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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폭염의 시대'가 전해준 진정한 여름나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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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폭염의 시대'가 전해준 진정한 여름나기


딘델라 2014. 8. 10. 08:33

무도 '폭염의 시대'는 오랜만에 무도다운 추격전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줬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얼음꾼들의 치열한 얼음사수를 담은 '폭염의 시대'! 무도 멤버들은 백정부터 몰락한 양반까지 각종 하층민들로 분해서 당시 귀했던 얼음을 7시간 동안 목적지에 전달하라는 미션을 수행했다. 뜨거운 땡볕이 온 몸을 땀나게 하는 폭염 날씨에 서서히 녹아가는 얼음을 지키기 위해서 멤버들은 고군분투했다.

 

 

차가운 얼음 오래버티기에서 냉기에 무감각한 불굴의 정신을 보여준 노홍철이 8kg을 대형얼음을 획득했고, 박명수는 이동이 좋아야 한다며 3kg 소형얼음을 선택했다. 하지만 애초부터 얼음크기는 중요하지 않았다. 추격전 묘미는 일정한 룰안에서 멤버들끼리 이기기 위해서 치열하게 물고 물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얼음이 작으면 큰 얼음을 노리면 되었다. 그렇게 하하를 시작으로 얼음 쟁탈전이 벌어졌다. 시민이 건내준 달달한 미숫가루를 먹다가 하하의 기습공격에 당한 유재석은 금방 빈털털이 신세가 되었다.

 

 

화가난 유재석은 이내 하하를 뒤쫓아갔고, 하하는 자신의 6kg얼음을 숨겨놓고 유재석과 치열하게 싸우다가 유재석의 얼음을 산산조각 내었다. 결국 얼음이 다섯덩이로 줄자 완전히 빈털털이가 된 유재석은 누군가의 얼음을 훔쳐야만 했다. 양반 체면도 잊은 유재석은 빈틈을 노려 나비처럼 날아 정형돈의 얼음을 낚아챘다. 그렇게 무도 멤버들은 노골적으로 상대의 얼음을 노리기 시작했다. 소금창고에서 미션 수행에 여념이 없는 노홍철의 대형얼음을 박명수는 몰래 빼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소금이 뭍어있는 얼음을 그대로 냇가에 덤벙 숨겨놓는 바람에 노홍철의 얼음은 그새 상당히 녹아있었다.

 

 

꼼수를 부리던 박명수는 결국 뒤늦게 찾아온 노홍철과 얼음깨기 대결을 벌이다가 얼음만 너덜너덜 깨지는 손해만 보았다. 더 큰 얼음을 가지려고 욕심을 부릴수록 얼음들은 점점 더 빠르게 녹아갔다. 이날 소금창고에서 벌어진 미션 자체도 얼음을 빨리 녹이려는 수작이었다. 이어 국밥집에서도 불판 위에 얼음을 올려놓고 빨리 뜨거운 국밥을 먹어야만 얼음을 살릴 수 있었다.

 

그렇게 얼음을 김대감집까지 가져가는 일 자체가 끝없는 경쟁으로 쉽지 않았지만, 더 큰 난관은 작은 얼음을 두고 서로 경쟁을 벌이는 무도 멤버들에 있었다. 서로가 욕심을 부리다가 얼음덩이들이 하나씩 사라질수록 그들은 얼음에 더욱 집착하고 서로의 얼음을 빼앗으려 달려들었다. 서로가 더욱 치고받고 싸울수록 귀한 얼음들은 물 속에 빠지고 깨지고 반복하며 점점 줄었다.

 

 

결국 노홍철이 치열한 두뇌싸움 끝에 간신히 가장 많이 얼음을 살려내서 김대감집에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간신히 혼자만 팥빙수를 해먹을 수 있는 적은 양이었다. 이렇게 뜨거운 여름날 자신들이 먹지도 못할 얼음을 위해서 흥건히 땀을 흘린 무도 멤버들! '뭉치면 백성이요 흩어지면 도적이요!'를 외쳤던 정형돈의 말처럼 그나마라도 모두가 뭉쳤다면 더 큰 얼음으로 시원한 팥빙수라도 많이 먹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남의 얼음이 더 크게 보이는 욕심이 문제였다. 남의 떡이 커보이니 뭉치기보다 서로 싸우기 바빴다.

 

어차피 그 얼음덩이도 알고보면 그들의 것이 아닌 것을! 그럼에도 서로 치고박고 싸우다가 얼음만 축내고 마는 모습이 어딘가 현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한 폭염의 시대를 한탄하는 듯한 제작진의 자막도 어딘가 빵터졌다. '폭염에 신음하는 어지러운 세상. 얼음 앞에서 위아래가 없는 난세. 뭉치면 도적이요 흩어져도 도적이니!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폭염의 시대가 슬프도다' 어쩌면 '폭염의 시대'는 폭염과 얼음을 현실에 비유한 풍자일지도 모른다. 폭염처럼 짜증나는 세상, 그럴수록 더 뭉쳐야 하는데 백성은 없고 도적만 판친다는 어딘가 씁쓸한 현실말이다.

 

지금이야 냉장고에서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얼음이지만 조상들에게 여름날 얼음은 그야말로 금보다 더 귀한 것이었다. 그런 귀한 얼음을 부잣집 양반이 아니면 구경도 할 수 없던 시절! 어찌보면 그때보다 더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시대에도 각자의 욕심만 생각하는 이들 때문에 또다른 의미로 더욱 덥고 짜증나는게 아닐까 싶었다.

 

 

이렇게 오랜만에 추격전의 재미를 제대로 살린 무도의 '폭염의 시대'가 큰 웃음을 전해주었다. 장기프로젝트의 여독을 녹이려는 듯 최근들어 소소한 재미로 빅웃음을 전해주는 무도였다. 얼음 하나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도 무도니까 가능한게 아닐지. 각종 몸개그와 입담으로 재치를 과시한 멤버들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전해주었다. 특히 상황극들이 참 재밌었다. 주막에 들러 국밥을 먹으면서도 후배 개그우먼과 쿵짝이 잘맞는 콩트가 빵터졌다. 촬영 당시 무척 더웠을텐데 얼음을 사수하려고 진땀빼고 달리는 모습들이 역시 살신성인 무도다웠다.

 

'폭염의 시대'를 수행하는 동안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지만, 이후 이들에게 주어진 벌칙은 시민들에게 팥빙수를 쏘는 것이었다. 334명의 시민들에게 팥빙수를 만들어준 무도 멤버들! 역시나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나는 방법은 모두가 둘러앉아 시원한 것을 나눠먹는 것만한 게 없었다. 이처럼 무도는 게임에선 치열했지만 나누는 재미를 통해서 시청자와 함께하며 뜨거운 '폭염의 시대'를 시원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방법을 보여주었다. 얼음 하나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웃을 수 있었다는 게 정말 소소한 행복이 아닌가 싶었다. 다음주 무도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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