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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지나의 눈물, 진정한 윈윈 프로그램인 이유


딘델라 2015. 4. 20. 09:39

1대 '복면가왕'에 뽑힌 '황금락카두통썼네'의 정체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다. 창법을 가지고 추측하기가 어렵지만 현재 루나 유미 진주 등 여러명이 거론되고 있다. 그중에서 체형과 네일아트 등이 f(x) 루나와 비슷하다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과연 그 추리가 맞는지는 가면을 벗어봐야 결판이 날 것 같다. 이처럼 '복면가왕'은 추리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가면을 쓰고 등장한 출연자들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패널들의 토크가 힌트가 될 수도 있고 음색과 창법 심지어 외형적인 특색으로 추리를 하다보면 점점 빠져들게 된다. 이번에도 여러 스타들이 가면을 쓴 채 등장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상당한 실력을 발휘한 출연자들의 가면 속 정체는 깜짝 놀랄 반전도 있어서 큰 볼거리를 선사했다.

 

 

1라운드 첫 대결 '정확하게 반갈렸네'와 '자나깨나 산불조심'의 대결은 반갈렸네의 승리였다. 능수능란한 알앤비 창법이 과연 누구일지 여러 추측을 불렀지만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숨은 고수라면 노래는 잘하지만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한 가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신예이거나 걸그룹 멤버이거나..확실한 건 비범한 실력자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산불조심의 정체는 김종서였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창법까지 바꾸며 도전을 했지만 워낙 특색있는 보컬을 가졌기 때문에 금방 정체를 들키고 말았다. 놀라운 추리력을 보여준 백지영은 특별한 창법을 금방 눈치챘다. 복면가왕은 노래 대결이지만 정체를 쉽게 눈치챌 수 있는 사람은 신비주의가 떨어져 아무래도 불리했다.

 

 

이어진 '가려진 거미줄사이로'와 '입 돌아간 체리'의 대결은 멋진 중저음으로 김동률의 모창을 완벽히 소화한 거미줄의 승리였다. 거미줄은 추리에 혼선을 주기 위해서 모창을 했기에 정체를 추론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모창에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선보였기에 다음 무대가 기대되었다. 이날 김구라는 김동률 모창을 잘하는 아이돌 육성재가 분명하다고 해서 많은 이들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훤칠한 키 때문에 노래 잘하는 탤런트? 또는 아이돌이 아닐까 추측이 되는 거미줄의 정체가 진심 궁금했다.

 

 

그리고 체리의 정체는 놀랍게도 체조선수출신의 신수지였다. '비나리'를 부르며 가수 뺨치는 가창력을 보여줬기에 정체가 진정 반전이었다. 외할아버지가 테너 출신이란 집안 내력이 있다고 해도 그런 깜짝 실력을 발휘할 줄이야 너무나 예상 외의 스타였다. 운동도 잘하는 데 노래까지 잘하다니, 다재다능함을 지녔기에 신수지가 다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구나 싶었다. '복면가왕'의 빅재미는 이렇게 전혀 예상 못한 분야에서 노래실력을 겸비한 스타들을 깜짝 재발견하는 일이었다.

 

이어 우열을 가리기 힘든 팽팽한 대결 '남산 위의 저 소나무'와 '이랬다가 저랬다가 박쥐인간'의 승자는 소나무였다. 주체못한 예능적인 끼와 대조적으로 신나는 랩과 범상치 않은 알앤비 실력까지 겸비한 그의 정체가 너무 궁금했다. 놀라운 실력은 분명 프로가수의 냄새가 났는데 워낙 예능끼가 출중해서 방송활동도 왕성한 이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박쥐인간은 바로 이홍기였다. 패널 중에는 이홍기를 단번에 맞춘 이가 있는데 추리력이 그저 놀랍다. 이홍기가 혼란을 주기 위해서 애써 굵은 목소리를 내서 전혀 예상 못했다. 그래도 만만치 않은 실력으로 그의 존재감은 충분히 과시했다. 떨어져도 아쉽지 않은 것이 노래를 못해서 떨어진 게 아니라, 좀 더 궁금한 스타의 노래를 듣고 싶다는 것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에 가수로서의 진가는 충분히 보여준 기회였다.

 

 

그리고 마지막 '우아한 석고부인'과 '이상한 나라의 여우'의 대결에서 승자는 석고부인이었다. 노래 내내 흥겨운 몸짓을 보여준 석고부인은 댄스가수가 아니냐는 의혹을 불렀다. 얌전히 노래를 부르는 게 익숙지 않아 자꾸 몸을 흔든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리고 여우의 정체는 바로 지나였다. 지나는 첫소절을 부르자 마자 '지나 아니야?' 하고 금방 예측이 되었다. 간드러진 보이스의 특유의 음색이 지나가 분명해 보였는데 진짜 지나였다. 백지영의 매의 눈은 그런 지나의 특징을 집어내며 맞췄다.

 

이날 지나는 탈락했지만 가수로서 지나온 날을 회상하면서 눈시울을 붉혀서 가슴 먹먹하게 했다. 지나는 8년 연습생을 보내며 수시로 불렀던 '나 돌아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오랜 연습생 끝에 어렵게 데뷔를 했고 교포 출신이라 한국어까지 배우며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버틴 건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줄거란 기대 때문일 것이다. 지나는 " 가장 좋았던 건 백지영 언니가 자신의 목소리를 알아챘을 때 그걸로 저는 벌써 승자가 된 기분이었다 " 라고 먹먹한 심정을 전했다. 그녀는 이기고 지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그 말을 듣기 위해서 방송을 나왔다고 해서 큰 감동을 주었다.

 

지나의 말은 복면가왕의 진가를 더 진하게 빛냈다. 누군지 금방 알 것 같아! 쉽게 특색있는 창법 때문에 정체가 노출되어서 탈락했다 해도 전혀 아쉬울 게 없었다. 음색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다는 자체가 가수에겐 영광이었다. 수없이 노래를 한 이유는 '누구 목소리다' 대중들에게 각인을 받고 인정을 받기 위해서다. 그래서 자신의 목소리를 알아챌 수 있다는 자체가 가수에겐 또 다른 영광인 셈이고 노래를 헛되이 부르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아마도 지나는 그동안 섹시가수라는 편견 때문에 사람들이 혹 자신을 노래로서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많았던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될 만큼 그녀의 음색은 충분히 매리트가 있고 매력을 지녔다. 앞으로 좋은 노래들을 많이 들려줬음 좋겠다.

 

 

 

이처럼 '복면가왕'은 승자도 탈락자도 진정으로 윈윈하는 프로그램이다. 그것이 '복면가왕'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그동안 음악 서바이벌 프로들은 치열한 경쟁을 만들며 출연자들에게 큰 부담을 만들었다. 그것이 재미였지만 그런 심한 경쟁 때문에 출연자들에겐 혹독한 면이 있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충분히 인정받는 가수도 가창력으로 순위 경쟁을 받다보니 이래 저래 혹독한 평가에 직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복면가왕'은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참여함에도 가수들에게 혹독한 면이 덜했다. 이 대결은 노래로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는 눈치게임이다. 그래서 신비주의가 더 중요하다. 정체를 금방 들킬수록 떨어지가 쉽다. 아무래도 투표는 노래를 잘한 것도 중요하지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스타의 노래를 더 듣고 싶다는 열망도 반영된다.

 

이렇게 다양한 변수가 탈락의 변수로 작용하기에 출연자들의 부담이 줄었다. 그 대신 탈락자들까지 더 조명을 받을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다. 탈락을 했어도 가면 뒤 정체가 궁금하기 때문에 볼거리를 선사한 반전 실력자들에겐 그저 박수가 돌아간다. 그들의 사연에 더 집중하고 그들의 감동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가면은 편견을 버리게 만들 뿐 아니라 대중의 시선도 한결 편안하게 감상을 하게 만든다. 날선 평가를 뒤로 한 채 과연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에 더 취하게 만들기에 출연자들은 그저 모두 반전의 스타들로 평가받게 된다.

 

그래서 '복면가왕'은 진정한 윈윈 프로그램이다. 편견없이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는 재미로 아이돌 등 신예와 재야고수에게 큰 기회가 되고 있고, 가수가 아닌 이들에게도 색다른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장이 되고 있다. 또한 탈락한 가수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내 목소리를 알아본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계도 보이겠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이색대결 속에서 뜻하지 않은 스타를 재발견할 수 있다는 자체가 충분히 경쟁력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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