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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유재석 눈물/박명수 곤장 2호, 국민예능 저력보여준 두가지 사과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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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유재석 눈물/박명수 곤장 2호, 국민예능 저력보여준 두가지 사과법


딘델라 2014. 7. 20. 08:18

레이싱 특집에 참가한 '무한도전'멤버들은 아쉽게도 전원 완주에 실패했다. 멤버들의 아찔한 사고와 엔진과열 등으로 인한 자동차 이상으로 모두 중도포기를 선언해야 했다. 마음만은 결승을 향할 만큼 모두 열정이 넘쳤기에 아쉽게 자동차가 멈춘 순간 허탈한 기색이 역력했다. 믿을 수 없는 결과에 모두 한동안 자동차에서 나올 생각을 못했다. 다시 달려보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멈춘 자동차는 기적을 허락하지 않았다.

 

 

완주는 쉬운 일이 아니였다. 이날 마스터 경기에선 무도 멤버 포함 8명이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잘 달리고 있던 권봄이 선수도 자동차 이상으로 완주에 실패했다. 그렇게 프로들에게도 완주는 험난한 일이었다. 그래서 애초부터 레이싱 초보인 무도 멤버들의 완주는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 아니였을까 싶다. 하지만 중요한 건 도전 자체였다. 비록 레이싱에선 의미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그들이 수많은 우여곡절을 딪고 지금까지 온 과정이 더 의미가 깊었다. 그래서 유재석과 멤버들이 흘린 아쉬움과 미안함의 짠했던 눈물이 어느때보다 감동이었다.

 

 

특히 유재석의 눈물이 그랬다. 모두가 탈락하자 왈칵 눈물을 쏟은 유재석은 계속 미안하다고 말했다. 유재석이 그렇게 펑펑 우는 모습은 오랜만인 것 같았다. 5개월의 노력이 아쉽게 끝났고, 자신의 완주 실패로 모든 걸 망친 것 같다는 자책의 눈물이었다. 그를 더욱 울컥하게 한 건 하하의 말처럼 레이싱 특집을 준비하며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길의 하차는 갑작스러웠고 레이싱 특집 자체가 엎어질 수도 있었다. 다시 재기한 레이싱 특집을 위해서 멤버들은 새로운 각오로 재연습을 해야했다. 그런 것들이 멤버들에겐 아쉬움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래서 멤버들은 이런 아쉬움을 미안함으로 표현하며 항상 힘이 되어준 스텝들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몇번이나 했다.

 

 

무엇보다 무도는 후원사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며 이들에 대한 도리도 끝까지 잊지 않았다. 완주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한 데 고개를 숙였다. 이날 무도의 레이싱이 절대 실패가 아님을 보여준 장면은 이런 특별한 사과에 있었다. 일일히 후원사를 찾아서 다시 한번 잊지 않겠다고 의리를 지켰다. 이런 멤버들의 진심어린 사과에 모두들 도전이 더 중요하다는 응원을 보내주었다. 고개 숙인 유재석에게 오히려 우리가 미안하다며 고생했다는 위로를 전한 위안부 할머니의 모습이 감동이었다. 건강한 모습을 보고 더 기뻤다는 할머니의 말처럼 시청자들이 가장 바랬던 건 1등이란 결과가 아닌 무도 멤버들이 무사히 도전을 마치는 것이 아니였을까 싶다. 이렇게 실패한 도전도 아름다운 것임을 알려준 무도는 진정 국민예능 다웠다.

 

 

레이싱이 진한 감동을 전했다면 곤장 2호 발동은  빵터진 웃음을 선사했다. 곤장 2호를 발동시킨 건 바로 서포터즈 역할을 하기보다 잠자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며 슬리퍼즈로 불렸던 박명수였다. 지난 주 박명수는 이때문에 엄청난 비난을 들으며 레이싱 특집의 오점을 남겼다. 장기프로젝트가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그것은 모든 멤버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다른 멤버와 비교된 그의 행동은 시청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무도는 곧바로 박명수에게 곤장 2호란 극약처방을 내렸다. 시청자의 비난의 소리를 묵과하지 않고 곤장으로 자신들의 약속을 지키며 진심어린 사과를 전한 것이다.

 

무도는 소통을 주저하지 않고 빠른 피드백으로 시청자의 뿔난 마음을 녹였다. 박명수에 대한 통렬한 청문회를 통해 그의 진심어린 사과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는 시내 한폭판에서 진짜 시민들의 곤장을 맞으며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멤버의 태도논란은 초심을 찾겠다던 무도에겐 가장 곤란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무도는 위기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오리혀 곤장으로 정면돌파하며 기회로 만들었다. 이렇게 공약을 지키겠단 약속을 실천하는 모습이 진정 감동이었다.

 

 

 

유재석의 곤장이 없었으면 어쩔뻔했나 싶다. 그것은 진정 신의 한수였다. 시청자가 부모임을 약속하는 동시에 초심을 찾겠다는 약속도 증명하는 무도만의 기발한 전략이었다. 이런 진심어린 사과를 전하는 무도가 현실정치보다 더 나아 보였다. 현실정치는 공약실천도 모르쇠요, 잘못한 일에 대해서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게 다반사다. 그런 현실정치는 매번 선거처럼 필요할 때만 반짝 국민을 찾았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국민의 말을 쉽게 외면했다. 진심 곤장을 맞을 이는 현실정치에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이날 박명수의 곤장 만큼 인상깊었던 건 촌철살인 청문회 풍자였다.

 

" 구설수에 오를 수 있는 이유는 인기 덕분인 거죠. ",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 30초만 숨 쉴 시간을 ",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했을 뿐 ", " 무한도전 장기 특집은 낭만적일 줄 알았어요. ", " 세상떠나기 전에 재산 반 이상기부 " 이런 주옥같은 박명수의 말들은 모두 정치인들의 입에서 터져서 논란이 된 것들이다. 다시 들어도 참 뻔뻔하고 기가막힌 말들이다. 박명수는 불랙코미디를 통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던 청문회를 더욱 재밌게 만들었다. 이렇게 현실풍자까지 겸했던 곤장 2호 발령은 사과를 더 의미있게 만들었다. 자신들이 약속을 지키는 것 만큼 현실도 국민과의 약속을 잊지 말라는 뼈있는 일침같았다.

 

무도가 국민예능이라 칭찬받는 건 바로 이런 점일 것이다. 그들의 사과법은 단순하게 미안함만 전하고 끝난게 아니였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하는 것을 또렷하게 상기시켜 주었다. 수많은 NGO단체들이 대변하는 약자들, 위안부 할머니로 대변되는 아픈 역사, 그리고 진심으로 곤장을 실천해야하는 현실정치까지! 잊지 않겠다는 무도의 자막이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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