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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맹승지, 비난 잠재운 반전의 집념


딘델라 2014. 9. 15. 08:29

여군특집이 인기를 얻은 건 여자들의 군생활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남자들의 군생활과 확실히 다른 여자스타들의 고군분투는 신병체험을 보는 듯 생생했다. 군대와 관련한 지식이 없다보니 이들은 '군대무식자'란 꼬리표를 시작부터 달았다. 남자들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체력도 엿보였다. 현역군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최강의 에이스를 여군특집에선 찾기란 힘들었다. 노장이건 젊은 피건 누구하나 이 낯선 공간이 적성에 맞는 이는 없었다. 그냥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것! 그런 정신력이 여군특집을 살리는 이유였다.

 

 

에이스 하나 없는 오합지졸인 이들 여군특집이 그럼에도 성공한 건 누구나 인간의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적응력이 뛰어난 인간이란 없다. 인간에겐 성장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 역시 편차가 심하다. 누군가는 처음부터 빠르게 적응하며 성장하고, 누군가는 남보다 몇배의 실패를 경험하고 느리게 성장한다. 그러나 어떤 성장과정이건 모두 틀린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차이는 있으나 천천히라도 성장해가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것이다. 혹여 낙오하는 이가 있다 해도 그것이 틀린 게 아니다. 그 차이를 인정할 줄 알아야 군대도 진정한 군대로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초반 맹승지가 남보다 튀는 행동과 약한 정신력을 보여줬을 때 그것을 탓하는 비난의 소리가 이르다는 반대의 의견도 많았던 것이다. " 여자는 이렇게 한단 말입니다 " 참 위태로운 발언이었다. 그러나 경험해보지 못했던 환경에선 충분히 그런 실수는 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왜 안되는 것인지 하나씩 인지하고 깨달아 간다면 되는 것이다. 그것을 알려주는 곳이 바로 군대다. 맹승지가 실수를 반복할 때 그런 그녀를 대원들이 감싸주고 이해해주었다는 게 감동이었다. 만약 그 속에서 뒤쳐지는 그녀의 행동을 못마땅해 하며 갈등이 벌어졌다면 우리가 걱정하는 군대문화의 어두운 장면이 펼쳐졌을 것이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그런 모습과 닮았기에 아쉬웠지만, 적어도 동료들은 맹승지를 이해하고 농담도 주고받으며 응원했다. 편차는 있으나 누구나 군대가 낯선건 똑같기 때문이다. 

 

 

그런 맹승지가 이번주 '진짜 사나이'에선 스스로 자처해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이번에 여자스타들은 남자도 버티기 힘들다는 유격에 도전했다. 초반부터 유격체조로 힘을 쏙 뺀 이들은 이동조차 버거워했다. 그렇게 유격기초훈련에 돌입한 후보생들은 4.2m 높이의 담장 앞에서 뼈져린 한계를 맛보았다. 아무런 장치도 없이 오로지 전우들의 맨몸에 의지해서 담장을 넘어야 했다. 조교들의 신기 같은 시범과 달리 현실은 최악이었다. 날쎄고 체력 좋은 혜리가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담장 넘기는 역부족이었다. 밑에서 전우들이 까치발까지 들어 밀어올렸지만 높은 담장은 인간의 한계만 느끼게 할 뿐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허탈해할 때 맹승지가 " 저 한번 해보겠습니다. " 라며 지친 동료들을 뚫고 소리쳤다. 그리고 전우들을 의지하며 담장에 메달리는 데 성공했다. 그 순간이 가장 고비였다. 메달리고 나서 어떻게든 다리를 걸쳐야 했다. 평소 춤으로 달련된 유연한 걸그룹 멤버도 그것만은 실패했다. 그런데 맹승지가 바둥 바둥 거리며 각고의 노력 끝에 한쪽 다리를 걸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때부터는 맹승지 혼자만의 싸움이었다. 전우들의 손이 안닿을 정도의 높이에 혼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맹승지는 홀로 고군분투했다.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는 무서운 상황에서 어떻게든 혼자 힘으로 담정을 넘어야 했다.

 

 

결국 맹승지의 몸이 담장을 넘어갔다. 모두가 안될거라 생각했던 걸 맹승지가 해낸 것이다. 힘든 도전을 성공한 기쁨에 동료들은 함께 기뻐하고 울었다.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구멍병사의 최고봉으로 등극하나 싶었던 맹승지가 기어이 어려운 고비를 넘어서 해낼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다. 그리고 이런 맹승지의 모범은 모두에게도 큰 용기와 응원이 되었다. 이날 여군후보생들은 담장 넘기엔 결국 실패했다. 그러나 맹승지의 투혼을 발판삼아 3.4m 담장 넘기에선 빛나는 전우애를 선보일 수 있었다. 할 수 있다는 걸 모두가 증명하기까지 기꺼이 전우에게 등과 어깨와 머리를 내주며 살신성인의 전우애를 배웠다.

 

이처럼 힘든 도전을 멋진 집념을 선보이며 성공시킨 기특한 맹승지의 모습에 그간의 비난 여론도 잠재울 수 있었다. 사실 그동안 지나치게 맹승지에게 불리한 편집도 여럿있었다. 고문관 캐릭터로 초반부터 요주의 인물에 등극한 데는 제작진의 얄궂은 편집도 한몫했었다. 어쨋든 자신의 한계를 똑똑히 보여주며 쓴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또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멋진 반전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데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맹승지가 보여준 반전의 집념처럼 여군특집이 흥한 이유는 다양한 반전캐릭터들이 시청자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여군특집에 나오기 전까지 그들에게 편견을 가진이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편견들을 하나씩 벗겨지게 한 그들의 멋진 반전이 재미와 감동을 전했다. 이날 라미란의 카스리마 당직사관 변신도 마찬가지다. 40대의 늦은 도전이었지만 군대체질이 아닐까 싶을 만큼 뛰어난 적응력을 선보였던 라미란! 그녀가 당직사관에 도전해서 일반 후보생들까지 덜덜 떨게 만들었다. 주부의 꼼꼼한 저녁점호는 칼처럼 정확했고, 포스는 얼음마녀를 뛰어넘을 정도였다. 진사는 연기파 배우 라미란의 멋진 반전을 선사했다.

 

이처럼 여군특집은 매순간 반전의 연속이었다. 남자와 여자는 무엇이 다를까란 낯선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그런 호기심은 어느새 모두 똑같은 군인이란 공감대를 형성했다. 군대에선 모두가 군인일 뿐이었다. 애띤 소녀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들도 뜨거운 전우애를 담은 군인이었다. 딸을 군대에 보낸 아버지의 눈물편지에 모두가 감동하고, 여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남친의 절절한 사랑의 편지에 모두가 설레였다. 군대에서 느낀 그들의 감성은 남자 여자를 떠나 똑같을 수 밖에 없었다. 체력적인 열세는 있으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 속에서 결국 하나의 군대라는 동질감을 선사한 게 여군특집의 쾌거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여군특집의 마지막을 알린 예고가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기회가 된다면 멋진 여군들의 모습을 또 만나고 싶다. 다음주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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