은 음식 장난을 해야했을까 싶다. 이날 룸메이트에서도 외국 출신 멤버들에게 강한 홍어를 맛보이며 이들의 놀란 반응을 내보냈다. 이처럼 홍어를 가지고 외국인들을 골탕먹이는 장면이 방송에서 자주 등장한다. 그야말로 너무나 식상한 그림이었다. 다짜고짜 홍어를 권하며 그들의 놀란 반응에 낄낄거리며 좋아들하는 게 눈살 찌푸린다. 친분이 싹트기도 전에 짓궂은 신고식부터 하면, 과연 그것이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재미는 있을 것이다. 지켜보는 사람이야. 하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또 다를 수도 있다.

 

특히나 아이들에게까지 어른들의 취향을 강요하는 건 별로였다. 권하는 음식을 마다할 수도 없고, 그러니 아이까지 억지로 즐기기는 했지만! 아이의 기억 속에 한국 음식은 처음부터 다가가기 힘든 것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한국 음식 중에 맛나는 것도 많은 데 괜스레 편견부터 가지게 하는 건 아닌지 싶었다. 하여튼 '홍어'가 우리의 전통음식인데 이런식으로 장난의 대상이 되는 것도 불쾌하다. 취향에 따라 즐기는 음식을 두고 자꾸만 방송에서 골탕먹이는 음식으로 몰아가니 썩 기분이 좋을 순 없다.

 

 

그리고 '홍어 먹이기'가 옥에 티인 이유는 단순한 장난 때문만은 아니였다. 한국적인 체험이 주를 이룬 다른 팀과 비교해서 소재면에서 너무나 식상하고 부족했다. 미아와 에이브리는 정겨운 한국 풍경 속에서 친구들과 동심을 나눴다. 그에 반에 찬이는 홍어먹는 장면이 다였다. 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그저 단순한 관광에 그친 것이다. 다음 주에도 찬이는 놀이공원에 놀러갔다. 솔직히 한국의 특별함을 전해주기엔 흔한 놀이공원은 많이 부족한 아이템이다. 성동일, 김성주 가족처럼 특별한 한국 정취를 아이들이 체험하며 동심 속에서 뛰어놀게 했다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결국 홍어 먹이기가 더 부각된 이유는 아어가답지 않은 여행의 소재 때문이다. 기껏 손님을 초대해 놓고 이정도 밖에 대접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에 더 욕먹는 게 아닌가 싶다. 전체적으로 다 좋았는데 옥에 티 하나 때문에 쓴소리만 듣게 되니 안타깝다. 앞으로는 여행의 묘미를 충분히 살리며 특집을 알차게 구성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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