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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시청률 상승에도 웃을 수 없는 군대예능의 한계


딘델라 2014. 8. 5. 07:39

'진짜 사나이'가 오랜만에 리즈시절을 떠올리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하던 일밤의 구원투수가 되었다. 8월 3일 방송된 유격훈련 편에서 헨리 등이 맹활약하며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전달했다. 이날 방송에서 헨리는 특공무술을 복습하는 장면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냉철한 조교마저 웃게 만들었다. 시종일관 유격훈련에서 엉뚱한 모습을 보여준 헨리를 필두로 오랜만에 빅재미를 이끈 '진짜사나이'는 닐슨기준 16.4%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주에 비해 무려 4%나 상승한 수치다.

 

 

주춤하던 주말예능 속에서 15%를 돌파한 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최근 일밤이 해피썬데이에 따라잡혀 고전하던 차에 이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에 더 의미가 있다. '진짜 사나이'는 최근의 하락세를 반전하기 위해 여군특집까지 기획했다. 배우 김소연, 홍은희, 라미란, 걸그룹 걸스데이 혜리, 가수 지나, 개그우먼 맹승지, 쇼트트랙 박승희 선수까지, 각기 다른 7명의 여자스타들이 여군특집에 합류할 것이라며 라인업을 공개했다. 시청률이 상승하며 여군특집에 대한 기대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진짜 사나이'는 이런 높은 시청률 상승에도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멤버들의 예능 활약으로 시청률은 상승했으나, 한편으로 현실과 괴리된 군대식 예능이 전해주는 웃음이 씁쓸하다는 시청자의 비난도 따라왔다. 바로 '윤일병 사건'처럼 최근 연달아 터지고 있는 군부대 내의 충격적인 사건사고 때문이었다. '윤일병 사건'은 정말 충격이었다. 끔찍한 방법으로 폭력행위를 일삼은 부대원들이 동료를 처참하게 죽인 사실이 공개되며 국민의 공분을 샀다. 무참한 폭력에 시달리가 죽은 윤일병의 시신 사진은 당시의 충격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윤일병 사건이 터진 건 3달 전이었다. 묻힐 뻔한 일을 가족들의 사투 끝에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뒤늦게 국방부는 사건 수습을 위해서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가해자 처리와 사건 대응에 대한 국방부의 부족한 태도는 국민들을 또 한번 실망시켰다. 어쩌다 우리 군대가 이렇게 악마같은 이들의 폭력행위를 그대로 방치하게 되었을까 씁쓸했다. 윤일병이 죽는 순간까지 폭력으로 괴로워할 때 아무도 돕는 이가 없었다는 게 충격이었다. 결국 폭력, 폭언, 왕따 그리고 방관 등의 문제로 인해서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을 또 잃게 되었다.

 

 

군대 내의 이와같은 어두운 민낯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기에 군대를 예능으로 희화화한 '진짜 사나이'를 보는 시각차는 최근들어 분명히 나뉘었다. '진짜 사나이' 시청자 게시판엔 윤일병 사건이 터지고나서 폐지여론이 들끓고 있었다. 시청자 게시판엔 시청률이 상승해서 이를 기뻐하는 이보다, 현실과 동떨어진 군대미화가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예능을 예능으로 보라고 하지만, '진짜 사나이'는 리얼병영체험을 외치며 출발했기에 이런 비난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보였다.

 

아무리 리얼한 군대체험이라고 해도 엄연히 '찐짜 사나이'란 예능과 현실의 군대는 차이가 크다. 이번주 헨리가 보여준 엉뚱한 실수연발만 해도 그렇다. 그것이 예능이니까 웃음으로 희화화가 될 수 있었지, 현실 속 군대라면 과연 조교의 웃음으로 무마되며 넘어갈 수 있을까 싶은 것이다. 헨리같은 캐릭터 자체가 용납될 수 없는 게 현실 속 군대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헨리를 보면서 웃지만 한편으로 윤일병 사건 등이 오버랩되며 씁쓸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예능 속 군대와 현실 속 군대는 너무나 극명하게 차이가 났기 때문에 '진짜 사나이'는 타이틀처럼 리얼이 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연예인들이 고생을 해도 그들이 체험하는 건 군대의 밝은 면이고, 고질적인 어두운 면을 담은 리얼 군대는 연일 뉴스를 강타하는 사건사고였다. 그래서 '진짜 사나이'를 향해 '가짜 사나이'란 날선 비판도 따라왔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군대를 홍보하고 미화한다는 말들이 끝없이 터졌다. 아무리 예능을 예능으로 보라고 해도 군대란 특수 환경을 담고 있는 예능을 현실과 따로 볼 순 없었다. '진짜 사나이'를 통해서 군인들의 노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이면에서 그들이 낙후된 환경과 폐쇄된 군대 문화 속에서 아파하고 있는 현실을 이대로 웃으며 묵인하고 넘어갈 순 없는 일이었다.

 

 

이것이 당장의 시청률 상승에도 '진짜 사나이'가 웃을 수 없는 이유였다. 아무리 리얼하다고 외쳐도 그들이 보여주는 건 현실과 괴리된 군대체험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공영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어두운 현실을 외면한 채 웃음과 감동을 전해준들 그것이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이런 것들이 바로 군대예능의 한계였다. 밀폐된 군대를 새롭게 조명하며 연예인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웃음을 전해주고 있지만, 그것은 연예인들의 감상일 뿐 현실의 군인들이 느끼는 것과 상반될 수 있었다. 그래서 윤일병 사건처럼 군대의 민낯이 들춰지게 될수록 '진짜 사나이'는 단순한 군대미화처럼 보여질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진짜 사나이'가 넘어야할 건 시청률 문제보다 이런 쓴소리들이었다. 시청률이 높음에도 폐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건 단순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런 군대의 어두운 면이 개선되지 못한채 더욱 충격적인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는 데 있다. 보여지는 사건보다 감춰진 사건이 더 많은 군대의 폐쇄성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사나이'를 향한 곱지 못한 시선은 당장의 위기를 넘긴다 한들 지속될 게 뻔했다.

 

결국 현실 속 군대문화가 바뀌어야만 해결될 문제다. 예능 홍보를 통해 군대이미지를 고취시켜봤자, 현실이 그렇지 않다면 군대이미지는 더 나빠질 뿐이다. 감추고 묵인한 채 군대의 밝은 면만 강조해봤자 현실이 아니라면 모든게 가식이고 거짓이라 스스로 증명하는 것 밖에 더 될까? 국방부가 이런 홍보에만 열올리지 말고,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직접적인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하여튼 군대가 모두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예능이 주는 웃음 하나쯤은 그냥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한 현실이 씁쓸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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