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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황금박쥐 김승진, 추억의 스타에 담긴 두가지 의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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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황금박쥐 김승진, 추억의 스타에 담긴 두가지 의미


딘델라 2015. 9. 21. 02:29

이번주 MBC '복면가왕' 역시 탈락자들이 전해준 반전이 큰 볼거리를 선사했다. 1라운드 듀엣무대를 넘지 못하고 아쉽게 탈락한 이들은 배우 성지루, 가수 별, 김승진, 쌈디였다. 하지만 탈락의 고배 속에서도 이들의 놀라운 반전실력이 시청자를 사로잡았으니, 역시나 복면가왕은 탈락자들도 윈윈할 수 있는 훈훈한 프로그램이었다.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분한 배우 성지루는 들국화 전인권의 노래를 멋지게 소화해서 놀라움을 전했다. 전인권의 노래는 기성가수도 소화하기 힘든데 성지루는 특유의 느낌을 잘살려냈다. 최근 배우들의 복가 출연이 잦아지면서 노래까지 잘하는 다재다능한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했다. 출연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이들은 승부 이전에 출연 자체를 순수하게 즐겼다. 그래서 복면가왕의 팬이라는 사춘기 아들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 출연했다는 아빠 성지루의 부성애가 진한 감동을 남겼다.

 

 

또한 래퍼 쌈디의 반전실력도 큰 화제를 뿌렸다. 시종일관 엉뚱한 예능감으로 빵터진 웃음을 선사한 '패션피플 허수아비'! 알고보니 실력파 래퍼 쌈디였음이 밝혀지자 다들 놀라워 했다. 쌈디가 이렇게 노래를 잘했나? 특유의 굵은 목소리를 타고 능숙한 랩실력을 과시했던 그였기에 남다른 노래실력은 더욱 반전이었다. 흔히들 래퍼라면 노래를 못해서 랩을 한다는 오해들을 한다. 아이돌 래퍼가 그런 경우가 많아선지 랩하고 노래는 다른 길처럼 취급되곤 한다. 하지만 래퍼들 중에는 발군의 노래실력까지 겸비한 재주꾼들이 많다. 쌈디도 이런 편견을 깨고자 스스로 복면가왕을 찾았다. 색다른 면을 보여줄 기회를 그는 매우 즐거워 했다.

 

 

그런데 이날 진정한 반전스타는 바로 '어디에서 나타났나 황금박쥐'로 분했던 김승진이 아닌가 싶다. 가수 김승진은 80년대를 대표했던 하이틴스타였다. 지금으로 치면 원조 아이돌 스타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가 가면을 벗을 때 깜짝 놀랐다. 어렴풋이 기억에 남았던 반가운 추억의 스타가 나타나자 그때를 추억하는 세대들은 환호했다.

 

그렇게 가수 김승진은 오랜 공백을 깨고 복면가왕을 통해 근황을 전했다. 80년대 소녀팬들의 마음을 뒤흔든 미소년 스타가 어느새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겨 꽃중년으로 돌아온 것이다. 김성주마저 너무 반갑다며 그를 한껏 안았다. 그만큼 당시에 김승진을 추억하는 이들에겐 아직도 김승진은 영원한 오빠이자 하이틴 스타였다.  '스잔' 김승진은 '경아' 박혜성과 함께 양대 팬덤을 거느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지금으로 치면 유명 남자아이돌이나 솔로 톱 남자가수에 비견하는 인기였다. 그래서 포털 댓글에는 심심찮게 오빠라는 말로 반가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여전히 그들에겐 오빠였던 것이다.

 

 

어느 세대나 그때를 대표하는 아이돌이 존재했다. 지금의 인기 아이돌도 언젠가는 추억이 될 것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추억의 힘은 매우 컸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들려준 노래는 언제 들어도 가슴을 울리게 된다. 이렇게 아련한 추억의 스타를 섭외하며 한층 볼거리를 강화시킨 복면가왕 제작진의 기막힌 섭외력이 회를 거듭할수록 빛나고 있다. 복면가왕의 진정한 원동력은 바로 출연자 섭외에 있다.

 

제작진들은 전혀 예상 못한 반전스타들을 척척 캐스팅하면서 프로그램의 양적인 즐거움을 충족시켰다. 섭외력만 놓고봐도 최근 어떤 예능을 통틀어서도 가히 최고가 아닌가 싶다.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실력자들을 발굴하는 능력과 가요계 레전드를 형성했던 추억의 스타들을 재조명하는 일까지 복면가왕의 취지에 딱 어울리는 절묘한 캐스팅이 흥행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그래서 추억의 묘미를 살린 김승진의 출연은 복면가왕의 섭외력을 또 한번 입증하는 좋은 예가 아닌가 싶었다.

 

 

또한 김승진의 출연은 또 다른 의미의 아이돌 스타의 편견깨기였다. 이날 김승진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지 몰랐다'는 말이었다. 김승진은 아쉽게 탈락했지만 솔로 무대에서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을 한층 깊은 목소리로 멋지게 소화했다. 소녀팬들을 사로잡은 말랑말랑한 노래만 기억하는 이들에겐 숨겨진 노래실력이 반전이자 충격이었다. 어느 시대나 하이틴 스타의 최대덕목은 비주얼이다. 당시 김승진과 박혜성도 미소년 미모가 큰 인기요인이었기에 노래실력은 여느 아이돌처럼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게다가 아이돌 노래는 팬덤 최적화라서 실력이 돋보이기 힘들다. 그런 까닭에 김승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반전의 노래실력에 놀라워 했다. 댓글마다 김승진이 노래를 잘하는줄 몰랐다며 그의 진가를 뒤늦게 확인한 네티즌들은 더욱 반가움을 표했다.

 

이처럼 복면가왕은 80년대 원조 아이돌스타의 편견을 깨는데도 한몫 톡톡히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돌에겐 편견을 깨는 일이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김승진도 오랜시간 과거를 뛰어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하이틴 스타란 화려한 수식어가 넘기 힘든 산이 아니였을까 싶다. 그래서 복면가왕을 통해서 성숙해진 모습으로 아이돌스타를 넘어 재능 많은 가수라는 인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점이 큰 수확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수많은 아이돌들이 복가를 통해서 재발견되었다. 뒤늦은 김승진의 재발견 역시 마찬가지의 사례가 아닌가 싶다. 제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이들에게 복면가왕은 최고의 구세주였다. 이렇게 추억의 스타 김승진을 통해서 복면가왕이 왜 인기를 얻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이끌어내는 제작진들의 노력이 갈수록 더해지니 식상함보다는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런 노력으로 섭외한 스타들은 결국 그에 맞는 감동과 재미를 반드시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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