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홍석천, 진정성 살린 소름돋았던 반전의 묘미

MBC '복면가왕'은 편견을 벗으라고 강조한다. 우린 수많은 외적인 요소에 반응해서 세상을 단편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 편견들로 인해서 많은 이들의 진실된 모습을 외면하며 서로 상처를 주곤 한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외적인 요소로 판단할 수 있는 건 극히 일부다. 그 사람의 진실된 모습을 보고자 한다면 외면이 아닌 내면까지 깊이 헤아려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완전할 수 없기에 외적인 판단에 근거해 세상을 평가하기 일수다. 그런 온갖 편견이 지배하는 사회는 불행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편견을 벗기 위해서 우린 가면과 같은 또 다른 시도가 필요했다. 편견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가면을 쓴 채 오로지 노래 하나로 승부를 가르는 '복면가왕'을 통해서 인간의 진실된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런 '복면가왕'의 취지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반전의 주인공은 바로 '철물점 김사장님'으로 변신해 숨겨진 매력을 발산한 홍석천이다. 사실 홍석천의 출연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만큼 김사장님에 대한 추리는 완전히 빗나갔고 전혀 상상하지 못한 반전 결과에 다들 멘붕에 빠졌다.

 

 

그렇게 시청자의 뒷통수를 완전히 때렸던 1라운드 두번째 듀엣무대는 김사장님과 '상암동 호루라기'의 '너만을 느끼며'였다. 두 사람은 각자의 개성담긴 목소리로 노래를 열창했다. 특히 김사장님은 힘있는 증저음의 남성미 넘친 톤이 매력 포인트였다. 게다가 노래 내내 그의 몸짓 또한 박력이 넘쳤다. 그러다 보니 누구도 김사장님이 홍석천일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히려 중저음의 박력넘친 보이스가 심신, 성진우가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올 지경이었다. 그래서 시청자나 패널들 모두 김사장님이 가면을 벗을 때 그 소름돋는 반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처럼 홍석천의 등장은 역대급 반전이었다. 인맥왕 홍석천! 패널들도 홍석천과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이 넘쳤다. 그러나 그들 역시 홍석천의 목소리를 알아보지 못했다. 누구나 아는 홍석천이지만 그의 노래실력과 뜻밖의 매력을 아는 이는 없었다. 그만큼 사람들이 홍석천의 이미지에 대해서 편견이 컸던 것이다. 심지어 그를 잘아는 연예인들조차 그의 남자다운 매력이 한가득한 중저음의 보이스에서 친한 홍석천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못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홍석천하면 깨방정의 여성스런 하이톤의 이미지만 각인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쾌한 방송인 홍석천의 이면에도 이런 멋진 반전이 존재했었다. 가면을 쓴 그의 모습은 위풍당당 멋진 남자의 매력이 듬뿍 담겨있었다. 여성 패널들은 홍석천 목소리가 이렇게 멋졌냐며 탄성을 질렀다. 이렇게 가면은 단숨에 사람에 대한 편견을 벗게 만든다. 겉으로 보여진 한정적인 이미지 넘어 새삼 다른 모습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만드는 가면의 힘! 가면을 쓰면 모두가 똑같은 상태가 된다. 그저 목소리와 노래실력만으로 우열을 가릴 뿐 그의 배경과 겉모습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이처럼 홍석천의 출연은 복면가왕이 주는 진정한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담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스타의 반전은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닫게 한다. 최근 '냉부해'에서 뛰어난 요리솜씨까지 선보이며 맹활약하고 있는 홍석천! 입담 좋고 사업수단까지 뛰어난 다재다능한 면모에 이제는 노래까지 잘하는 정말 못하는 게 없는 매력넘치는 전천후 스타였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기까지 참으로 힘든 순간이 많았다. 그만큼 높은 편견 속에서 세상과 맞써 싸운 이도 드물다.

 

한창 인기를 끌 때 커밍아웃으로 큰 곤란을 겪었다. 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배려가 약하고 동성애 인식이 부족한 한국에서 연예인으로서 그가 겪을 편견은 더욱 심했다.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세상은 그를 매몰차게 바라봤다. 그러나 그는 더욱 당당해지려 노력했다. 자신의 캐릭터가 익숙해질 때까지 세상과의 소통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커밍아웃한 연예인으로서 당당히 공중파를 넘나들며 맹활약하는 인기스타로서 급성장했다. 여전히 편견은 높으나 홍석천이란 존재 자체가 점진적인 인식의 전환을 상징했다. 그래서 그의 복면가왕 출연은 더욱 남다른 의미를 지녔다. 편견을 벗으면 인간의 진실한 본모습과 마주칠 수 있다는 그 진리를 그는 자신의 반전으로 증명했다.

 

 

" 편견에 부딪혀서 좌절한 분들 많은 데  제가 그중에 1번 2번은 되지 않나 싶다. 이렇게 겉모습이나 기존에 갖고 있던 모습과는 또 다른 그들의 진실된 모습을 알려고 노력하면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게 복면가왕의 매력인 것 같다. " 노래로서 세상의 편견을 또 한번 날려준 홍석천이 전한 메세지는 진정 감동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복면가왕의 진정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었다. 편견의 벽을 허물기 위해 스스로도 노력했던 홍석천 본인의 삶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가 들려주고 하는 메세지에 더 공감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가면을 쓴 것도 안 쓴 것도 모두가 홍석천이었다. 그러나 가면 하나로 사람에 대한 판단은 이렇게 엇갈릴 수 있었다. 그것은 우리의 편견의 눈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새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편견을 벗으면 그 사람의 진정한 매력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가면이란 장막을 벗고도 세상 사람들이 그 진실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우린 그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기에 가면이란 수단이 필요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세상의 선입견을 벗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면 세상은 좀 더 희망적인 곳이 되지 않을까? 그처럼 편견을 벗고 세상과 마주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진실된 이면을 보고자 매순간 노력하다 보면 새삼 모두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이렇게 홍석천의  노래와 감동어록은 복면가왕의 진정성을 살렸다. 비록 홍석천은 탈락했지만 큰 여운을 남긴 빛나는 존재감은 감동을 선사한 신의 한수가 되었다.

 

수많은 실력자의 등장도 중요하지만 출연의도가 복면가왕에 맞는 특별한 스타의 발굴도 매우 중요했다. 복면가왕이 꿀잼의 볼거리를 선사며 화제성과 흥행까지 거두며 성공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건 이렇게 진정성을 전달하려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을 발굴하는 능력이 남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프로그램의 가치를 섭외로서 입증해가고 있는 복면가왕의 선전이 돋보인다. 탄탄한 기획력으로 지금처럼 추리와 반전의 묘미를 계속해서 살려간다면 대세예능으로 거듭나는 것도 머지않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