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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한공주 '천우희', 공정성 빛나게 한 눈물의 수상소감 본문

토픽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한공주 '천우희', 공정성 빛나게 한 눈물의 수상소감


딘델라 2014. 12. 18. 12:06

제35회 청룡영화제의 선택은 파격이었다. 청룡영화제는 주요 부문의 시상에 대해 대종상과 다른 선택을 하며 영화제의 품격을 좀 더 다채롭게 높이게 되었다. 올해 한국영화에는 두가지 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명량'과 '변호인'이다. 둘 다 천만영화라는 진기록을 세웠으며 사회에 중요한 화두도 전했다. 그러나 '명량'이 한국영화 최대 관객 기록을 돌파하며 좀 더 우세적인 상황이었다.

 

 

그렇게 흥행성 면에서는 '명량'이 우세할 수 밖에 없었다. 대종상은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주요 시상을 '명량'에게 주었다. 그에 반해 '변호인'은 상복이 없었다. 분명 작품성과 흥행 모두 부족함이 없었지만 역시나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청룡영화제 역시 '변호인'의 불운이 계속되지 않겠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과 달리 파격적이었다. 청룡영화제는 최우수작품상, 그리고 남우주연상(송강호) 등 주요부분을 '변호인'에게 시상했다. 그리고 '명량'은 감독상과 한국영화 최대 관객상을 수상하며 분배 면에서도 현명한 선택을 보여줬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 모든 권력은 국민 여러분에게 나오듯 송강호라는 존재 자체도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나온다 " 는 감동의 수상소감을 남겼다. 모두를 대신해 작품상을 받은 위더스 필름 최재원 대표는 " '변호인'은 저희 같은 영화인들이 관객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알게 해준 작품. 출연 결심이 쉽지 않았을 배우들을 비롯해 관객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뿐 " 이라며 배우와 스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변호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1981년 부림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울림을 전하며 흥행에도 성공했었다.

 

 

최우수작품상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변호인'을 손들어 줬다. 언론에 따르면 심사위원들은 모든 부분에서 우위가 인정되는 작품이 최우수작품상이 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수상한 '변호인'에 대해서 "우리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다. 또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서라도 영화적 완성도가 높다 " 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몰표라는 이례적인 선택을 받았다. 대종상이 워낙 '변호'인을 찬밥 취급해서 네티즌들은 청룡의 선택에 찬사를 쏟아냈다. 그만큼 점 더 공정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번 청룡영화제의 파격은 '변호인'에 그치지 않았다. 청룡영화제의 두번째 파격은 바로 여우주연상에 있었다. '한공주'의 천우희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으며 일약 신데렐라로 등극한 것이다. 그녀는 김희애(우아한거짓말), 손예진(공범), 심은경(수상한그녀), 전도연(집으로가는길) 등 쟁쟁한 선배 여배우들을 제치고 여우주연상 주인공이 되었다. 그럼 점이 어느 때보다 영광스러운 것이 아닌가 싶다.

 

대종상의 경우 '해적'의 손예진이 800만 흥행성을 이끈 여배우의 존재감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흥행만 따지고 본다면 20만이 든 '한공주'는 미약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 묵직한 사회적 화두는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던 영화였다. '한공주'는 10대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친구를 잃고 쫓기듯 전학을 가게 된 공주(천우희)의 아픔을 그려냈다. 이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범상치 않은 주제가 주목받으며 각종 해외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수상도 했었다.

 

 

영화가 주목받으며 당연히 배우 천우희도 주목받았다. 그녀가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력에 대해 호평과 찬사가 쏟아졌다. 그래서 일찌기 천우희는 '한공주'를 통해서 두 번이나 수상을 받았었다. 제 34회 영평상과 '2014 여성영화인축제'를 주관하는 여성영화인모임 후보선정위원회가 뽑은 연기상 수상자에 뽑혔다. 네티즌들이 천우희의 여우주연상 수상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 이유다. 이미 연기력을 검증받았기에 그녀의 수상 소식에 많은 네티즌들이 축하와 응원을 보냈다.

 

천우희의 수상은 연기력이 흥행성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싶다. 흥행으로만 본다면 독립영화인 '한공주'의 20만 흥행은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서 초라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독립영화에겐 20만의 관객은 적은 게 아니였다. 그만큼 '한공주'가 보여준 사회성과 연기가 적잖은 관객을 움직인 것이다. 그래서 젊은 여배우 발굴이 시급한 충무로가 천우희에 주목한 것은 당연하다. 독특한 매력으로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펼쳐내는 보기드문 젊은 여배우의 등장은 보석같았을 것이다.

 

천우희는 등장부터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대중들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장면이  바로 '써니'의 본드걸 연기였을 것이다. 분량은 적었으나 본드에 취한 리얼한 연기는 소름돋을 정도였다. 그렇게 범상치 않은 연기자의 길을 걸어갔던 천우희가 드디어 '한공주'를 만나며 제대로 빛을 본 것이다. 이쁘지 않은 캐릭터만 맡으며 캐릭터에 혼을 불어넣으려 애썼던 젊은 여배우의 노력을 영화계가 인정한 것이다.

 

 

그래서 천우희의 수상은 파격을 넘어 어딘가 감동이었다. 천우희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천우희의 진심 담긴 눈물에 시상자도 시청자도 울컥할 수 밖에 없었다.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이지만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 보였다. 역시 배우는 시상식에서 빛나는 게 가장 아름답다. 여배우로서 이뻐보이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천우희는 쉽지 않은 캐릭터만 연기하느라 자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보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도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자신의 노력이 이렇게 여우주연상으로 빛날 기회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런 천우희의 눈물의 수상소감은 감동적이었다. " 다들 그렇게 수상소감을 준비하라고 했는데...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한공주' 이수진 감독님과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한 스태프, 배우들, 그리고 관객 한 분 한 분 너무 감사드린다. 저에게 이 상을 주신 건 포기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다. 앞으로도 배우를 하면서 의심하지 않고, 정말 자신감 갖고 열심히 배우 하겠다. 그리고 앞으로 더 독립영화, 예술영화에 관심과 가능성이 열렸으면 좋겠다. 열심히 해서 좋은 연기 보여드리겠다 "

 

울컥한 천우희는 파격적인 수상에 스스로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당사자도 예상 못할 정도로 이번 수상은 파격적이었다. 그녀의 소감이 말해주듯 청룡영화제는 흥행보다는 작품과 연기에 집중해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영화제란 모름지기 영화의 발전에 기여하는 면도 있어야 한다. 단순히 치하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영화계를 이끌 인재를 발굴하는 장이 되기도 해야 한다. '한공주'와 천우희에 주목하며 독립영화의 발전을 높이 평가한 청룡영화제는 파격적인 선택으로 공정성을 빛나게 했다. 그와 같은 선택으로 현재 네티즌들은 '한공주'가 어떤 영화인지 주목하게 되었다.

 

 

이처럼 청룡영화제는 남다른 고민이 담긴 파격을 여러번 보여주었다. 민감한 화두도 영화의 작품성을 우선적으로 인정하며 주저하지 않고 상을 주었다. 독립영화 속 연기가 절대 작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며 다양성에 손들어 주었다. 어느 때보다 공정하다고 평가받는 이번 청룡영화제! 영화계도 소통해야 하는 걸 잘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흥행도 중요하지만 흥행 이전에 영화가 진짜 소통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잘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그것이 문화가 사회에 기여하는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하여튼 상업적인 성공과 문화적인 성공까지 두루 치하한 청룡영화제의 시상은 오랜만에 이견이 없었다.

 

(* 최우수작품상 - '변호인' * 감독상 - '명량' 김한민 감독 * 남우주연상 - '변호인' 송강호 * 여우주연상 - '한공주' 천우희 * 남우조연상 - '끝까지 간다' 조진웅 * 여우조연상 - '변호인' 김영애 * 신인감독상 - '한공주' 이수진 감독 * 신인남우상 - '해무' 박유천 * 신인여우상 - '도희야' 김새론 * 각본상 - '끝까지 간다' 김성훈 * 촬영조명상 - '군도: 민란의 시대' 최찬민·유영종 * 편집상 - '끝까지 간다' 김창주 * 음악상 - '군도: 민란의 시대' 조영욱 * 미술상 - '해무' 이하준 * 기술상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강종익(시각효과) * 단편영화상 - '영희씨' 방우리 감독 *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 '명량' * 청정원 인기스타상 - '인간중독' 송승헌, '친구2' 김우빈, '타짜-신의 손' 신세경, '변호인'임시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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