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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희 췌장암 별세, 고인 향한 배려없는 언론들의 보도행태 본문
충무로 여배우 춘추전국시대를 이끌었던 영화배우 진도희씨가 향년 66세에 췌장암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진도희(본명 김태야)씨는 1970년대 초반 주연급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고 한다. 젊은 세대는 잘 모르지만 그녀의 발자취가 영화발전에 기여하고 세겨졌다는 것은 충분히 조명할만 하다.
보통 여배우 1세대 트로이카는 남정임, 문희, 윤정희라고 한다. 그리고 이후 2세대 트로이카로 정윤희, 장미희, 유지인을 떠올린다. 이런 화려한 트로이카 사이에서 뚜렷한 선두주자는 없었지만 비슷한 인기를 구가하던 여배우들이 대거 나왔던 시절을 바로 춘추전국시대라고. 진도희씨는 바로 이때 혜성처럼 등장해서 당대 최고의 미남배우라는 신성일 등과 호흡맞췄다 한다.
그녀의 데뷔 이력은 다음과 같다. 1949년에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동국대 재학시절 교내 연극에 주인공을 뽑히면서 국립극단장의 권유로 MBC 공채에 응시했다고 한다. 그녀는 바로 MBC 4기 탤런트 출신이었다. 이후 연예계에 데뷔한 그녀는 서구적인 외모로 각광을 받으며 각종 영화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영화배우 박노식의 영화감독 데뷔작인 '자크를 채워라'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영화배우에 입문했고 이후 '대추격'(1972), '늑대들'(1972), '체포령'(1972), '일요일에 온 손님들'(1973), '원녀'(1973), '서울의 연인'(1973), '죽어서 말하는 연인'(1974)에 잇따라 주연을 맡았다. 그녀는 1974년 제10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신인여배우상을 거머쥐는 등 배우로서의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그렇게 탄탄대로를 걷던 그녀는 은막을 떠나서는 외식 무역 사업 등의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그렇게 화려한 은막의 스타로서 살아오다 은퇴 후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새로운 인생 2막을 펼쳤던 진도희! 안타깝게도 췌장암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으로 근황을 알리게 되었다. 슬하에 딸이 있다는 그녀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며 장지는 서울 승화원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그런데 진도희씨의 별세 소식이 엉뚱한 이슈로 번지게 되어 더욱 안타까웠다. 하필 예명 진도희가 동명이인으로 알려져 일부 언론들이 엉뚱한 사진을 개제하고 그녀의 이력을 잘못 소개하기도 하는 등 해프닝을 겪었다. 언론들이 조금만 세세한 관심을 기울이면 금방 70년대 스타 진도희씨의 정보를 찾을 수 있었는데도 헤깔려서 오해를 부르게 보도를 한 것이다. 바로 '젖소부인'으로 유명해진 에로 전문 배우와 착각해서 보도한 것이다. 그것이 일종의 해프닝일 수 있지만 고인에겐 더욱 씁쓸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언론들은 그녀의 예명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고 알렸다. '젖소부인'으로 유명해진 에로 전문 배우에게 예명을 도용당해 고초를 겪기도 했다고 말이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스타의 예명이 비슷한 예명을 한 사람 때문에 오해를 부르게 되었다면 참 씁쓸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의도가 있든 아니든 70년대 인기 여배우 진도희로 각인되었던 예명이 시간이 지나 젖소부인으로 기억되었다면 충분히 당사자에겐 씁쓸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들이 이런 오해를 부르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보도를 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들은 진도희씨의 별세 소식을 회자되는 에로배우와 엮으며 자극적으로 보도하기 바빴다. 정보를 정정하는 수준이면 몰라도 애써 상관없는 이슈몰이를 하려는 자극적인 보도행태는 눈살을 찌푸린다. 별세를 한 순간까지 동일한 예명으로 해프닝까지 겪어야 하다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비운인가? 적어도 그녀의 인생이 조명받도록 최선의 보도가 있어야 했는데, 끝까지 엉뚱한 이슈로 번지도록 언론들이 부추긴 점들이 고인을 향해서 너무나 배려없게 느껴졌다. 중요한 건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 여배우가 있었고, 그녀가 충무로의 한 부분에서 연기자로서 최선을 다하며 살다가 족적을 남기고 영화사의 역사에 기록된 것이다. 그점이 엉뚱한 이슈로 퇴색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