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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윤은혜 런닝맨 소환 운동' 김종국 사과, 과도한 추억 열풍의 부작용


딘델라 2015. 2. 12. 07:01

얼마전 김종국이 '힐링캠프'에 출연했었다. 힐링캠프는 토토가 열풍의 뒤를 이어 터보시절 김종국의 의리와 자기관리 그리고 애정관에 대한 토크를 재밌게 보여줬었다. 이때 MC들이 소환한 게 바로 원조 예능커플이었던 윤은혜와 김종국의 러브라인이었다. X맨시절 수많은 망붕을 만들었던 두 사람! 김종국의 설레는 입담까지 더해져 또 다시 화제를 뿌렸다. 그런데 이후 SBS가 좀 욕심을 부린 듯했다. 지난 5일부터 SBS는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서 윤은혜 런닝맨 소환운동이란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연히 이벤트 반응은 뜨거울 수 밖에 없었다. 트위터 리트윗은 3만개를 돌파했고, 페이스북 좋아요도  무려 948,527명을 넘겼다고 한다. 가상 러브라인의 원조격인 두 사람의 케미는 지금도 보고싶을 만큼 설레는 조합이니 당연할 수 밖에 없다. 힐캠 이후 윤은혜와 김종국의 재회를 보고싶다는 네티즌들의 소망이 이벤트 반응처럼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종국이 출연하는 런닝맨에 윤은혜가 나온다면 그것은 방송국 입장에서도 놓치고 싶지 않은 흥행요소였을 것이다.

 

 

하지만 보고싶다는 희망과 그것을 실현시키는 방법 사이에는 분명한 갭이 있을 것이다. 보고싶은 건 사실이지만 가장 전제되야 할 조건은 바로 당사자들의 의사였다. 안타깝게도 SBS는 이를 놓치고 무작정 이벤트를 진행하며 김종국과 윤은혜에게 부담을 지운 꼴이 되고 말았다. 힐캠에서 윤은혜를 언급했다고 또 그것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고 무턱대로 SNS에 오지랖을 부린 게 화근이었다. 단순히 추억을 즐기자는 이벤트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런닝맨에 소환하자는 불씨를 붙였기 때문에 그 파장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런닝맨 PD도 언론을 통해 한창 벌어지고 있는 윤은혜 소환운동에 대해서 인터뷰하며 거들고 말았다. " 윤은혜의 ‘런닝맨’ 출연은 우리도 바라는 일. 이전부터 윤은혜의 출연을 수차례 추진한 바 있다. 그때마다 번번히 고사하더라. 아마 특별한 계기가 없는 상태에서 출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출연해줬으면 한다. " 희망사항을 전했지만 이를 전달하는 언론들은 런닝맨이 두 사람의 재회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과장하기도 했다. X맨을 추억하는 팬들의 바람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억지로라도 나와야 될 것처럼 판이 커지다 보니 강압적인 분위기에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윤은혜에 대한 이러쿵 저러쿵 말도 있었다. 당연히 이를 바라보는 김종국의 마음이 편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힐캠 언급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뜻하지 않게 부감을 지운 것이 불편했을 것이다. 결국 김종국은 소속사를 통해서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 본의 아니게 윤은혜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전달했다. " 김종국이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향수를 떠올린다는 게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준 것 같아 미안해했다. 그때의 추억을 함께 해 주시는 분들께도 감사함과 죄송함이 함께 든다.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 "

 

김종국의 사과는 지켜보는 이마저 안타깝게 했다. 애초부터 추억을 소환한 건 방송국들인데 그것에 대한 뒷감당은 씁쓸하게도 당사자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은혜는 김종국의 사과를 훈훈한 답변으로 마무리지어 추억의 소중함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윤은혜는 소속사를 통해 " 김종국이 미안해 할 일이 아니다. 윤은혜가 (김)종국 오빠가 왜 미안해하냐고 말했다. 윤은혜는 'X'맨이 굉장히 예전 방송인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 굳이 김종국이 사과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며 재밌는 해프닝으로 일단락시켰다.

 

 

 

상대를 배려하는 김종국의 사과와 역시 김종국을 배려하는 윤은혜의 훈훈한 화답! 추억은 추억으로 소중이 남겨야 더 아름답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가상의 러브라인이 불러온 파장이 이토록 컸다는 것은 원조 예능커플의 힘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추억은 역시나 추억으로 남겨야 했었다. 말그래도 가상의 러브라인이니까. 시청자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며 X맨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했었던 두 사람이지만, 방송을 떠나서 보내는 과도한 관심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런닝맨을 통해 다시 멋진 조합을 뽐냈다면 팬들이나 방송국 입장에선 시청률과 화제성은 따놓은 것이지만 문제는 정작 당사자들의 의견이 억지로 밀어붙인 장면에서 소외되었다는 것이었다. 등떠밀기식의 강제 소환 운동은 결국 괜한 미안함만 커지게 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은 과도한 추억 열풍의 부작용이었다. 요즘 트렌드가 바로 과거 소환이다. 토토가 열풍 이전부터 복고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이 있었고, 토토가는 그런 추억을 제대로 봇물 터트린 사건이 아니였나 싶다. 이렇게 추억이 트렌드가 되면서 방송국들은 추억 속 인물들은 섭외하고 싶어 안달이 났었다. 대세 흐름을 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추억을 접근하는 방법에도 배려가 필요했다. 과거를 회상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다시 현실로 불러내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의 의사를 묻는 과정이 필요한 법이다. 각자의 사정이 다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왜 배려가 필요했는지는 일부 네티즌들이 윤은혜를 향해 눈살 찌푸린 비꼬기를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애초부터 설레발을 치지 않았다면 가만히 있던 윤은혜가 애먼 소리를 들어야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런닝맨 소환 운동의 불똥이 조금이라도 윤은혜에게 튀는 건 불편한 일이다. 분위기를 만든 건 방송국과 네티즌인데 이제와서 반응해주지 않는다고 윤은혜에게 화살을 돌리려는 황당한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추억을 이용할 줄만 알았지 진정 즐기지는 못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불편한 일부 네티즌의 시선도 과도하게 들뜬 추억 열풍의 부작용 같았다. 하여튼 이번 일은 일종의 해프닝이다. 그저 김종국과 윤은혜의 추억을 대하는 훈훈함만 간직하며 너무 앞서가지도 말고 추억을 추억으로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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