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삼시세끼 어촌편 유해진-손호준, 정겨운 부자 케미의 환상 궁합 본문

예능보기

삼시세끼 어촌편 유해진-손호준, 정겨운 부자 케미의 환상 궁합


딘델라 2015. 2. 28. 15:37

'삼시세끼 어촌편'이 빅히트한 이유는 캐릭터별 역할분담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어떤 요리든 척척해내는 차승원은 왠만한 주부 뺨치는 살림 솜씨로 단숨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지난주 차승원은 무려 빵만들기에 성공하며 진정한 요리의 신에 등극했다. 설마 빵까지 만들까 싶었지만 셰프의 경지에 이른 차승원에겐 불가능은 없었다. 빵만들기가 더 빛난 건 차승원의 요리실력 때문만은 아니였다. 손호준은 솥단지 아이디어로 화덕의 방점을 찍었고, 유해진은 빵이 잘 익으라고 손재주를 발휘해서 받침대를 뚝딱 만들어냈다. 유해진과 손호준의 든든한 조력이 있기 때문에 차셰프의 요리는 더욱 완성에 가까운 결과를 이끌 수 있었다.

 

 

이들 세명의 조합은 잘 맞물린 가족 구성원을 보는 듯하다. 가족의 든든한 배를 채우기 위해 요리하는  엄마, 엄마가 원하는 건 뭐든 척척 만들어주는 아빠, 그리고 부모를 졸졸 따르며 열심히 심부름하는 아들! 과거 가족구성원은 이들처럼 역할 분담을 가지며 더 친밀하고 끈끈한 정을 나눴디. 그래서 삼시세끼-어촌편은 남녀노소 누가 봐도 몰입도가 크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닮았기 때문에 온가족이 함께 봐도 공감될 요소가 많다.

 

 

케이블 사상 13%의 높은 시청률을 찍으며 엄청난 화제성을 이끌게 된 건 바로 이런 세대공감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케이블은 보통 젊은 층을 타겟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나영석pd는 다양한 세대를 끌어안을 소재와 출연진을 선택해서 '꽃할배'와 케이블의 접근성을 어른들까지 확장시켰다. 그 중에서 단연코 '삼시세끼-어촌편'은 그간의 노하우가 더욱 밀집된 최고의 성공작이다.

 

 

이렇게 차승원-유해진-손호준의 삼각편대를 완성시킨 나pd 사단의 심미안은 진정 신의 한수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삼시세끼-어촌편'은 특별한 게스트가 필요치 않았다. 워낙 세명의 궁합이 뛰어나고 그 안에서도 충분히 재미를 뽑아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우가 게스트가 입성했는데도 이미 역할분담이 세명으로 꽉 채워졌기 때문에 그가 낄 틈은 없었다.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정우는 차줌마의 잔소리만 듣다가 아쉽게 퇴장했다. 그 대신 이날 어촌편의 재미는 유해진과 손호준의 부자 케미가 제대로 살렸다.

 

차승원이 딸 예니의 생일 때문에 뭍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차승원은 정우와 떠나면서도 남겨진 손호준과 유해진이 과연 제대로 밥이나 챙겨먹을 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살림을 책임진 엄마가 잠시라도 집을 비우면 엄마는 남겨진 자식들과 남편 걱정이 마를 새 없다. 차승원도 이와 비슷했다. 반찬이라도 미리 해놓고 가야지 마음이 편할 것 같아 겉걸이를 똑딱 만들어놓고 손호준에게 열심히 조리법들을 설명해주기 바빴다. 그런 차승원의 마음과 다르게 유해진은 잔소리를 퍼부을 이가 없으니 마냥 좋기만 했다. 마치 엄마가 없는 날 '훼방이다'를 외치는 아빠처럼 하고 싶은 걸 원없이 하라고 손호준을 한껏 풀어놓았다.

 

해진 아빠의 말대로 편하게 누워서 원없이 휴식을 취한 손호준! 그렇게 아빠와 아들은 엄마없는 자유를 누리기 바빴다. 그러나 식사 때가 찾아오니 차승원의 빈자리를 제대로 느끼게 된다. 먹는 걸 결정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엄마가 있다면 식재료만 가져다 주면 척척 아무 음식이나 만들어 놓는데, 이들은 있는 식재료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로 음식만들기가 두렵다. 그런데 겁없게도 덜컥 회덮밥을 먹자는 유해진! 문제는 물고기를 죽이지도 못하는 맘 여린 평화주의에 있었다. 자연사를 시키자! 죽을 때를 기다려 회를 치기로 한 이들의 황당한 발상에 빵터졌다.

 

 

그러나 세상사 맘대로 안 되는 것을~ 팔딱 거리는 물고기가 쉽게 죽지 않는다. 결국 눈을 찔끔 깜고 겨우 회를 뜨는 데 성공했다. 아빠로서 아들 호준이를 생각하며 닥치니까 할 수 밖에 없었다. 손호준은 차줌마가 일러준대로 야채를 썬다. 어딘지 부족하지만 그래도 배운대로 성실히하니 얼추 그림은 비슷했다. 문제는 간맞추기였다. 차승원이 말한대로 양념을 넣어야 하는데 유해진은 대충대충 된장을 풀어헤친다. 국은 점점 오묘해지고 결국 몇번을 손봐서 겨우 된장국이 되었다. 그렇게 단출한 회덮밥상이 탄생했다.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해냈다는 만족감에 밥맛은 꿀맛이다.

 

엄마가 없을 때 아빠가 얼렁뚱땅 해준 음식들로 배를 채우는 기분이 딱 이랬다. 그럼에도 아빠와 나눈 정 때문에 맛은 끝내준다. 그것이 아빠와 나누는 부자간의 재미였다. 손호준과 유해진은 이런 정겨운 부자 케미를 제대로 발산했다. 아빠는 뭐든 대충하란다. 대강 대강하고 얼른와서 놀자고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대충 먹은 걸 치우고 오랜만에 조졸한 담소를 나눴다. 유해진의 구수한 입담이 시종일관 손호준을 웃긴다. 까르르 정겨운 선후배간의 정이 그저 흐믓하다. 또한 선배를 깍듯이 모시는 손호준은 진정 사랑받을 수 밖에 없다. 홀로 화장실가는 해진을 걱정하며 쪼르르 함께 화장실까지 따라간다. 서로를 챙기며 끝까지 흥겨운 두 사람 때문에 차줌마의 빈자리조차 느낄 새가 없었다.

 

 

 

얼렁뚱땅 유해진 아빠의 음식만들기는 아침에도 계속되었다. 차승원이 알려준대로 볶음밥을 하려는 손호준에게 대충 김치만 넣고 하라며 다그치는 유해진! 그는 뱃 속 먼저 채우는 게 급한 전형적인 아빠들의 귀차니즘을 몸소 실천했다. 호준이 마련한 양념에 대충 밥을 손으로 퍼붓는 해진을 본 나pd는 당장에 차승원한테 이를 기세였다. 그럼에도 음식은 손맛이라며 얼렁뚱땅 밥상을 차리는 유해진! 대충 마당에다 상을 펴서 손호준과 도란도란 김치볶음밥을 맛나게 먹었다. 잔소리쟁이 차승원이 없으니 하고 싶은대로 원없이 대충 때우고 마는 유해진은 진짜 딱 우리네 아빠를 보는 느낌이다.

 

그렇게 대충 때우더니 이제는 불이나케 치우라고 성화다. 바로 차승원이 오면 분명 난리가 날거라고! 아빠의 자유는 여기까지였다. 돌아올 엄마의 잔소리가 무서워 허벌나게 청소를 하는 아빠처럼 이들은 차승원의 무서운 잔소리가 두려워 열심히 뒷마무리를 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정겨운 추억 속 앨범을 꺼내보듯 이들의 낯익은 풍경은 절로 미소 번지게 했다. 그런 손호준과 유해진의 환상적인 부자케미의 궁합 때문에 삼시세끼는 어느 때보다 소박하고 정겨움이 넘쳤다. 차줌마의 화려함은 없었지만, 정반대의 유해진이 만들어가는 단출한 밥상이 익숙한 추억을 떠올리며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세 사람이 만들어가는 가족 케미는 가히 최강이다. 어떻게 붙여놔도 절묘하게 어울리는 역할 분담이 최고의 궁합을 선사했다.

 

이런 재밌는 어촌편이 막방을 한다니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차승원과 유해진의 조합을 다시 보고싶다는 시청자의 열망은 강했지만, 어촌편 다음 촬영 계획은 아직 없다고 한다. 여름에 어촌편을 한다면 그야말로 백미일텐데...아쉽게도 극강의 가족 케미는 이대로 전설이 될지도 모른다. 농촌편이 다큐라면 어촌편은 예능적 재미가 풍성했다. 정겨운 입담과 화려한 음식 속에 이야기 꽃이 만발했던 어촌편이 이대로 끝난다면 서운할 것 같다. 밀당의 귀재 나pd를 믿을 수 밖에. 이대로 놓치기엔 너무 아쉽지 않은가?

 

공유하기 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