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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 서태지, 신비주의 시대의 끝을 보여준 출연


딘델라 2014. 10. 10. 09:14

서태지가 '해피투게더'에 출연해서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서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것은 서태지의 무장해제였다. 그간 꽁꽁 감춰둔 그의 사생활 때문에 무성한 말들이 쏟아졌었다. 더욱이 남몰래 결혼하고 이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서태지에 대한 소문은 더욱 커졌다. 누군가는 서태지가 '해피투게더'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이미지세탁을 위한 행보라고 했다.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서태지도 한번은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들어는 봐야 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한번은 대중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가 되었고, 2세가 태어나며 서태지에게 큰 변화가 찾아왔을 때가 가장 적합한 시기 같았다.

 

 

아이가 태어나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던 세상이 아이와 가족으로 쏠린다. 부모가 된다는 건 개인에게 엄청난 변화다. 확실히 서태지도 달라져 있었다. 아빠가 되고 서태지는 한결 편해진 듯했다. 동갑인 유재석과 육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꼈다. 유재석은 서태지와 육아를 논하는 게 아직은 낯설다고 했다. 그것은 대중들이 서태지를 보는 심리와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서태지는 오히려 육아 이야기가 편하다며 아빠가 된 후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육아에 대한 상식도 대단하다 자화자찬하고, 딸에 대해 팔불출 아빠 같은 면모도 드러냈다. '삐뽁이'란 태명을 가지게 된 뒷이야기를 들려주던 서태지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서태지는 자신의 변화된 마음가짐을 " 아내와 딸을 위해서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 고 들려주었다. 어쩌면 서태지가 자신의 신비주의를 벗고자 달라진 행보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그것이 아닐까 싶다. 2세가 태어나고 서태지는 이제 팬들을 위한 서태지가 아닌 가장이란 무거운 이름을 얻었다. 지켜야할 존재가 늘어나며 서태지도 가장으로서 무엇이 최선인지 깊이 생각했을 것이다. 계속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일이 가족을 진정으로 보호하는 것일까 말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소통이 중요시된 시대에는 오히려 신비주의는 독이었다. 대중은 친근한 스타에 더욱 열광했고, 스타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동질감을 느끼며 그들을 대변했다. 그런 까닭에 신비주의에 쌓였던 서태지는 대중에게 항변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공감대가 떨어진 너무나 다른 세계 사람이란 인식이 강했기에 대중은 어떤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서태지에게 가정이 생겼다. 2세도 생겼다. 음악인 서태지는 여진히 어렵지만, 아빠가 된 서태지는 대중에게 하고 싶은 말이 늘어났다. 공감대도 늘어난 것이다.

 

어쩌면 아이가 생기며 남다른 용기가 샘솟았을지 모른다. 그들을 위해서라면 다 할 수 있을거란 말이 가장으로서 힘을 받은 느낌이었다. 서태지는 그렇게 대중과의 접점을 가족 이야기로 서서히 풀어내며 소통을 하고자 했다. 딸의 얼굴도 공개하고 아내 이은성과 찍은 다정한 사진과 연애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고립된 느낌이 강했던 서태지였기에 그런 노력 자체가 서태지에겐 큰 변화였다. 이런 자연스런 분위기를 유재석의 재치로 화기애애하게 풀어갔다. 유재석이 좋아서 해투에 출연했다는 서태지의 말이 이해될 만큼 유재석은 1:1 토크를 능수능란하게 이끌었다. 그래서 아빠가 된 서태지의 변화도 편하게 다가왔다.

 

 

서태지는 대중이 가장 궁금해하는 이지아와의 과거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초반에 서태지는 대중의 반응을 살피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악플도 많지만 그것을 다 관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읽어본다고 말했다. 서태지도 인터넷의 반응에 신경쓴다는 것이다. 그는 '감금의 아이콘'이 가장 상처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를 둘러싼 무성한 소문 중에 하나가 바로 고립된 이미지 때문에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극대화시킨 게 바로 이지아와의 비밀결혼이었다. 이지아의 이름은 말하지 않았지만 '그녀'에게 서태지는 남자로서 미안함을 드러냈다.

 

" 은퇴도 어렸을 때 했던 것처럼 그때도 되게 어렸을 때고! 그 당시에는 좋아하기도 하고 되게 잘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남녀사이가 생각처럼 안될 때도 있고! 어쨌든 그분도 힘들었을 거고 저도 잘못한 부분도 많고! 제가 남자니까 다 잘못했다고 생각된다....아무튼 저도 아기도 낳았고. 그 친구도 정말 자기 일 잘되서 정말 행복하게 다 내려놓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서태지는 이지아에게 미안함을 전하고 대중들에겐 사생활로 피로감을 주어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할 말은 아꼈지만 오히려 중요한 핵심은 비껴가지 않고 미안함으로 전해서 나쁘지 않은 해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이 충분치 않은 대중들은 여전히 엇갈린 반응을 내놓겠지만, 서태지로서는 과거를 피하지 않았다는 자체로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날 서태지가 들려주고 싶었던 건 어릴적 선택에 대한 후회라고 생각한다. 그는 은퇴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당시 엄청난 인기를 뒤로하고 은퇴를 발표한 것을 어린 선택이라고 규정했다. " 은퇴 당시 어려서 앞뒤 생각을 못해 그냥 단순하게만 생각했다. 어려서 잘못 생각한 것 같다. 다시 돌아간다면 은퇴란 말을 안썼을 것! 은퇴란 말은 그 나이에 비해서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 "

 

청소년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한 시대를 들었다 놨다 했던 서태지가 가장 인기있던 시절을 마냥 어린 선택이라 규정한 것은 남다르다. 남들보기에 거창했던 모습들이 나이가 들어보니 철없던 시절이라는 것이다. 서태지도 나이가 들었구나 싶었다. 그것은 서태지도 생각이 어려서 실수하던 때가 있는 평범한 인간임을 보여준다. 누구나 완벽할 수 없기에 서태지도 한 인간으로서 후회되는 순간이 존재하고 그것이 바로 논란이 되었던 일일 것이다. 그렇게 서태지는 자신도 똑같다는 걸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느낌이었다. 모두가 어렵게 생각하지만 자신도 스타병 이상의 '황제'병에 결려 거만했던 시절이 있던 똑같은 인간일 뿐이라고. '서태지는 다르다'는 대중들의 오명을 거침없는 발언으로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어쨌든 서태지는 꽁꽁 숨겨두었던 자신의 모든 걸 최대한 소탈하게 전하고자 했다. 방송 후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겠지만, 그가 드디어 신비주의를 벗겠다며 대중 앞에 선 것이 마냥 나빠보이진 않았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무성한 소문으로만 들려왔던 이야기를 하나씩 편하게 풀어내는 모습은 이제 서태지도 신비주의가 아닌 인간 서태지로 한발짝 다가선 느낌이다. 물론 수많은 세월이 만든 이미지를 한번에 벗어던지는 일이 어디 쉽겠는가? 이것이 단순한 앨범 홍보로 비쳐지지 않기 위해선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이다.

 

하여튼 서태지의 해투 출연은 신비주의 시대의 끝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신비주의륻 대표하는 서태지마저 신비주의가 끝났음을 온몸으로 보여주며 변화된 모습으로 소통을 갈망했다. 세상이 달라져 이젠 신비주의는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 서태지도 그런 세상에 노크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무거운 첫걸음을 떼었다. 변화에 대한 평가는 이제 온전히 서태지가 감수해야 할 일이다. 악플도 읽는다는 서태지가 대중의 반응을 이젠 즐기며 더욱 다가서야 할 것이다. 그것이 가족과 팬을 위한 현명한 선택 같다. 서태지도 이젠 자신의 오랜 껍질을 완전히 내려놓고 아내 이은성과 아기와 유모차를 밀며 자연스럽게 거리를 활보하며 지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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