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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사퇴 기자회견/대표팀 회식논란, 민심 저버린 재신임이 부른 참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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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사퇴 기자회견/대표팀 회식논란, 민심 저버린 재신임이 부른 참사


딘델라 2014. 7. 10. 12:59

홍명보 감독이 연이은 논란에 결국 전격 사퇴의사를 밝혔다. 대표팀 감독 유임이 결정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그의 사퇴가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속내를 살펴보면 오히려 진작에 사퇴하지 않은 게 이렇게 일을 키운 꼴이 된 것 같다. 홍명보는 브라질 월드컵 1무 2패란 초라한 성적에도 축구협회의 재신임을 받았다. 의리와 인맥축구라는 비난에도 여전히 축구협회는 홍감독의 의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그에게 아시안컵까지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당연히 여론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이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터졌다. 개인이 땅을 구입하는 건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항상 문제는 타이밍에 있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만전을 기할 상황에서 감독이 땅 구입에 신경썼다는 비난의 소리가 들려왔다. 결과가 좋지 않고 여론까지 악화된 상황이었으니 무엇하나 좋게 볼 수가 없었다.

 

 

홍명보는 사퇴를 하는 기자회견에서 "토지 구입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다. 제 삶이 비겁하게 살지 않았다. 언론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훈련시간에 구입한 것은 전혀 아니다. 그렇게 살지 않았다 " 고 해명했다. 축협관계자 역시 " 성적부진에 대한 비난을 넘어서 사생활까지 들춰내는 부분에 홍 감독은 물론 가족들까지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 결국 홍 감독이 축구협회에 더는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해왔다 " 고 설명했다. 결국 사생활문제까지 성적부진의 이유로 거론되니 그 부담을 떨치긴 힘들었던 것 같다.

 

 

안타깝지만 국가대표팀 감독의 무게는 그렇게 무거운 자리였다. 국민들은 최소한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걸 보고싶어 했다. 그런데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최선을 다했을지 의구심까지 들게했으니 마냥 억울할 순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축협은 왜 홍명보가 이토록 비난을 듣는지 알아야 한다. 결국 재신임 때문에 논란을 더 키운 건 온전히 축협의 잘못이다.

 

자신들이 의리로 홍명보를 붙잡고 말로만 사과를 하며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책임지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의 불명예도 더 커진 것이다. 결국 홍명보 감독의 전격 사퇴는 민심을 저버린 재신임이 부른 참사나 다름이 없다. 그놈의 의리가 문제였고, 그 의리를 지키려다가 괜한 구설수까지 번지며 일을 끼운 꼴이다.

 

 

대표팀 회식 논란도 마찬가지다. 홍명보 감독의 토지매입과 더불어 대표팀의 회식 관련 동영상이 번지며 태도문제가 구설수로 떠올랐다. 벨기에와의 마지막 조별리그가 끝나고 대표팀은 음주가무가 동반된 회식을 가졌다. 회식 자체가 문제는 아닐 것이다. 패배한 이도 응원을 받을 필요는 있으니까. 하지만 모든 게 정도와 타이밍의 문제였다.

 

국민들이 참담한 결과에 실망해 있을 때 축구대표팀은 여성 가수와 춤까지 추면서 여흥을 즐겼다. 그저 간단한 회식만 가졌다면 이렇게 논란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기죽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흥까지 낼 상황은 분명 아니였을 것이다. 결국 즐길 타이밍을 잘못 고른 대표팀은 정신력까지 해이하단 비난에 직면했다. 되돌아 보면 패배 후에도 이렇게 파이팅이 넘쳤으니 정성룡 선수가 눈치없이 트윗글을 올려서 비난을 들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은 문제의 동영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사퇴의 생각을 해서 그 자리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선수들이 패배에 대한 슬픔이 깊었기 때문에 위로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그의 말대로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한 일이 되었다. 좀더 현명했다면 낙담한 국민에 대한 위로가 먼저임을 알고 자중했을 것이다. '즐겨라 대한민국'이란 대표팀 슬로건이 그라운드가 아닌 엉뚱한 곳에서 지켜져서 안타까웠다.

 

 

 

이 역시 축협의 안임함에서 나온 발상이라 생각한다. 국민들은 그래도 엿세례를 받은 대표팀이 불쌍하다며 감싸주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대표팀의 정신력은 기대보다 더 나태했던게 아닌가 싶다. 진심으로 월드컵 결과를 진지하게 되돌아 봤다면 이런 황당한 구설수는 애초에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런 축협이 변화를 위했다면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그러나 축협은 초라한 성적에도 자신들이 왜 있는지 조차 깨닫지 못하고 안주를 선택했다. 그런 안일한 선택에 대표팀 감독의 명예는 실추되었고, 대표팀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모든 게 축협이 만든 부끄러운 결과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좀더 일찍 축협의 문제를 고칠려고 노력했다면 뭇매도 덜 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의리만 고수한채 자신들의 문제를 대충 넘어 갈려다가 축협 이미지만 최악으로 치닫게 되었다.

 

이렇게 뒤늦게 논란이 커져서일까? 허정무 부회장도 홍감독과 함께 사퇴의사를 밝혔다. 떠나는 이들은 한결같이 한국축구의 미래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축협이 보여준 병폐에 과연 어린 선수들이 뭘 배울까 싶기만 하다. 진정으로 미래가 걱정된다면 당장 축피아라 불리는 어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더이상 보여주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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