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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길 음주운전 면허취소 자진하차, 실망스런 이유


딘델라 2014. 4. 23. 16:24

무한도전이 길의 음주운전으로 암초를 만났다. 23일 새벽 서울 합정동 인근에서 길(리쌍 멤버 길성준)은 음주운전이 적발되며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길의 혈중 알콜 농도는 0.109% 만취라고 알려졌다. 길의 면허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무도 역시 후속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제작진은 " 국민 모두가 슬픔과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힘든 시기에 좋지 않은 뉴스를 전해드린 점,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관련 사실을 확인 중이며 이후 후속 조치 또한 신속히 논의하겠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고 언론에 밝혔다. 길의 소속사 리쌍컴퍼니 측 역시 " 길은 현재 음주 운전을 한 사실에 대해 변명의 여지없이 깊이 반성 중입니다. 적절하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팬들과 그간 사랑해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숙여 진심으로 거듭 사과드립니다" 라는 공식입장을 전했다.

 

 

 

길의 음주운전 소식은 무한도전을 애청하는 시청자 입장에서 배신감까지 느껴진다. 길은 예전에도 슈퍼콘서트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당시 그가 하차를 발표할 때만 해도 그럴 필요까지 있는지 수많은 시청자들이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만큼 당시 MBC의 파업여파로 무한도전이 가장 힘들 때 그런 구설수가 무도에 타격을 줄까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의 하차문제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며 감싸주었던 것이다. 그후 길이 무도에 적응하며 예능감도 눈에 띄게 발전하고, 그에 대한 편견도 많이 벗겨진 상황에서 이렇게 갑자기 구설수에 또 한번 휘말린 게 너무나 어리석게 느껴진다.

 

특히 타이밍 상으로 정말 최악이다. 모든 국민이 세월호 침몰사고에 깊은 슬픔에 잠겨있을 때, 어떻게 공인된 입장에서 음주운전을 할 수 있는지 더욱 실망스럽다. 애도는 못할 망정 제정신인지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가뜩이나 이번에 무한도전 팀은 세월호 침몰 사고에 누가 될까 예정된 녹화까지 중단했었다. 가슴 아픈 사고에 웃으며 촬영할 수 없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랬기에 더욱더 길의 음주운전은 무한도전에 제대로 민폐짓이 되었다. 멤버들과 제작진이 녹화까지 중단하며 애도에 동참한 그 의미마저 퇴색되게 만들었다.

 

 

 

음주운전은 예비살인이나 다름이 없는 안전불감증의 대표적인 범죄다. 하물며 세월호 사건은 안전불감증이 만든 인재다. 그런데 어떻게 음주운전을 경솔하게 하려 들었는지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네티즌들이 길에게 더욱 실망한 것이다. 평소에도 음주운전이 비난받아 마땅한데, 다른 어떤 때도 아닌 가슴 아픈 사고로 모두가 슬퍼하는 시국에 음주운전이 왠말인지 인간적인 실망감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현재 연예계가 몸사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이런 시기에 구설수에 오르는 게 얼마나 민감한지 잘 알기에 행동이나 말 하나에도 조심하려 노력하고 있다. 동료 연예인들은 단순히 경솔한 짓만 경계하는 것이 아닌, 기부를 하거나 노란리본 달기 켐페인도 동참하며 진심으로 위로를 전하고 있다. 그런 연예인들의 노력과 비교되는 길의 음주운전은 진정 어리석음이었다. 개념 연예인으로 모범을 보여줘도 모자른 이때에 음주운전으로 이미지만 최악으로 만들었으니, 이런 어리석음을 누굴 탓할 수 있을까? 

 

 

애도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막말과 행동으로 정치인들이 욕을 먹고 있는 상황에서, 길의 눈치없는 경솔함으로 애먼 무도만 피해를 입게 생겼다. 가뜩이나 무도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카레이싱이었다. '스피드 레이서'는 호평받고 있었다. 무도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대형 프로젝트에도 그는 찬물을 끼얹었다.

 

그가 진정성을 가지고 이 프로젝트에 임했다면 더더욱 음주운전은 해서는 안되었다. 그의 민폐짓으로 괜히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여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지나 않을지 시청자로서 걱정된다. 장기 프로젝트 하나가 엎어지면 다른 것도 모두 흐트러지게 된다. 나머지 멤버들이 짊어질 짐도 더 커질 것이다. 괜실히 무도 전체에 피해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그래서 하차 이야기가 이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이미 무도 이미지에도 상당히 직격탄이 되었기에 시청자들의 하차요구는 거세었다. 잘못도 없이 길의 구설수로 마음이 무거울 멤버들이 불쌍하다. 길이 슈퍼콘서트 문제로 하차를 하려 할때 누구보다 먼저 이를 말리고 붙잡아준 멤버들이었다. 의리 하나로 버텨온 무도인데 시청자나 멤버들이나 제작진이나 이번 일이 모두에게 상처가 되었다.

 

하필 길의 사건이 터진 날 무한도전은 9주년이란 의미있는 날이었다. 9년간 어떤 위기도 꿋꿋이 버텨온 무도였는데, 길의 경솔함에 제대로 빨간불이 켜졌다. 애청자로서 너무나 안타깝다. 길은 이렇게 큰 피해에 자진하차를 결정했다고 알렸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길이 터트린 짐을 굳이 무도가 지고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결국 의도치 않게 무도가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9주년에 찾아온 힘겨운 암초를 어찌 헤쳐갈지, 지금까지 버텨온 제작진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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