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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어촌편 손호준/산체/벌이, 동물예능의 정석 보여준 케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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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어촌편 손호준/산체/벌이, 동물예능의 정석 보여준 케미


딘델라 2015. 2. 14. 13:18

'삼시세끼 어촌편'의 시청률 상승폭이 무서울 정도다. 13일 방송된 어촌편의 시청률이 무려 12.8%(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를 넘으며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응사가 가지고 있던 tvn 역대 최고 시청률까지 경신했다. 케이블에서 이정도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건 지상파로 환산하면 더 높은 시청률로 추정된다. 그만큼 다양한 세대가 '삼시세끼'를 봤을거라 짐작된다. 2%만 넘어도 대박 소리를 듣는 케이블에서 10%를 돌파한다는 건 지상파 못지 않은 파급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삼시세끼-어촌편이 대박이 난 건 다양한 요소가 잘 융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차승원과 유해진의 부부케미가 큰 몫을 했다. 동년배의 두 사람은 영화계에서도 오랜 시간 동료로 어울렸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두 사람이 발산하는 케미는 농촌편 이서진-옥택연과 비할 수 없이 너무나 깊다. 그래서 부부처럼 찰떡 호흡을 맞춘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마치 우리네 부모들이 매일을 살아왔던 장면과 묘하게 겹친다. 부모가 투탁거려도 은근히 속정으로 서로를 보듬는 그 모습을 차줌마와 참바다씨가 우정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그러니 어찌 친근하고 구수하지 않을까? 가만히 지켜만 봐도 두 배우에게 쉽게 몰입을 하게 된다.

 

이는 제작진의 캐릭터 만들기의 극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방송에서도 못하는 게 없는 차승원은 셰프 뺨치는 요리실력으로 시청자를 놀래켰다. 어묵을 만들라니 부족한 재료에도 요리신공을 발휘해서 뚝딱 맛깔라는 음식을 만들어냈다. 늦은 시간 어찌나 침샘이 자극되는지. 그런데 어묵 재료를 구하려 고군분투한 유해진의 짠한 모습이 어느 때보다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유해진은 떡밥을 던지며 입질을 기다렸으나 물고기들은 야속하게도 미끼만 먹고 달아날 뿐이었다. 5시간 낚시가 헛수고로 돌아가며 실의에 빠진 유해진은 결국 아껴둔 피쉬뱅크(적금)를 깨야 했다. 그 모습이 마치 우리네 가장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참바다씨 먹으라고 죽을 끓여온 차승원은 남편 챙기는 우리네 엄마 같고! 차승원에게 미안해서라도 반드시 고기를 잡고 말겠다는 유해진은 마치 우리네 아빠 같았다.

 

살기 버거운 매정한 현실처럼 속절 없던 빈 낚시대에 실의한 유해진은 가장의 무거운 어깨를 짊어지고 적금을 깨서라도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아버지였다. 이처럼 만재도란 한정 된 공간에서 하루 하루 삼시세끼를 챙겨먹는 그 모습은 어찌보면 치열한 우리의 삶이다. 그런 비유들을 차승원과 유해진을 통해 절묘히 이끌어내는 나pd 사단은 시청자에게 인생의 의미까지 음유하게 했다.

 

 

그리고 삼시세끼에는 비장의 무기가 또 있었다. 바로 게스트에서 고정이 된 손호준과 귀요미 동물 군단이다. 손호준은 예능감이 뛰어난 캐릭터가 아니다. 그저 묵묵히 시키는 일을 잘 하는 튀지도 모나지도 않은 그야말로 순둥이 스타일이다. 그런 손호준이 삼시세끼와 내뿜는 궁합은 탁월했다. 잘생겼지만 짠해 보이는 마스크 그래서 뭔가 더 챙겨주고 싶은 스타일! 게다가 어른을 어려워 할 줄 아는 그래서 공손함이 보이는 손호준은 선배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았다.

 

삼시세끼 같은 예능에선 튀려고 하는 건 독이다. 가장 중요한 건 조화다. 손호준은 그런 면에서 선배들과 조용히 어울리는 걸 참 잘했다. 음식 하나 먹여줘도 베시시 웃고 농담을 던져도 순둥이처럼 웃고! 농촌편에서도 은근한 그의 매력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는데 어촌편에서도 탁월한 신의 한수 캐스팅이었다. 이런 손호준에게 땔 수 없는 친구가 있었으니 바로 산체다. 깨물어 주고 싶은 외모에 애교까지 넘치던 강아지 산체의 매력은 시청률에도 톡톡히 기여했다. 이런 산체와 손호준의 케미는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산체만 보면 쪽쪽 뽀뽀를 퍼부으며 산채 앓이에 빠졌던 손호준은 절친 유연석보다 애교 많은 산체가 더 좋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산체에게 벌이라는 라이벌이 등장했다. 벌이는 아기 고양이다. 하얗고 귀여운 것이 산체에 버금가는 매력을 지녔다. 산체가 혼자 있을 때 외로울 것 같아서 아가 고양이를 제작진이 투입한 것 같았다. 근데 이것 또한 엄청난 반응을 이끌었다. 벌이가 나타나자 시청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어떻게 저리 귀여운 동물만 섭외하는지 제작진들은 심미안을 지닌 게 분명하다.

 

이름의 유례마저 신선했다. 왜 고양이 이름은 다 나비야? 그래서 '벌'로 지었어! 유해진의 기상천외한 작명실력 덕에 벌이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 벌이는 산체와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손호준을 두고 애정전선을 형성한 것이다. 셋이 함께하는 모습만 봐도 미소가 번진다. 이런 절묘한 케미를 만든 건 제작진의 자막신공이 톡톡히 했다. 동물들의 행동에 재밌는 자막을 넣어 캐릭터를 부여한 것이다. 동물마다 성격이 다른 걸 관찰력으로 적절히 캐릭터화 시키니 더 귀여울 수 밖에. 게다가 이런 동물 사이에 순둥이 형 손호준까지 끼여있으니 시청자들은 즐거울 수 밖에 없다. 누가 더 좋냐는 말에 벌이는 연석이처럼 애교가 없어서 아직은 산체가 좋다며 베시시 웃는 손호준! 밀당을 아는 형의 존재가 산체와 벌이의 삼각간계를 더 기대하게 했다.

 

 

 

이렇게 뜻하지 않은 동물예능의 가능성까지 입증한 '삼시세끼'!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어떻게 예능적인 재미로 승화해야 하는지 정석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들 사이에 스토리와 확실한 캐릭터를 부여하고 있는 제작진! 동물은 말을 할 수 없으니 자막을 적절히 활용하는 건 기본이다.

 

요즘 절대 망하지 않는 3B(미녀, 아기, 동물)라는 아이템을 지상파에서도 계속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새롭게 출발한 '애니멀즈'가 별다른 반응을 이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시세끼' 동물들의 히트가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어찌보면 적당하게 동물친구들을 활용한 게 더 주요한 것 같다. 제작진은 산체와 벌이를 보며 힐링받는다고 표현했는데, 힘든 일을 마치고 아기들 재롱을 보고 힘을 얻는 부모의 마음이 그럴 것이다. 차승원도 유해진도 손호준도 모두가 힐링받을 때는 동물들을 찾으며 기운을 받았듯이 말이다. 척박한 환경이니 출연자들에게 동물들의 재롱이 더 큰 위로로 다가올 것 같고,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들도 덩달아 힐링을 받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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