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조현아 집행유예 석방, 씁쓸한 재벌공화국의 현실, 예상된 결과 놀랍지 않아 본문

키워드

조현아 집행유예 석방, 씁쓸한 재벌공화국의 현실, 예상된 결과 놀랍지 않아


딘델라 2015. 5. 22. 14:03

 '땅콩회항'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형은 받았던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심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석방되었다. 서울고법 형사 6부(김상환 부장판사)는 오는 22일 조현아 전 부사장의 항공보안법상 항로변경 협의 등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 피고인의 항로변경 혐의는 무죄 " 라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결국 지난해 구속되었던 조 전 부사장은 143일만에 풀려나게 되었다.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었던 '땅콩회항' 사건의 판결 내용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그럴 줄았다며 유전무죄의 변하지 않는 아쉬운 판결에 씁쓸함을 내비쳤다. 서울고법이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이유 역시 어딘지 아쉬움이 느껴진다. 우선 항로변경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점이 그렇다. 그리고 그녀의 행동이 항공기 보안 안전 운항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이 경미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속 기간 중 성찰과 반성이 엿보였고, 그녀가 쌍둥이 엄마에 초범 그리고 모든 직위에 물러난 점이 고려됐다며 집유 이유를 설명했다.

 

 

직위를 이용해서 폭언 폭행을 하고 램프리턴을 지시하며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겐 한 경솔한 행동들이 항공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과연 무엇이 잘못일까? 쌍둥이 엄마라는 점을 감형의 이유로 강조한 점도 그렇다. 어떤 이는 부모자식이 없어서 벌을 받고 형을 사는지. 일반인이 그런 행동을 해도 문제인데 부사장이란 신분으로 안전에 문제될 수 있는 일을 한 것은 더 큰 논란거리가 아닐지. 그래서 세계의 숱한 조롱들이 쏟아진 것인데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판결은 그녀의 행동을 경미와 미비라는 말로 감싸주고 있으니 참으로 씁쓸했다. 역시나 재벌공화국 대한민국에선 재벌은 영원한 갑이고, 법조차 그들의 눈치를 보는구나 싶었다.

 

 

사실 이미 예상된 결과라 놀랍진 않지만, 이런 아쉬운 판결을 이미 예상했다고 말해야 하는 자체가 더욱 씁쓸한 현실이다. 국민들의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우리사회가 저 깊은 뿌리까지 썩어들어간 것이고 그것이 어제 오늘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도 전국민의 원성을 사면서 뜨거운 감자로 등극했던 '땅콩회항' 사건을 두고도 설마가 아닌 역시나가 되었다는 건 대놓고 눈치조차 보지 않을 만큼 우리사회는 더 썩었다는 게 아닐까?

 

언론들이 그렇게 떠들어대고 이번만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 듯이 정치인들까지 나서서 한목소리를 내도 결국 재벌들의 잘못을 제대로 꾸짖을 이들은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이다. 일종의 쇼! 보여주기 위한 액션들이 취해지면 국민들이 잠잠해지기만 기다릴 뿐 한국사회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칙은 항상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재벌들은 부조리가 있어도 항상 당당한 게 아닐지.

 

 

오죽하면 삼오법칙이라 할까? 온갖 범죄를 저질러도 그들은 항상 집행유예로 석방되었다. 제대로 실형을 받고 복역을 하는 일이 드물다. 이에 일침을 날린 진중권의 말처럼 " 유전집유 무전복역 " 이 우리의 현주소다. 집유가 아니면 경제를 살렸다는 핑계로 특별사면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들에게 갑질을 하지 말라는 말은 얼토당토 안한 일이다. 온갖 편법과 반칙을 써도 경제성장의 미명아래 특혜까지 받는 그들인데 어찌 갑질에 취하지 않을 수 있을까? 법이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판치고 있는 갑의 세상이니 그들에게 도덕불감증은 당연한 일이다. 경제만 살리면 그만이라며 무소불위 권력을 그들에게 쥐어기만 했지 그들을 감시하는 일은 등한시하고 심지어 재벌의 이익에 서서 이득만 취하려고 다들 난리만 쳤으니 말이다. 이번 결과에 아쉬움을 토한다 해도 정작 위에서 꿈쩍않고 있을 그들이 있는 데 바뀌는 게 얼마나 있을까 싶다. 

 

항상 부패척결을 한다고 큰 소리를 치지만 그것들이 얼마나 공허한 일인지 아는 건 금방이다. 차라리 말이라도 하지 말지 겉으로만 번지르하다 시간이 지나면 다 없던 일처럼 사그라들어 버린다. 언론부터 그렇다. '땅콩회항' 사건을 대대적으로 다뤘던 언론들은 중요한 판결에는 별다른 말이 없이 짧은 언급만 하고 넘어갈 뿐이다. 가십거리로 시끄럽게 다룰 때만 언론의 할일을 하지, 정작 지금의 판결엔 너무나 잠잠하다. 수많은 기득권 관련 사건들이 항상 이런식으로 잠잠히 처리되었다. 국민들의 시선이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그때는 재벌공화국의 법칙대로 모든 건 쉽게 쉽게 넘어간다. 국민들이 이런 결과에 더이상 놀라지도 않고 점점 적응이 되어간다는 데 어쩌면 그들은 안도하고 있을지 모른다. 차라리 포기하는 게 더 빠르다는 걸 알게되는 걸 더 바랄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그럴수록 우리사회는 더 나빠지기만 할텐데. 언제까지 모두가 눈가리고 아웅하기만할지 씁쓸하다.

 

사법부부터 저런 식인데 누군들 공평한 잣대과 정의를 부르지을지 싶다. 솔선수범 모범이 되야할 기득권층이 우습게 법망을 빠져나가는 일이 반복되는 비상식이 판치게 되면 결국 우리사회 모든 곳에 비상식은 더욱 뿌리를 내리고 다양한 상식과 규칙들은 더욱 더 무시될 것이다. 그래서일까? 부조리를 저질러도 다들 큰소리부터 친다. 마치 믿는 구석이 있는 듯이 말이다. 성완종 리스트 사태만 봐도 엮인 정치인들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당당한 걸 보면 제대로 된 수사나 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밀려온다. 이처럼 우리사회가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 너무나 관대하다는 건 국민들을 더 허탈하게 만든다. 법은 국민만 지켜야 되는 게 아닌데 말이다. 하여튼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은 시작도 끝도 너무나 씁쓸함만 남기는 것 같다. 아직도 이와 관련된 일로 상처받은 박사무장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한국의 법이 갑을 감싸는 데 그들이 어찌 힘이 나겠는지. 두번이나 상처주는 우리사회의 현주소에 미안할 뿐이다.

 

공유하기 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